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손맛'이라는 관점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요리에 과학적 수법을 적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과학은 음악 회화 조각 무대예술 등의 발전에 공헌하기는 했어도 이를 방해한 적은 없다.
'분자물리 미식학'이라는 새 학문분야가 생겨 이에 관한 제1회 국제 워크샵이 이탈리아의 시실리섬에서 열렸다. 이 워크샵에서 발표된 최신 과학 요리법들을 살펴보자.
화학이나 물리학의 성과를 사용하면 지금까지의 요리의 세계를 넓힐 수가 있다. 가령 마요네즈를 만드는 경우, 1개의 노른자위로 1백50-2백mL의 기름밖에 분산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3.5L의 기름을 분산할 수 있다.
이 지식이 있으면 단 한개의 달걀로 숟가락 하나의 마요네즈와 삶은 달걀을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고기를 재래식 가열방법에 의해 요리하는 것이 전자 레인지로 요리하는 것보다 더 맛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갈색으로 구워진 오리에 오렌지즙을 주입해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고기의 내부부터 오렌지 성분으로 가열되기 때문에 재래식 조리법에 의한 것보다 더 맛있는 '오리 오렌지 구이'가 만들어진다.
부엌에 액체질소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스크림은 공기 거품이 많고 얼음결정이 적은 쪽이 입안에서 녹는 감촉이 좋고 맛있다. 이 때문에 재래식에서는 천천히 냉각시키면서 저어주는 방법을 쓰는데, 분자물리 미식학적 방법으로는 액체질소를 주입한다. 이렇게 하면 얼음 결정은 미세해지고 비등에 의해 미세한 기포가 많이 생겨 더욱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