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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번개와 천둥은 빛과 소리의 속도 차이

음파ㆍ전자기파의 상대속도

도플러효과를 이용하면 멀리 있는 외부 은하가 우리은하로부터 멀어지는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천체가 하나의 점으로 뭉쳐 있었던 시기도 계산이 가능하다.

축구장이나 야구장에서 단체응원을 할 때 '파도치기'라는 것이 있다. 끝에서 시작하여 차례대로 일어났다 앉으면 되는데 정확한 파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일어나는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옆 사람과 어깨를 거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어나기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옆에 있는 사람을 끌고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저절로 맞춰진다. 이 경우 하나의 파도만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연속적으로 파도를 만들어 전파시키면 멀리서 보았을 때 바다에 파도가 치는 것과 똑같은 모양을 연출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파동이 생기고 퍼지는 과정도 이와 같다. 매질 자체는 제자리에서 단진동하고 진동하는 영향(에너지)만이 전달되는 것이 파동이다.

모든 파동은 한번 진동할 때마다 한 파장 진행한다. 따라서 파동의 속도는 마루에서 마루까지의 거리(파장)을 한번 진동하는데 걸린 시간(주기)으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어 10번 진동하는데 걸린 시간이 5초이고 진행한 거리고 30m인 파동의 파장은 3m이고 주기는 0.5초 파동의 속도는 6m/초다.

공간에 그득한 전자기파

파동의 종류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횡파와 종파가 그것이다. 횡파는 매질의 진동방향과 파동의 진행방향이 수직인 파동이고, 종파는 매질의 진동방향과 파동의 진행방향이 수평인 파동이다.

횡파의 대표적 예로는 물결파가 될 것이고 보통 우리가 파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횡파다. 또 다른 횡파로서는 지진파의 S파, 전자기파 등을 들 수 있다. 음파는 종파의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또 다른 종파로서는 지진파의 P파가 있다.

우리는 매일 매일 파동이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다. 귀에 들리는 각종의 소리와 소음이 음파이고, 눈에 보이는 갖가지 색은 전자기파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빛 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것이 빨강색이며 파장이 가장 짧은 것이 보라색이다. 보라색보다 파장이 더 짧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이를 보라색(紫色)의 밖에 나오는 광선이라는 뜻으로 자외선(紫外線)이라고 한다. 또 빨강색보다 파장이 길어도 우리는 볼 수 없는데 이를 빨강색(赤色)의 밖에 나오는 광선이라는 뜻으로 적외선(赤外線)이라고 한다. 전자기파의 파장이 적외선과 자외선 사이에 있으면 우리의 눈이 감지할 수 있고 파장에 따라 7가지의 무지개 색으로 분별하여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자기파를 가시광선(可視光線)이라고 한다. 이는 '보는 것이 가능한 광선'이라는 뜻이다.

가시광선이 없는 깜깜한 밤이라도 전자기파가 없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의 전자기파는 이 세상을 항상 가득 메우고 있다. 적외선보다 파장이 더 긴 전자기파는 마이크로파라고 해서 전자렌지 속에서 음식을 가열하는데 쓰인다. 이보다 파장이 긴 것은 UHF(극초단파) VHF(초단파) 단파 중파 장파 등과 같이 방송내지 전파통신에 이용되는 전자기파로서 파장만이 다른 것이다. 장파의 파장은 수백 km나 되며 빨강색의 파장은 약 8X${10}^{-7}$m, 보라색은 약 4X${10}^{-7}$m 이다.

적외선보다 파장이 짧은 것으로는 X선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투과력이 좋아서 살 속에 있는 뼈의 사진을 찍을 때 이용한다. 파장이 더 짧은 것으로는 방사성 원소에서 나오는 위험한 방사선인 감마선이 있다. 투과력은 X선보다 더 강하다. 아마도 감마선으로 사진을 찍으면 뼈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무지막지한 투과력을 이용하여 인공 돌연변이를 일으킬 때 쓰인다.

