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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공장자동화계획 차질 빚어

컴퓨터회사들 MAP개념 외면해


GM의 자동차생산공장


80년대 중반 공장자동화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GM의 생산자동화프로토콜 개념이 퇴색하고 있다.

7년전 제너럴모터스(GM)사는 MAP(Manufacturing Automation Protocol, 생산자동화 프로토콜)를 제창했다. 공장내부의 컴퓨터 로봇 자동화기계를 통신망(network)으로 묶어 통합시킨다는 원대한 계획이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공장 전체가 하나의 생산라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GM이 생각한 대로 일이 풀려나가지 않았다. 전(全)공정에 MAP를 표준네트워크로 하는 제품이 90년에야 시장에 출하됐다. 그나마 이를 대량 발주한 곳은 GM 한군데 뿐이었고 다른 기업들을 소규모 시험적으로 채용했을 뿐이었다.

MAP의 핵심부는 LAN(근거리통신망) 프로토콜이다. LAN은 네트워크에 속한 기계들에게 필요한 시점에 생산정보를 전해주고 기계의 응답시간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MAP는 자동차조립공장의 레이아웃(layout)과는 달리, 작은 개천이 합쳐 큰 강이 되듯이 작은 네트워크들이 합쳐져 큰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그런데 기업들은 통합생산시스템인 MAP나 구성기기의 기술적 정교함보다도 현실적인 원가절감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복잡한 통합생산 방식에 반대하는 회사도 적지않다. 실제 생산네트워크시장 가운데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개인용 컴퓨터(PC)를 결합하는 단순 LAN 쪽이다.

GM은 80년대 중반 MAP를 추진하면서 공장자동화의 기수로 떠올랐다. 당시 GM0| 보유했던 컴퓨터와 각종 제어기기 4만시스템 가운데 불과 15%만이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었다. GM은 이런 기계들을 하나로 묶어 '자동화의 섬'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을 발표, 전세계 기업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 정부에 이어 컴퓨터회사들에게 두번째로 큰 고객인 GM이 표준을 정하면 자동화기계 메이커들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GM은 생각했다. MAP네트워크에 결합하기 위해 어떤 메이커는 자사의 로봇을 다른 회사의 중형컴퓨터와 연결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메이커들을 설득하려고 GM은 수백개의 기계회사에 자신이 제품을 구입할 때 MAP 사양을 따를 것이라고 선언했다.

GM은 공장자동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이루고 일본기업에 뒤진 경쟁력을 회복할 작정이었다. 새턴(일본 혼다가 만든 차 이름)을 혼다보다 빨리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기계메이커들은 MAP를 채용하기보다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데 더 관심이 있었다. 생산용 컴퓨터시장의 선두주자인 디지털 이큅먼트(DEC)는 MAP를 추진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DEC는 자사의 네트워크체계인 DEC네트의 판매로 지난해 미국내 생산네트워크시장의 45%를 점했다. 반면 MAP제품의 매상고는 불과 5%에 그쳤다. 그것도 대부분 GM의 발주에 의한 것이었다.

더구나 MAP의 표준설정은 난항을 거듭해 10년 가까이 막대한 비용만 소모하고 있다. 고객들은 초기의 불완전한 MAP 버전들을 구입하기 꺼려했다. 최대의 MAP제품 메이커였던 인더스트리얼네트워킹사는 1988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GM은 아직 MAP의 제안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도적인 처지에서 일보 후퇴했다. MAP를 회사전체의 구매사양으로 하는 계획은 예정보다 몇년 연기됐다. 개별 제품의 경우에도 부득이한 경우에는 MAP를 채용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GM은 MAP를 통해 획기적인 생산자동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아직도 하고 있다. 미시간주에 있는 GM의 공장에는 로봇에 트럭의 도장색을 지정하는 생산정보네트워크가 한달전에 완성됐다. 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트럭생산공정은 종전보다 3분의 1로 단축됐다. GM이 MAP를 추진했던 이유, 즉 다른 메이커들의 기계들을 하나로 묶어 궁극적으로 무인(無人)자동화를 이룩한다는 목표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다.

199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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