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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조종의 세계

리모컨에서 우주탐험로봇까지

멀리 있는 물체를 버튼 하나로 조종한다. 리모컨에서 원격제어로봇, 심해작업로봇 등 원격조종기술은 현실적인 실현가능한 분야로 다가왔다.

최근 원격제어 기술은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텔레비전, 오디오/비디오 기기, 난방기기 같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리모컨으로부터 무인운반로봇 심해탐험로봇이나 미사일 및 스페이스랩의 우주로봇 조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는 리모컨의 간단한 원리와 훨씬 복잡한 예로서 첨단 원격제어로봇을 중심으로 설명코자 한다.

원격제어(remote control)란 거리가 떨어져 있는 물체를 직접 작동시키지 않고 간접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기술로서 가전제품 리모컨 같이 약간 떨어진 곳일지라도 인간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것도 있고, 원자력발전소나 심해에서의 수리작업 같이 인간이 직접 작업하기에는 위험한 장소에서의 생명보호를 위한 것도 있다. 우주선에 있는 로봇을 지상에서 작동시키는 극한적인 예도 있겠다.

가전제품의 리모컨처럼 가까운 곳에 있는 기기를 조종할 때는 문제없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고 구조자체도 간단하지만 지상에서 심해 또는 우주같은 수천 수만 km 떨어진 곳과의 교신은 교신 자체의 문제점보다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로 인한 시스템 기술이 더욱 큰 문제가 되겠다. 그러나 걸프전에서 미국 스마트폭탄의 정교함, 스페이스랩에서 로봇팔의 작동 등에서 보듯이 원격제어의 세계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적외선으로 조종하는 리모컨

가전제품에서 널리 쓰이는 리모컨(remocon, remote control의 준말)이란 작동정보를 가진 에너지를 가전제품으로 전달하는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 적외선 신호전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간의 눈에 띄는 광선, 즉 가시광선은 파장영역으로 볼 때 3백80nm(보라색 )부터 7백60nm(빨간색)까지인데 리모컨에서 사용하는 적외선은 보통 9백40nm 파장의 비가시광선을 사용하고 있다.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마찬가지로 직진성과 반사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모컨으로 조금이라도 실험을 해보면 바로 수긍이 갈 것이다. 일반적인 리모컨의 구조는 (그림 1)과 같다.
 

(그림1) 적외선 리모컨 구조
 

텔레로봇-반복작업과 원격제어를 동시에
 

(표1) 무선통신의 매개체별 특성
 

제조 공장에서는 일련의 반복작업이 계속 진행되며 이런 반복작업을 사람 대신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자동화기계가 바로 산업용 로봇이다. 이런 산업용 로봇은 대부분 예측가능한 작업을 반복수행하기 때문에 한번 프로그램을 만들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 반복작업일 뿐이다. 작업환경이 어려워져 다양한 센서를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에서의 수리작업, 우주선에서의 보수작업 등은 반복작업이라기 보다 계속 바뀌어지는 작업성질 때문에 프로그램저장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인간이 직접 작업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결국 매번 인간이 로봇의 운동을 제어, 즉 원격제어하는 수밖에 없다.

원격제어 로봇의 핵심은 로봇이 얼마만큼 인간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줄 것인가에 있다. 이런 원격제어 로봇 응용의 극한상황은 우주에서의 원격제어로봇이 되겠다. 원격이라는 의미를 지상에서 우주까지의 극한적인 거리에 사용한 것이 된다. 이런 우주로봇을 분석함으로써 원격제어의 의미 및 문제점을 파악해보자.

앞에서 반복작업을 위한 산업용 로봇과 인간의 원격제어에 의한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 방사성 물질 등 위험물을 다루는 기계장치)를 간단히 언급하였는데 이 서로 상반된 두가지의 특성, 즉 사전 프로그램에 따른 자동 반복작업과 매번 원격제어운동을 결합한 형태인 텔레로봇이 최근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전압선에서 애자 교환작업을 한다고 가정하자. 로봇이 고전압선에 접근할 때는 원격제어모드로 하고 로봇이 고압선에 접근한 후 애자교환작업은 동일한 운동을 반복, 즉 산업용 로봇모드로 효율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산업용 로봇 또는 원격제어 로봇 두가지 모두 로봇자체의 인식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지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로봇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하는데 보통 인간의 시각 기능을 대치하는 스테레오 비전 및 거리를 측정하는 스캐닝 센서, 인간 손에서 감지되는 힘/토크 기능을 대신하는 6자유도의 힘/토크 센서, 인간 손의 촉감을 대신하는 촉각압력센서를 들 수 있다. 인간은 이런 다양한 감각들을 동시에 고속처리할 수 있으나 로봇은 아직 그런 계산처리에는 매우 뒤떨어져 있다.

최근 전통적인 논리가 아닌 인간의 추론을 모방한 퍼지, 신경망이론 그리고 혼돈이론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이를 로봇 신호해석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 (그림 2)는 이러한 지능형 센서들이 집적된 원격제어로봇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이 원격제어 로봇은 우주선에 설치되어 지상에서 원격제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림2) 원격제어형 우주선 텔레로봇^지상에서 3차원 컴퓨터그래픽으로 시뮬레이션해 모니터에 나타난 로봇을 작동시키고 이를 우주선에 전송해 그 속에 있는 로봇에게 작업지시를 한다.


