d라이브러리









청소년기 아침식사 거르면 성적 떨어진다

두뇌발달이 이미 끝난 청소년기에는 두뇌발달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닐지라도 뇌조족의 계속적인 원활한 활동을 위해 필수 영양소가 꾸준공급돼야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매우 바쁜 생활에 쫓기며 살고 있다. 이제는 하루에 한 끼(특히 아침 식사)쯤 거르는 것에 대해 별다른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됐다. 더욱이 비만에 대한 두려움으로 청소년들의 아침 거르기는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거르면 하루에 필요한 영양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인지적 기능과 학교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아침에도 학교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한번은 시험을 앞둔 학생들을 급식에 참여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누고 시험성적을 비교한 적이 있었다. 그결과 아침식사를 한 학생들의 성적이 아침을 먹지 않은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실 아침식사의 영어 표현인 'breakfast'는 굶은(fast)을 깨뜨리라(break)는 뜻이다.

뇌조직은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뇌 활동을 위한 체내의 포도당 저장량은 그리 많지 않아 식사 후 약 10-15시간이 지나면 모두 고갈된다. 저녁식사 후 이튿날 아침식사까지 약 12시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두뇌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서는 아침식사를 통해 포도당을 비롯한 여러 영양소를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급식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결석률과 신체적 발달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학습성적도 급식학교 학생이 비(非)급식학교 학생보다 우수하게 나타났다(그림1). 이는 두뇌발달을 위해 어떤 특정한 영양소나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전반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제때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림1) 급식·비급식학교 학생의 성적 비교(자료:경기도 교육위원회, 1986)

 

학교생활에 쫓겨도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이 원활한 두뇌 활동에 좋다.


1990년대판 '조미료광고' DHA 신드롬

1960년대에 머리를 좋게 하기 위해 '조미료' 를 먹자는 말이 있었다. 단백질의 기본단위인 '핵산' 성분으로 조미료를 만들었으니 머리에도 좋지 않겠냐는 발상 때문이었다. 그래서 신문 광고에는 수험생에게 조미료를 한숟가락씩 먹이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과학적 지식을 잘못 이해한 이런 현상은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재에도 우리 주변에서 '과학' 의 이름으로 치장된 잘못된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모든 음식광고에 유행처럼 번져가는 'DHA신드롬' 이다.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의 분유나 이유식 제품에는 DHA를 비롯한 필수 영양성분 몇 mg이 들어있다고 표시돼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체에 실제로 흡수되는 양이다. 제품에 표시된 함유량이 인체에 흡수되는 양과 동일하지는 않다. 문은숙씨(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조사부장)는 "외국의 경우 DHA가 체내에 얼마나 흡수되는지가 상품에 표시된다"고 말하면서 제품 함유량이 적절한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제품에 실제로 포함된 DHA양이 표시된 양과 다르기도 있다. 몇년 전 한국식품연구소에서 실시된 '분유와 이유식 제품의 DHA함량조사' 에 따르면 여러회사의 제품에서 표기된 양과 실제 존재하는 양에 차이가 나타났다.

한편 4세가 지난 아이들은 DHA를 섭취한다고 해서 두뇌발달에 별다른 도움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DHA가 첨가된 음식물을 머리가 좋아질것을 기대해서 먹는 것은 '두뇌 영양학적' 으로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아침 식사 대용으로 시판되는 각종 죽에 DHA가 들어 있어 수험생에게 도움을 준다는 광고가 자주 등장한다. 수험생용 DHA우유는 이미 우리에게 낯익은 상품이다. DHA가 많이 든 특수 사료를 먹인 'DHA돼지고기' 가 나와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는 새로운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심지어 매일 군것질하는 과자에도 DHA가 들어있다고 선전하며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이왕이면'조금 비싸도 머리에 좋다는 음식을 택하게 된다. 1990년대판 '조미료 광고' 가 새롭게 등장한 셈이다.

199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정은정 교수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식품학·식품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