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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F/A-18 성능비교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두 '라이벌'기종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KFP)과 관련, F-16과 F/A-18을 둘러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란 무엇일까. 또 F-16과 F/A-18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나라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1983년 정부가 세운 FX계획에서부터 비롯되었다. 한마디로 '국산 전투기의 단계적인 자체생산계획'이라 할 수 있는 FX(fighter experimental)계획은 공군력 증강과 국내 항공우주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내걸고 추진한 사업이다.

FX계획은 당초 92년부터 98년까지 1백20대의 전투기를 구매 및 합작 생산한다는 것을 골자로 했다. 1백20대 가운데 12대는 완제품을 도입하고 36대는 주계약자인 삼성항공이 조립생산하며, 나머지 72대는 미국의 면허 아래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등이 분담생산함으로써 국내의 항공산업을 선진 항공우주산업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에 넘치는 계획이었다.

그 뒤 이 사업은 KFP(차세대 전투기 사업)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사업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국방부에 전투기 사업단이 생겼다. 어느 기종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가격 대 성능비교, 기술이전 평가 및 산업 파급 효과 등이 검토되었다. 포괄적인 검토 끝에 1990년 차세대 전투기로 최종적으로 F/A-18을 결정했다.

당시 운용부서인 공군으로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70% 이상이 산악인 한반도의 지형 특성을 감안할 때 2개의 엔진을 장착하여 생존능력이 우수하고 전천후 요격 능력을 인정받는 F/A-18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F/A-18은 대당 구입 가격이 F-16보다 훨씬 비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전투기 값은 장치할 레이다와 무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F/A-18이 F-16보다 30% 가량 더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막상 최종계약을 할 무렵이 되자 MD측이 요구하는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 기종 선정 재검토 끝에 결국 이듬해인 1991년 F-16으로 변경되기에 이른다.

걸프전서 실전능력 인정받은 F-16C '파이팅 팰콘'

제네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사의 F-16과 맥도널 더글러스(Mcdonell Douglas)사의 F/A-18은 모두 1974년 미국 공군의 LWF(Light Weight Fighter) 계획에 의해 탄생한 기종이다. YF-16, YF-17이 각각 그 모체다.

F-16과 F/A-18은 어떻게 다를까. 여기서는 영국의 권위있는 군사전문지 '제인연감' 1992년판에 소개된 내용을 중심으로 두 전투기를 비교해보기로 하자.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F-16은 미공군의 주력기종인 반면 F/A-18은 미해군의 항공모함용 주력기로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F-16은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싼 전투기이며 F/A-18은 복잡하고 비싼 전투 및 폭격 겸용기라 할 수 있다.

가격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우열의 비교는 온당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2천4백cc급 중형차와 1천5백cc급 소형차를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기 때문이다.

원형 YF-16은 1974년 2월에 처녀비행했다. 이 해에 미국방성의 공중전 전투기로 GD사의 YF-16이 채택됨으로써 F-16이 개발 양산되었다.

F-16의 설계가 다음 세대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것으로는 동체 밑에 배치한 공기흡입구를 꼽는다. F-16 이전에는 이 배치를 채용한 실용기는 없었는데, 지상의 이물질을 흡입하는 등의 불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체 밑의 공기흡입구는 큰 영각비상이나 옆으로 미끄러질 때에 안정된 기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됐다. 실제로 F-16에서 이러한 점이 증명된 뒤 이는 기동성 높은 전투기의 표준적 설계가 되었다.

양산 모델인 F-16A/B가 1975년 생산된 이래, 1992년까지 판매된 F-16의 대수는 3천8백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존 전투기 중 베스트셀러라 할 만하다. 1975년 1월 13일 미공군이 공중전 전투기로 채택한 이래 같은 해 6월에는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NATO 4개국이 F-16을 공중전 전투기로 채용했다. 오늘날까지 유럽 아시아 중동 지역 등 약20여개국이 F-16을 보유하고 있다.

'제인연감'에 따르면 1986년 3월 첫 구매가 이루어진 뒤, 우리나라에는 모두 40대의 F-16이 들어와 있다. 이중 30대는 F-16C, 10대는 조종석이 두 개인 F-16D이다.