시간지연이 가장 큰 문제

원격제어 로봇의 통신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우선 전송가능대역의 한계, 전송의 쇠약 현상 그리고 전송시간의 지연을 들 수 있다. 앞의 두가지 점은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마지막 문제는 현재 기술로 해결방법이 없다. 예를 들면 지상과 우주사이에서는 전파 전송시간의 하한선, 해저에서는 음파의 전송시간의 하한선이 있는데 이것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

이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써 우주에서 로봇이 작업하는 환경을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사전 시뮬레이션하여 그 컴퓨터 안에서 로봇을 작동시키고 이를 우주선의 로봇에 전송해 작업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컴퓨터내에서의 로봇운동 프로그램과 실제 로봇의 운동 프로그램 위치는 서로 오차가 있게 마련인데 이 문제는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가상, 즉 가짜 센서를 집어넣어 위치를 자동인식하게 함으로써 결국 실제 우주선에 있는 원격제어로봇의 위치를 정밀 제어한다.

여기서 '가상' 또는 '가짜'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앞에서 기술한 대로 원격제어로봇은 작업자에게 실제 상황처럼 느끼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즉 실제상황이 아니면서 작업자는 실제상황에 있는 듯하게 느끼는 가상현실감(virtual reality)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설명하고자 한다.

지상과 우주선과의 정보통신은 릴레이 인공위성을 통해 가능하다. 이 우주선과 지상과의 정보시간지연은 약 6초에 달한다. 이런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요소기술들을 나열하자면 시스템 모델링기술, 센서신호처리기술, 전문가 시스템 기술, 3차원 그래픽 기술, 정보통신기술 등이다.

또 다른 극한 원격제어 로봇의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에서는 2000년대에 실현을 목표로 화성탐험 로봇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외부환경조건을 설정했다. 화성 표면은 산 계곡 균열 바위 그리고 모래사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엇보다도 원격 제어 로봇에 치명적인 환경은 분말가루 같은 부착력이 매우 약한 지질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구와 화성과의 전파시간은 약 20분으로 로봇과의 상호 통신 시간은 결국 40분이나 된다. 게다가 매우 좁은 범위만 송수신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의 원격제어로봇은 일반 원격제어로봇 개념으로는 그 효용도가 지극히 의심스럽게 되며 결국 보다 자동화된 원격제어 자동로봇이 필요하다. 매우 예측하기 힘든 상황 그리고 통신지연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결국 로봇 자체가 자동적으로 상황판단을 하여 작업을 수행해야만 한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환경 인식, 환경 자체모델링, 경로 기획 및 자동 운동 수행순이다.

가상 현실감 - 작업자가 로봇의 환경을 느껴
 

(표2) 텔레로봇의 기능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원격제어로봇은 로봇과 유사한 장치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 이를 작업자가 움직임으로써(마스터) 원격제어 로봇(슬레이브)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이런 방식에서 진일보하여 작업자가 실제 로봇의 환경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보다 현실감있게 로봇 조종을 하게 한 것을 가상현실감이라 한다.

(그림 3)은 원격제어 로봇과 가상현실감과의 관계를 그린 그림이다. 작업자는 가상 세계에 있으면서 실제 세계에 있는 로봇과 동일한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 가상현실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기술과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크게 각광을 받는 분야가 되었다. 또 요새 인기있는 멀티미디어기술도 가상현실감기술의 기초단계로 볼 수 있다.

인간은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미각 이렇게 오감으로써 외부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오감을 대신하는 센서기술이 가상현실감의 주요 요소기술이 되겠다. 오감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시각과 촉각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인간의 시각 기능을 세분하면 스테레오 비전, 자동초점기능, 눈동자 간격 자동조절기능, 눈동자 이동기능 등을 들 수 있고, 인간의 촉감기능으로써 팔/손목부위의 힘/토크 감지기능, 각 손가락의 촉각압력 감지 기능을 들 수 있다.

이를 도표화 하면 (표 2)와 같다. 로봇의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마스터 방식의 보조로봇 대신 데이터 글로브를 끼고 팔을 움직임으로써 글로브에 부착된 좌표측정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그 운동량만큼 로봇을 움직여 작업자와 로봇간의 일치를 얻을 수 있다.

이제까지 원격조종이라는 단어를 주로 원격제어로봇분야에 맞추어 서술했다. 멀리 있는 물체를 작업자가 원하는 대로, 즉 느낌대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우선 통신방식이 합당해야 한다. 그리고 작업자가 원하는 대로 로봇을 작동시키기 위한 가상현실감기술이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
거리가 매우 멀리 떨어지게 되었을 때는 통신전송시간 지연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들이 등장했다. 따라서 원격제어분야는 미래의 기술이 아닌 바로 현실로 다가온,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분야가 되었다.
 

(그림3) 원격제어 로봇과 가상현실감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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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종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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