이들은 모두 닭이 알을 낳고 알에서 닭이 나오듯이 공간에 전기장과 자기장이 번갈아 생기면서 퍼져 나가는 전자기파들이다. 따라서 속도는 모두 같고 초속 30만 km다. 즉 1초에 30만km를 간다는 뜻인데 30만km라는 거리는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도는 거리와 같다. 상상하기도 힘든 빠른 속도다. 모든 파동은 한 번 진동할 때마다 한 파장 진행하므로 파장이 1m인 전파의 진동수는 3억Hz가 된다.

음정과 음색

한편 우리의 귀는 항상 어떠한 음파를 포착하고 있다. 높은 소리, 낮은 소리, 듣기 좋은 소리, 귀에 거슬리는 소리 등등. 그러나 모든 종류의 음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음은 진동수가 약 20에서 2만번까지의 음으로 이것이 가청진동수이다. 진동수가 2만번이 넘어서 우리가 들을 수 없는 음을 초음파라고 한다. 우리 인간들은 그것을 들을 수 없지만 박쥐는 초음파를 발생하고 포착하는 능력이 있어서 깜깜하고 복잡한 동굴속의 길을 부딪히지 않고 날아다닐 수 있다.

진동수가 클수록 우리에게는 높은 음으로 들린다. 음정(音程)은 물리적으로 진동수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큰북은 진동수가 작기 때문에 낮은 음이 나고 작은북은 진동수가 크기 때문에 높은 음이 난다. 마찬가지로 실로폰은 긴 철판에서 나는 소리가 낮은 음이고 작은 철판에서 나는 소리가 높은 음이다. 기타줄은 가늘고 팽팽할수록 진동수가 커서 높은 음이 난다.

같은 진동수의 음이라도 피아노에서 나는 음과 기타에서 나는 음이 다른데 이것은 파동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음파는 공기를 매질로 하여 전파하는 종파이기 때문에 그 파동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회로의 도움으로 음파의 모양을 볼 수 있게 하는 기계가 '오실로 스코프'다. 이 오실로스코프의 화면상에 나타나는 파동의 모양이 악기의 종류에 따라 독특한 모양이 나타나는데 이를 음색(音色)이라고 한다. 그러면 큰 소리와 작은 소리는 물리적으로 무엇이 다른 것인가? 큰 소리는 에너지가 큰 것이고 작은 소리는 에너지가 작은 것인데 에너지가 크기 위해서는 매질의 움직임이 커야 한다. 따라서 진동의 폭이 크면 큰 소리이고 작으면 작은 소리다. 음의 크기, 음의 높이, 음색(音色)을 음의 3요소라고 한다.

소리의 빠르기는 전자기파보다는 훨씬 느리다. 온도에 다라 다르지만 상온인 15℃에서 초속3백 40m이다. 바람이란 공기가 평행이동하는 것이므로 바람이 불면 소리 속도에서 그만큼 더하거나 빼야 한다.

멀리에서 말뚝을 박는 모습을 보면, 또는 교실에서 멀리 떨어진 교문을 때리는 모습을 보면 그 동작보다 소리가 약간 늦게 들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을 보는 것은 빛을 통해서이고 듣는 것은 소리를 통해서인데, 빛에 비해 소리가 훨씬 늦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빛과 소리의 속도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 중에 대표적인 것은 천둥과 번개다. 자연계에 정전기 현상이 대규모로 발생하여 한꺼번에 방전하는 현상이 그것인데 이 때 나는 빛이 번개이고 소리가 천둥이다.

소리보다 빛이 빠르기 때문에 '꽝' 다음에 '번쩍'이 아니라 '번쩍' 다음에 '꽝이다. 그 둘의 시간차이가 짧을 때는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것이고 시간 차이가 길 때는 먼 곳에서 일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번쩍' 5초 후에 '꽝'이 들렸다면 대략 3백40+5=1천7백m 떨어진 곳에서 번개가 친 것이다. 사실은 빛이 오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빛이 소리에 비해 워낙 빠르기 때문에, 빛은 동시에 도달된다고 해도 거의 오차가 없다.
 

