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한 운동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쪽이 건강으로 가는 첩경.
건강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생각되는 스포츠.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스포츠가 몸에 나쁘다는 주장이 한 학자에 의해 제기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화 메커니즘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도쿄대 이학부의 가토(加藤) 조교수는 최근 '스포츠는 몸에 나쁘다'는 책을 냈는데, 이 책에서 그는 일본의 역대 유명 운동선수 중 유난히 요절이 많았던 사실을 지적하며 스포츠맨이 건강의 상징인 것처럼 인식돼 있는 통념을 부정했다.
그에 따르면 스포츠는 심신에 큰 스트레스를 발생시켜 면역기능 저하를 가져오고 '활성산소'(산소독)라는 맹독 물질을 몸안에 다량 발생시킨다는 것.
활성산소는 6-7년전 일본에서 한차례 화제를 부른 뒤 일본 의학계에서는 주요 연구과제가 돼 있는 물질. 대부분의 생물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산소는 평소에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생물이 산소를 들이마셔 체내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대사과정)에서 산소분자의 약 2%가 활성을 지닌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이갈은 분자를 활성산소라 하는데, 활성산소는 주변 물질과 반응하고 싶어하는 성질이 무척 강하다. 그래서 세포막이나 DNA를 직접 상하게 하거나 과산화지질 등을 만들어 간접적으로 해를 입히는 등 인체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하나하나 밝혀져 왔다.
미국 네브라스카대 딘험 허먼 교수는 지난 1956년 세포내의 활성산소 반응산물의 축적이 노화를 초래한다는 새 가설을 발표한 바 있다.
그뒤 일본 도가이대(東海大) 의학부 분자생물학교실이 실험을 통해 활성산소가 노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실증했다.
활성산소가 스포츠를 할 때 늘어나는 이유는 호흡량이 증가하기 때문. 사람의 호흡이 두 배로 늘면 활성산소량도 두 배가 된다. 동시에 근육온도가 높아져 체온이 상승하면 그때까지는 호흡한 산소의 2% 정도가 활성산소화하던 데서 그 비율이 최고 10%까지 높아진다.
활성산소와 함께 스포츠가 가져오는 또하나의 문제는 스트레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스포츠를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스포츠에 의해 몸과 마음에 상상 이상으로 큰 스트레스가 부하된다는 것. 스트레스 반응 자체는 본래 몸의 방어반응으로, 순간적으로 혈당치나 혈압, 맥박을 높여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매일 스포츠를 하는 사람은 이같은 신체반응을 매일 일으킨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몸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스포츠로 많은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가뿐해지는데, 여기 대해서도 가토 교수는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스포츠로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뇌에서 일종의 마약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며, 이것이 곧 몸에 대한 위험신호라는 것.
활성산소의 해악이 알려지면서 이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도 개발돼왔다. 대표적인 것은 비타민 C나 E, 황록색 야채에 많이 포함된 베타카로린, 생물의 세포질 등에 있으면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SOD(슈퍼 옥사미드 디스무테스) 등으로, 이것들을 사용하면 활성산소에 의한 장애 발생을 억제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병원을 찾는 스포츠맨들이 보인 증세는 노화,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경색당뇨병, 아토피성 피부염, 류마치스, 암, 기미, 주근깨 등 다양한데, 인위적으로 SOD 등을 투여하는 치료법이 임상에서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가토 교수는 "몸에 해롭지 않게 운동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면 운동을 그만두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비만해진다고 말하지만, 이는 현대생활이 너무 합리화된 나머지 가정이나 직장에서 몸을 움직일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부지런히 움직여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