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궤도에서도 본래의 발사대로 돌아올 수 있고, 항공기처럼 반복 운행할 수 있는 꿈의 로켓이 실용화를 향해 이륙했다.
우주개발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헬리콥터나 VTOL(수직이착륙기)처럼 공중에서 간단하게 체류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어디에서나 착륙할 수 있는 꿈의 로켓 DC-X가 그 주역이다.
DC-X는 차세대 우주왕복선을 바라보는 1단계 로켓으로 미공군과 맥도널 더글러스 에어로스페이스사가 개발하여 지난 8월18일 시험발사를 했다. 오랜 시간 기대되고 연구돼 온 '항공기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로켓'이 드디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공중체류 시험에 이르기까지의 정비와 비행전 연소시험, 이를 위한 준비는 지난 3월부터 NASA의 화이트 샌드 시험시설에서 진행돼 왔다.
완성된 DC-X는 길이 12.8m, 이륙시 총중량 18.9t.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한 1단식 완전재사용형이다. 대규모발사대도 필요하지 않아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
엔진의 연소파라미터, 진동,연소 음향 등의 측정을 목적으로 한 지상 연소실험, 4기의 엔진을 동시에 연소시키는 종합추력시험 등이 행해진 결과는 모두 설계치를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이렇게 6월29일까지 누계 2백26초의 연소시험을 완료했다.
다음 단계로는 항공기와 같이 빈번하게 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3일에 한번의 비율로 각종 시험이 실시됐다. 8시간 동안 두 번의 연소시험이 행해진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일련의 지상연소시험의 결과로부터 그 준비에 필요한 시간은 평균 약 2.7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로써 DC-X는 항공기와 같은 운용이나 정비, 즉 단시간에 반복 사용한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실증됐다.
1993년 8월18일 DC-X는 미국 시간으로 오후 4시38분에 이륙하여 고도 45.72m 상공에서 수직으로 공중 정지했다. 다음으로 자세제어 슬러스터를 분사시켜 횡방향으로 1백 9.7m 수평비행한 다음 엔진 분사력을 조금씩 바꾸면서 수직으로 하강, 무사히 착륙했다.
비행시간은 약 60초.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이었다. 이로써 DC-X의 유도, 항법, 제어 시스템은 이후의 비행시험을 거치기 충분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확인된 것. 게다가 9월11일에는 두번째 비행시험이 성공, DC-X는 실용화로 향한 큰 진전을 이루었다.
DC-X의 특징은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머리부터 들어온 뒤 방향을 바꿔 뒷부분부터 강하하는 것. 착지점이 가까워오면 필요에 응해 공중에서 정지하고 착륙지의 바로 위까지 횡으로 이동, 수직으로 하강하여 고요히 착륙한다.
본래 이같은 1단계 우주로켓의 구상은 과거부터 있었다. 1951년부터 몇번인가 제안됐다가 취소된 뒤 1968년에는 이번 DC-X와 거의 같은 비행방식을 취한 '페가수스'의 개념설계가 시작됐다. 뉴욕에서 런던까지 겨우 27분에 날아가는 페가서스는 최종단계에서 공중에 머물다가 발사대에 착륙하는 점까지 DC-X와 거의 똑같았다.
결국 페가수스는 실현되지 못했으나 이제 DC-X가 실용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현재 델타 클리퍼 계획은 개발시험기의 DC-X로 비행시험을 하는 제1, 제2단계에 와 있다. 이번 시험이 성공한 이상, 사람을 태우고 비행하는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인비행이 가능한 진보형 DC-Y의 실용비행이 빠르면 1997년 여름경으로 예정돼 있다.
만약 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소형 인공위성발사 로켓을 빼고 우주왕복선을 비롯한 다른 우주로켓은 모두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