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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얼굴 모습 달라져

반세기 전보다 더 길고 넓어져

얼굴의 각 부위를 측정, 통계를 산출하면 얼굴모습의 변화가 유전탓인지 환경탓인지 알게 된다.


한국인의 평균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대체로 편평한 얼굴과 그리 높지 않은 코, 그리고 살짝 나온 광대뼈를 연상한다. 이를테면 몽고인종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 인종 중에서 가장 현저한 옆 짱구(단두)도 한국인의 특색중의 하나다. 또 두고(頭高, 귓구멍에서 머리끝까지의 길이)가 세계 최장(最長)임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과학적인 실측자료가 거의 없었다. 이미 반세기 전인 1934년 경성제대의 일본인 교수가 측정해 발표했던 논문이 전부였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인 얼굴에 대한 생체계측학적 연구가 일부 완성돼 우리 얼굴모습에 관한 요모조모를 보여준다.

작년 6개월 동안 오인성형외과 함기선박사와 서울교대 조용진교수는 대학 2학년 학생 3백23명을 대상으로 생체계측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의 얼굴의 길이와 폭이 반세기 전에 비해 커진 것이다.

함박사팀이 제시한 한국인의 평균 얼굴 길이는 남자가 1백90.23mm, 여자가 1백79.23mm였고, 폭은 남자가 1백47.25mm, 여자가 1백44.72mm.
이는 반세기 전에 비해 남자는 4.11mm, 여자는 7.29mm 길어지고, 폭도 남자는 3.8mm, 여자는 11mm나 넓어진 수치이다.

이런 결과를 보인데 대해 함박사는 "20대를 측정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개 경제발전의 혜택을 받은 연령층이다. 따라서 과거보다 나은 영양을 제공받았으므로 얼굴이 피하층이 두꺼워진 것이다"라고 진단한다.

또 여자의 얼굴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커진 이유에 대해서는 "근대화에 따라 남여의 차별, 특히 급식에 있어서의 차별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굴 폭 대(対) 길이의 비(比)는 1 : 1.3으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이 사실은 폭:길이의 비가 환경보다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종래의 학설을 뒤받침하고 있다.

한·중·일의 얼굴의 차이

또 얼굴이 길어짐에 따라 등신비(신장/얼굴의 길이)의 저하도 없었다. 이는 분자, 즉 신장의 증가가 분모의 증가를 상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한국인의 평균 등신을 알아보면 남자는 7 1/2등신, 여자는 7 1/3등신.

뿐만 아니라 상안(눈썹부위에서 이마 끝까지의 부분), 중안(코의 세로길이를 포함하는 부분), 하안(코끝에서 턱끝까지의 부분)의 비(比)도 과거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얼굴을 가로로 3등분한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국인 남자의 평균 상안 : 중안 : 하안의 비는 91 : 100 : 106, 여자는 88 : 100 : 102. 다시 말해 중안과 하안이 크고 상안이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국인도 이와 유사한 비율을 갖지만 일본인은 다르다. 일본인은 우리보다 하안이 덜 발달돼 있는 것.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얼굴 좌우가 비대칭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함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얼굴 좌우가 비교적 균제된 한국인은 37%에 불과했다 (나머지 63%는 비대칭)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성별차이도 드러낸다. 남자는 왼쪽 얼굴이 더 크고(총대상자의 40%), 여자는 오른쪽 얼굴이 더 큰 것으로 측정된 것(총대상자의 36%).

한 민족의 평균 모습을 알아내기 위한 계측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 각 부위를 정해진 방법에 따라 정확히 재야 하는데 측정치 자체보다 다른 측정치와의 상대적인 비(比)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작업의 근본목적은 각 민족의 얼굴의 특징을 숫자로 나타내고, 성별에 따른 형태를 구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미용성형학 미술학 인류학 등에 가치있는 자료를 제공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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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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