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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외계행성 발견

지구밖 생명체 존재 가능성 높아져

제네바천문대의 M. 메이요와 D. 퀄로즈는 우리 태양과 비슷한 1백42개의 별을 관측해 왔다. 여기에는 오뜨-프로방스천문대의 1.9m 망원경과 천체운동을 12m/초까지 측정할 수 있는 분광기가 사용됐다. 그러던 중 이들은 페가수스자리 51번별 주위를 돌고있는 행성을 찾아냈다.

이 행성의 공전주기는 4.229일. 51번별과의 거리는 8백만km로 태양과 수성 사이보다도 가깝다. 이 때문에 행성의 표면온도는 1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구의 1년이 이 행성에서는 91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행성계 형성 이론으로 이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림1) 처녀자리 70과 큰곰자리 47


생명체 있다면 부유생물

미국천문학회가 열린 텍사스주 싼 안토니오시(市). J. 마시가 단상 앞으로 걸어나오자 장내가 어수선해졌다. 마시는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새로운 행성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큰곰자리 47(47 UMa)과 처녀자리 70(70 Vir)에서 발견된 행성들은 태양과 비슷한 별 주위를 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행성을 처음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행성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만큼 따뜻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또 큰곰자리 47의 행성은 목성 크기의 2배이고, 처녀자리 70의 행성은 목성의 6배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두 별까지의 거리는 35광년으로 가장 빠른 우주선으로 갈 경우 수백만년이 걸린다. 그리고 전파를 보내더라도 70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그곳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고 해도 교신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외계행성을 찾는 작업은 1천억W의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1백W 전구를 구별하는 것만큼 어렵다. 행성은 그만큼 어둡다. 그래서 외계행성의 발견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외계행성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었을까.

별 주위에 행성이 있다면 별은 공통질량 중심을 축으로 별의 위치가 변한다. 또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이 별을 가릴 경우 광도가 떨어진다. 이러한 가정들로부터 별을 관측하면 행성이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마시와 그의 동료 P. 버틀러는 별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별 주위에 무거운 행성이 있으면 스펙트럼에 도플러이동이 나타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그들은 릭천문대의 3m 쉐인망원경을 이용해 별이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행성들의 질량과 공전주기를 알아냈다.

큰곰자리 47과 처녀자리 70에 있는 행성은 그 환경이 목성과 비슷하다고 한다. 대부분 기체로 이뤄져 있고 중심에는 암석질의 작은 핵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만일 그곳에 물이 존재한다면 뜨거운 홍차의 온도쯤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그동안 외계행성의 존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 좋은 예로 태양계 밖 행성을 탐색하는데 대형 광학망원경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파망원경들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그 어느쪽도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최근 잇따라 외계행성이 발견되자 이 분야의 연구에 새로운 활기가 돌았다. 특히 마시와 버틀러가 찾아낸 두 행성은 물이 액체상태로 존재할 만큼 따뜻해서 생명체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계생명체에 대해선 어떤 답을 내릴 수 없다. 만일 생명체가 있다면 진화하는 동안 한번도 땅을 딛고 서본 적이 없는 부유생물일 것으로 추측된다.

외계행성의 발견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만큼 작은 행성이 있을 수 있고, 행성의 달에 바다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두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것같다. 어쨌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일이다. 마시가 이끄는 팀이 새로운 60개의 별들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행성을 갖는 또 다른 별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그림2) 태양계와 새로운 행성계의 크기 비교


NASA의 '오리진스 프로젝트'

싼 안토니오에서 마시가 발표를 마친 몇시간 후, NASA의 D. 골딘국장은 NASA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것은 '오리진스 프로젝트'(Origins Project)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지구와 비슷한 세계를 찾는데 그치지 않고, 행성의 모습을 직접 사진에 담을 생각이다. NASA는 25년 내에 미지 행성의 산과 바다, 그리고 대륙들을 촬영할 것이다."

충격적인 이 발표는 NASA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송두리채 바꿔 놓을지 모른다. 외계행성의 표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축구장만한 거울을 제작해야 한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천문학자들은 그렇게 큰 망원경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몇개의 작은 망원경을 지구궤도 상에 올려놓은 다음 각각의 망원경에서 받은 빛을 합성하는 방법을 쓴다. 이것은 간섭계(interferometer)라고 부른다. 작은 망원경들이 감지한 빛을 같은 위상으로 맞춰 겹치면 간섭무늬가 나타난다. 이 간섭무늬를 측정하면 거대한 망원경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NASA는 이를 위해 21세기 초에 간단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것은 지름 30-60cm인 망원경으로 구성되며,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해왕성 크기의 행성을 찍을 수 있다. 또 NASA는 2010년경 '행성탐색기'(planet finder)를 띄울 계획이다. 이것은 5개의 1-2m급 망원경으로 이뤄지며, 행성간 먼지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목성궤도 바깥에 머무르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가까운 별에 딸린 지구 크기의 행성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고, 오존 산소 탄소 등이 있는지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림3) 우리은하계내의 행성을 가진 별들.
 

199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문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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