한편 우리의 경우와 유사하게 2백50여대의 F-16을 기술도입 생산하고 있는 터키에서는 제네럴 다이내믹스사의 합병기업인 투사스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사를 설립, F-16을 라이센스 생산하고 있다.

F-16 생산형은 초기 생산형인 F-16A와 조종석을 두개로 한 F-16B, 그리고 현재 생산중인 F-16C와 역시 조종석을 하나 더 추가한 F-16D의 두종류 네가지 형으로 나누어진다. 국내에 들어온 기종은 F-16C와 F-16D이며 앞으로 들어올 기종도 개량된 F-16C와 F-16D가 될 예정이다. F-16C는 '싸우는 매'라는 뜻의 파이팅 팰콘(fighting falcon)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F-16C/D의 엔진으로는 플랫 앤 휘트니(P&W)사의 F100-PW-22형과 GE(General Electric)사의 F110-GE-100형을 모두 채용할 수 있다. 한 기종에 메이커가 다른 두 종류의 엔진을 채택하고 있는 점은 매우 진기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P&W사의 엔진을 채택했다.

두 기종 모두 90년도 초에 개발된 개량형 엔진(IPE)으로 추력이 월등이 향상되었고, 기존의 엔진과 달리 디지털 제어 시스템을 채택하여 신뢰도 역시 향상되었다.

F-16C/D는 1978년 미공군에 도입된 다국적 공동 성능개선 프로그램, 즉 MSIP(multinational staged improvement program)계획에 의해 항공 및 전자장비 구조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특히 최근 F-16C 블록 40부터 보인 가장 주목할 만한 기체 내부변화는 전천후 주야간 공격 성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저공비행 및 야간목표물 적외선탐지(LANTIRN) 장비 장착으로 가능해졌는데, 랜턴은 어둠이나 안개 속에서 비행 및 공격을 용이하게 하며 조종사가 기체의 자동지형 추적장비 및 장애물 회피 장비의 이점을 실리면서 시각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랜턴은 Low Altitude Navigation & Targeting Infra-Red for Night의 머릿글자라고 하는데,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라는 '랜턴'(lantern)과의 관련도 고려해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또 89년 이후 개량된 블록 50/52형은 중거리 유도탄인 스패로(AIM-7) 미사일, 중거리 공대공 유도탄(A-MRAAM)이나 AGM-65D 메브릭 공대지 미사일, 하푼 공대함 미사일 등 최신형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고 인공위성 항법장비(GPS), 대공제압 유도탄(HARM)등이 보강되었다. 국내에 이미 도입된 F-16C형은 블록 30이지만 KFP사업으로 도입될 F-16C/D 기종은 블록 50 이상이 될 예정이다.

F-16C 파이팅 팰콘은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풀가동돼 실전능력을 인정받았다. 걸프전에서 F-16기는 2백10대가 참전, 모두 1만1천회의 출격회수를 기록했는데, 대당 평균 56회의 출격과 가동률 96%라는 실전 적응력을 보였다. 단발엔진으로 안정성 및 조종사 생환률이 낮다는 점이 지적돼 왔지만 10만 비행시간당 손실률 5.1대로 F/A-18의 4.4대에 크게 뒤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16C 팰콘이 공중 급유기인 A KC-135로부터 연료를 공급받고 있다.


쌍발엔진으로 안전성 높은 F/A-18 '호넷'

한편 노드롭사의 YF-17은 공군의 공중 전투기 선정에서 YF-16에게 패한 뒤 1975년 5월 2일 미해군에서 제안한 VFAX(V는 해군 고정익 항공기 기호, F는 fighter, A는 attack, X는 experiment)에 선정되었다.

YF-17은 후에 주계약업체를 맥도널 더글러스사로 하여 F/A-18, '호넷'(Hornet)이란 이름으로 개발되었는데, 주로 F-4전투기와 A-7 공격기 대체기종으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도 60년대에 F-4 전투기가 도입된 바 있다.

쌍발기이면서도 소형이고 기동성을 중시하며 요격뿐 아니라 대지공격도 수행할 것을 목적으로 개발돼, 미해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서 F/A-18의 F는 전투기(fighter) A는 공격기(attacker)로서의 기능을 가리키는 말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F/A-18은 '말벌'이란 이름에 걸맞는 날렵한 외관과 자타가 공인하는 안전성으로 이름이 높다. 2대의 터보제트 엔진이 장착돼 있어 공중전을 하다가 한쪽 엔진이 고장나더라도 나머지 엔진으로 전투를 계속할 수 있다.