목소리의 파형을 전자회로의 도움을 받아 표현한 것. '서울대 언어학과'라는 소리를 두사람(위, 아래)이 발음한 모양
 

도플러 효과로 우주의 나이 계산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가 내는 소리를 잘 들어보면 기차가 나에게 접근할 때와 나로부터 멀어질 때, 기적소리의 음정이 다르게 들린다. 접근할 때는 높은 음으로 들리고 나를 지나쳐 가는 순간 낮은 음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현상을 도플러효과라고 하는데 파원과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진동수가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면 파장이 짧아지고 진동수가 커져서 높은 소리가 나는 것으로 들리고, 빛에서는 보라색 쪽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경우에는 파장이 길어지고 진동수는 적어져서 낮은 음으로 들리고, 빛에서는 빨간색 쪽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짧아지거나 길어지는 정도는 물론 상대적으로 얼마나 빨리 접근하느냐 멀어지느냐와 관계있다.

우리은하의 외부에 있는 은하들에서 방출하는 빛을 분석하면 모든 광선이 빨간색 쪽으로 평행이동돼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평행이동되는 정도를 측정하면 우리은하와 외부 은하사이의 상대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우리 은하에서 더 빨리 멀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시간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을 경우, 약 1백50억년 쯤 전에는 모든 은하들이 한 점으로 모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마치 달리기를 하는 선수들이 출발할 때는 출발선에 모여 있다가 출발신호와 함께 출발하는데 속도가 빠른 선수는 앞서 가고 느린 선수는 뒤에 처져 느린 선수와 빠른 선수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이와같은 상황을 처음부터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이를 거꾸로 돌리면 사람들이 뒷걸음질을 치게 되고 마침내 출발선에 가지런히 모이게 되면서 '쾅'하고 출발신호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우주의 초기에도 이와 같은 사건이 있었고 모든 은하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가 그 시각에 대폭발이 일어나서 서로 멀어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멀어지고 있어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대폭발이론(Big Bang theory)이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지금보다 소리의 속도가 자전거의 속도보다도 훨씬 느리다면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될까. 다음의 두가지 경우를 생각해 보자.

a)경음기 문제
b)대화를 하는데 있어서의 문제

해설

a)"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하는 노래는 성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따르릉' 소리를 듣기도 전에 자전거가 먼저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경음기는 자전거나 자동차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음기 대신에 낮에도 라이트를 번쩍번쩍하는 것으로 경고를 대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밤에는 그렇게 경음기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낮에는 전조등 빛이 햇빛에 묻혀서 잘 보이지 않을 것이므로 전조등의 강도를 몇 배 높여야 될 것이다.

b)무엇보다 대화를 하는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지상태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둘 중에 어느 쪽이든 음속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즉 멀리에서 이야기하며 음속보다 빠르게 걸어 오는 사람이 있을 때, 듣는 사람에게는 먼저 발음한 것이 나중에 오고 나중에 발음한 것이 먼저 와서 "동대문"이 "문대동"으로 들릴 것이다. 더구나 긴 문장의 말일 경우에 도저히 판별이 불가능한 이상한 말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차례대로 거꾸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나를 비스듬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은 그 사람이 지나가는 경로 중에서 나와의 최단거리에 있을 때에 발음한 것이 제일 먼저 들리고 그 전이나 후에 발음한 것은 그 후에 순차적으로 들릴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된 소리가 들린다.

예를 들어 "우리 저녁에 도서실에서 만나자"라는 말을 하면서 내 옆을 지나가는 친구가 있다고 하자. 그 친구가 '도'자를 발음할 때 나와 가장 가까운 거리를 지나갔다면 나에게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는 '우'자가 아니라 '도'자가 될 것이고 그 전과 후에 발음된 '에'자와 '서'자가 섞여서 다음에 들릴 것이므로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게 된다.

만약에 음속보다 느리게 움직이면서 말을 해도 도플러 효과에 의해서 말하는 사람의 음성은 심하게 변조될 것이다. 말하는 사람의 운동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들린다. 즉 서로 접근하면서 말하면 저음의 남자의 음성도 어린아이의 재잘거림으로 들리고 서로 멀어지면 재잘거리는 소리도 착 가라앉은 저음으로 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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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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