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나누어갖는 사회에서는 아들보다 딸이 많이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한 인류학자에 의해 발표돼 흥미를 끈다. 근착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하버드대의 존 화이팅은 케냐의 일곱 부족의 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화이팅은 이같은 현상이 생기는 이유를 남편이 언제, 그리고 얼마나 자주 배우자와 성관계를 갖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조사한 부족들은 부족에 따라 일부다처로 생활하는 비율이 각기 다른데, 가령 키쿠유족은 6%가 일부다처이고 나머지는 일부일처인 반면, 마사이족은 전체 인구의 61%가 일부다처를 채택하고 있다.
임신 당시 일부일처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2세는 남자아이가 1천4백90명, 여자아이는 1천3백6명으로 성비(性比)는 0.533(남자/전체)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편 하나에 둘 이상의 부인이 있는 경우는 남아 3백26명에 여아 3백72명이 태어나 성비 0.466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일처인가 일부다처인가에 따른 2세의 성비 차이는 일곱 부족 모두에서 현저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은 모체의 생리주기가 배란기나 그 전후에 있을 때 임신되는 태아는 다른 때보다 딸이 될 확률이 조금 더 높다는 가설에 바탕하고 있다.
이 가설은 다른 연구자들도 여성이 피임을 위해 배란주기를 이용하는 경우나 전통 유태인들이 성관계를 가지는 때를 종교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등을 조사, 인정한 바 있다.
또한 미국 의학연구위원회의 윌리엄 제임스도 모체의 월경주기에 따른 호르몬 분비 변화가 2세의 성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화이팅은 일부다처제하의 여성들은 두가지 이유에서 배란기에 임신할 확률이 크다고 믿고 있다. 첫째 일부다처제 하의 여성들은 남편과 성관계를 가지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드문 성관계에서는 배란기를 만나면 임신할 확률이 훨씬 높다.
두번째 이유는 '동료' 부인들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성에 대한 선택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화이팅은 남편에게 '준비가 되었다'는 뜻으로 때때로 그릇에 우유를 담아 보내는 구시족 여성들의 풍습을 지적한다. 그런데 적어도 남아프리카의 컹족에 대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대개의 경우 이는 여성의 배란기와 일치하기 쉽다는 것. 따라서 여성의 성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은 역시 딸을 임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