F-16보다 5년 늦은 지난 1980년 실정 배치된 F/A-18은 현재 전세계에서 약 1천1백대가 활약 중이다. 이중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스페인에서는 해군이 아니라 공군의 주력기로 활용되고 있다.

F/A-18은 바닷물의 영향에 오래 견디기 위해 특수재질을 사용했고 공중전과 대지 공격용의 멀티모드 레이더 화력제어 시스템을 채용했다. 이 시스템을 장착하고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료탑재 공간을 확보하는 등 개조과정에서 F/A-18의 기수는 뚱뚱하고 길게 되었다. 항법 통신시스템, ECM 시스템 등 전자 장비가 갖추어져 있고, 항공모함의 주기 공간을 절감하기 위해 날개를 접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장착된 엔진은 공회전에서 최대동력에 이르기까지 4초 이하가 걸리며 기체가 어떤 비행방법을 하더라도 엔진 압축기에 의한 실속(失速)을 일으키는 일이 없다. 따라서 엔진이 정지된다는 점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다. 한 예로 두 개의 엔진 중 한 엔진을 최저, 다른 엔진을 최대 파워로 하고 기수를 80도까지 들어올려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한다.

F/A-18의 시스템 중에서 가장 새롭고도 특징적인 것이 조종실의 배치이다. 복잡한 전천후 전투와 지상공격을 1명의 승무원으로 완전히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계기반 배치인데, CRT(cathod ray tube) 표시기를 중심으로 HUD(head-up display)를 배합, 조종사가 머리를 쳐들고 목표물을 주시한 채로 전투비행 조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HUD장비는 조종석 앞유리면에 특수 장치를 해 밖의 목표물이 보이면서도 조작중인 계기판이 비쳐 보이도록 만든 것. 외국에서는 일부 고급승용차에도 이 장비가 채택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HUD 장비는 개량된 F-16D(블록 40)에서도 채용하고 있는데,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국내에 들어오는 F-16기 1백20대 모두에 장착되지는 못한다고 한다.

또 HOTAS(hands on throttle and stick) 개념이라고 불리는 조작 스위치 배치 등으로 조종사는 오른손은 조종간 위에, 왼손은 스로틀 레버 위에 놓은 채로 전투의 주요조작을 가능하게 했다.

적재 무기로는 스패로 미사일 4기, 열추적식 단거리 유도탄인 사이드 와인더 미사일 2기, 공대지 HARM 미사일, 대 함정용 하푼 미사일, 대전차 메브릭 미사일과 대 지상공격용 유도탄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찰 기능도 갖추고 있는데, 특히 광선 및 적외선 감지기를 장착할 수 있어 첨단정찰기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바다 위를 나는 F/A-18호넷

 

KFP사업, 국내 항공기술 발전에 적극 활용해야

KFP사업에 따라 올해 말부터 완제품 12기가 미국에서 시험비행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모두 1백20대의 F-16기가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총예산은 50억 달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조립생산하는 72대분은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이 기체 구조물을 3등분하여 제작하게 되며 이밖에 13개업체가 전자 착륙장치 등을 분담 생산하게 된다. 최종조립과 시험비행은 삼성항공에서 맡는다.

국내 항공사업은 1970년도 대한항공이 휴즈사의 H500MD 헬기의 면허생산을 시작하면서 움트기 시작한 뒤 대한항공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등 국내 중공업계에서 민간 항공기 기체 부품 일부를 제작 가공 조립하여 납품하는 등 짧은 기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단순 조립 단계를 면치는 못한 상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들여온 장비를 운용자의 목적에 부합되게 1백%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고 습득된 기술을 국내 기술 발전에 활용하는 일"이라고 항공대 항공기계학과 남창호 교수는 말한다.

KFP 사업을 계기로, 도입된 핵심기술을 타산업에 파급·활용함으로써 2,000년대 한국 항공 사업의 길을 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F-16C/D ·F/A-18 성능 및 제원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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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서영아 기자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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