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큘리스 카드를 쓰는 단색 모니터 외에 최근 CGA EGA VGA 등 성능이 뛰어난 컬러모니터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란 속담이 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코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만 급급함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부터 약 10년전, 필자가 처음 컴퓨터를 접했을 때만해도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집채만한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었다. 당시의 컴퓨터를 거대한 코끼리로 비유한다면 컴퓨터 엔지니어들은 산더미같은 카드를 천공해 몇 줄 안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장님에 비길 수 있다.
당시에는 입력장치라고는 카드 천공기(card puncher)와 이를 읽어 들이는 카드리더(card reader)가 고작이었다. 짧은 명령어 한 줄을 입력하기 위해 한장의 카드가 필요하므로 혹 에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찾아내기 위해 며칠을 카드속에서 파묻혀 지내야 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이러한 경험을 해본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TV모니터(CRT, 음극선관)를 개조한 컴퓨터 모니터(monitor)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다. 모니터를 기본 사양으로 채택한 개인용 컴퓨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이전의 카드 천공기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모니터는 입력장치인 키보드와 함께 필수적인 출력장치로 꼽히게 되었다.
그후 모니터 기술은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TTL 모노크롬 모니터, CGA 컬러 모니터, EGA 컬러 모니터, VGA 컬러 모니터, 멀티싱크용 모니터 등 고성능화 컬러화로 치닫고 있다. 또 랩톱 노트북 컴퓨터 등과 같은 소형 컴퓨터에 내장된 액정 화면도 개발되어 널리 보급되고 있다.
곤충의 눈과 비슷
모니터가 영상을 출력하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CRT 내부에는 뒷부분에 위치한 전자총과 화면 안쪽에 칠해진 형광물질이 있는데 모니터는 전자총에서 발사된 전자빔이 형광물질에 부딪히게 되면 빛을 내는 원리를 이용, 전자총을 정교하게 조작한 것에 불과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전자총 주위에는 자기 코일이 감겨져 있는데 전자빔은 자기장의 영향으로 휘게 되어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부딪히도록 설계되어 여러가지 영상을 보여주게 된다.
컬러 디스플레이(RGD)의 화면은 흡사 곤충의 눈과 같이 생겼으며 매우 작은 적색 녹색 도트(dot)가 정교하게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들 도트는 전자를 만나 3원색을 띠게 되는데 전자를 만나지 않는 곳은 검은색, 3색이 모두 합치면 흰색 등 여러가지 색상의 조합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컬러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얼마나 촘촘히 도트 간격을 설정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대부분의 컬러 모니터의 도트 간격은 0.4㎜이며 고해상도의 경우게는 0.3㎜정도다.
모니터의 종류는 컬러에 의한 분류 방법과 신호에 의한 분류 방법 등 두가지가 있다. 먼저 컬러에 의한 분류방법은 컬러와 단색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초기에 사용하던 분류법이다. 반면 입력신호에 의한 분류법은 다시 TTL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는 비디오 카드의 종류에 따라 디스플레이시키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 각 모니터 별로 사용 가능한 비디오 카드의 종류와 그에 따른 해상도 컬러수 장단점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TTL 모노크롬 모니터에서 사용 가능한 비디오 카드는 MDA(Monochrome Display Adapter), 허큘리스(Hercules) 그래픽카드, EGA (Enhanced Graphics Adapter)등이 있다.
MDA는 IBM이 자사의 PC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720X350의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지만 텍스트만 단색으로 처리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허큘리스카드는 미국의 허큘리스컴퓨터테크놀러지사가 개발한 것으로 TTL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720X384의 모노크롬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이것은 IBM이 관여하지 않은 비디오 카드 중 유일하게 표준이 된 제품이다. EGA카드도 모노크롬 모니터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완벽하게 작동되지 않아 실제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CGA( Color Graphics Adapter)용 모니터는 CGA와 EGA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CGA카드에서는 일반 문자만 출력하는 텍스트 모드와 중간 해상도의 그래픽 모드를 지원하고 있는데, 그래픽 모드에서는 640X200의 해상도를 표현할 수 있고 한 화면에 네가지 색상까지 지정할 수 있다. 해상도가 낮아 화면의 질이 조잡한 것이 흠이다. EGA카드는 CGA와 비슷하지만 한 화면에 16색상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표준 사양으로 640X35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있으며 2백56KB의 D램(DRAM)을 장착하고 있다. TTL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16~64가지의 색상을 지원할 수 있다. 한편 IBM은 EGA를 발표하면서 PGC(Professional Graphics Controller)라는 제품을 함께 발표했으나 640X400의 고해상도 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워낙 느린데다 가격도 비싸 그래픽 표준으로 채택되지 못하였다.
멀티스캐닝 모니터의 출현
VGA(Video Graphics Array) 모니터는 VGA 카드에서만 작동 된다. 1987년 IBM의 PS/2 기종과 함께 발표되었는데 26만가지의 색상표를 제공하며 320X200 해상도에서 2백 56가지 색상을, 640X480 해상도에서 16가지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VGA모니터의 가장 큰 특징은 TTL방식의 신호가 아닌 아날로그 신호를 필요로 한다는 것과 고해상도 컬러가 가능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상의 제품은 모니터에 그래픽 카드를 바꾸든지 반대로 모니터를 교환해야 한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러운 비용이지만 모니터나 비디오 카드를 교환하는 것으로 별 어려움이 없으나, 기업의 경우 매번 새로운 카드에 따라 새로운 모니터를 개발해야 했으므로 심각한 경영적 압박이었다. 여러가지 그래픽 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본전기(NEC)의 멀티 스캐닝 모니터가 86년 미국 PC매거진의 우수 기술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NEC 멀티스캐닝(multiscanning) 모니터는 멀티싱크(multi-sync)모니터라고도 한다. 초기의 멀티싱크 모니터는 TTL과 아날로그 방식에 따라 다양한 해상도를 지원하였다. 물론 최근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초기의 기능에 VGA는 물론 허큘리스 카드까지 에뮬레이션시켜 주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얇고 전력소모가 적은 액정 디스플레이가 랩톱이나 노트북 컴퓨터에 채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액정 디스플레이만 별도로 판매하는 제품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모니터 사용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먼저 일정한 전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양질의 파워를 공급해야 한다. 화면 떨림현상이나 찌그러짐의 원인을 살펴보면 전압이나 전류가 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강제로 해상도를 조절하는 비디오 에뮬레이션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 한글들은 모니터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