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다 약간 늦게 열린 올해 한국 전자전. 지난 10월 15일 부터 20일까지 영동에 있는 무역 종합 전시장(KOEX)에서 개최되었다.
한국 전자전은 나웅배 상공부 장관과 구자학 진흥회 회장등 다수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다.
예년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6일 동안 진행 되었으며 많은 내국인과 외국 바이어들의 시선을 모은바 있었다.
이번 전자전에는 국내 2백64개 업체, 외국에서는 미국을 비롯 일본, 영국, 서독등 14국에서 2백61회사, 모두 4백65개 회사가 참가했다.
2백85 종류를 출품한 국낸 업체들은 총 5만 7천 여점을, 외국 상사들은 1백55 종류에 1만 8천 여점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 중에 이루워진 수출 상담액은 약 8억 5천만달러. 이 수자를 보면 국내 전자 산업이 어느정도 발전되어 왔는가를 잘 알게해 준다.
이번 전자전에서의 대통령 상은 이동가입 무선 전화 장치를 고안한 삼성 반도체의 신동율(申東律) 연구 실장이, 국무 총리상은 레이저 빔 프린터를 개발한 금성사의 윤용섭 선임 연구관과 대덕 전자의 이진호씨가 각각 수상했다.
필자가 특히 눈여겨 본 오디오 제품에서는 동원 전자가 5억 7천 8백만원을 들여 개발한 신 제품인 AV 8970R이 있었다.
이 시스팀은 지난 9월 서독 베를린에서 개최된 오디오와 비디오 쇼에서 각국나라 사람들로 부터 화려한 찬사를 받았던 모델로서 순수한 국내 기술진들에 의하여 제작된 최고급 디지틀 오디오 시스팀인데 이번 전자전에서 상공부 장관상을 수여 받았다.
출력은 채널당 205와트, 오디오는 물론 비디오 입력과 재생등 54개의 기능을 담아놓은 시스팀, 한마디로 말해 국내 오디오의 가능성을 암시해준 모델이라고 보겠다.
특히 이번 전자전은 앞으로 다가올 88년 올림픽 경기를 개최하는 국가로서 첨단 과학의 현황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겠다.
그중 음성다중 다이얼 전화기와 문자 TV 방송 시스팀 개발등은 얼마전에 참가해 본 일본 데이타 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최첨단 기술을 알게해 준 것이다.
상공부 장관상을 받은 디지틀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개발할 삼성 전자의 선임 연구원 이홍성씨 그리고 라디오 녹음기를 개발한 한국 샤프의 이석화씨 등이 연구한 기술 내용은 오디오 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디지탈 서라운드 프로세서는 마이콤 및 반도체 SRAM에 의한 디지틀 지연회로인데 원거리 제어로 음량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다.
한국 샤프의 포터블 라디오 카세트 역시 2중 메카니즘 개발로 더블 카세트데크를 소형화시켜줄 수 있게한 것인데 기존 카세트에 비해 고출력을 낼 수 있다. 79% 국산화 율로 제작된 것이라는 이 기기는 편집과 복사때 녹음 오차를 적게해줄 수 있게한 특징을 갖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이동형으로 앞으로 보급형으로 기대를 갖을 수 있는 모델이다. 전시회에 출품한 오디오 상품을 회사별로 알아보면···
한국 전자 부품 공업 회사가 하이파이스피커 시스팀과 유니트등을 출품 했는데 모델로는 HS-1575가 돋보였다.
국내 시장보다는 주로 외국 상표로 더 많이 제작하고 있는 이 회사는 마란츠등에 스피커 시스팀을 내 놓은바 있었다.
중소기업인 신우 음양에서는 원격조정 스트레오 이어폰을 개발해 출품했다.
주로 수출에만 전념해온 회사인데 이어폰 회로에 원격 조절 장치를 부착, 조정할 수 있도록한 신제품이었다.
한국 샤프가 내놓은 신 모델로는 시스팀-800, 컴퓨터 오디오의 전모를 보여준다.
그동안 일본 샤프 전자와의 기술 협력에 의해 여러 종류를 제작하고 있는데 이번 전람회에는 포터블 CD등 다수의 신 모델을 전시해 주고 있었다.
롯데 파이오니아 회사는 본격 뮤지컬스피커 시스팀 이라고 하는 익스포 LS-9000을 선 보이고 있다.
저음, 중음, 고음을 3단계로 분리시켜 놓은 이 스피커 시스팀은 인클로저가 특수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출력 음압 레벨이 103dB란 수치는 국내 스피커 시스팀으로는 가장 좋은 능률을 갖지 않았나 하겠다.
주식회사 선경은 첨단 기술 제품인 디지틀 오디오 테이프(DAT)와 컴팩트 디스크를 계속 소개하고 있는데 외국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삼성 전자의 디지틀 A/V서라운드 시스팀은 한마디로 말해 이것이 가정용인가 하고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오디오와 비디오 세계를 충분히 알게해 준 시스팀으로 삼성 전자의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겠다.
이 회사는 디지틀 오디오 테이프(DAT)레코더를 개발했다고 하는데 판매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영상과 음향을 동시에 재생시켜 줄 수 있게한 디지틀, 영상 파일 시스팀도 같이 출품했는데 이 기기는 음향과 영상을 혼합시켜 기록해 주게 되어 있다.
이 시스팀으로 TV 카메라의 사용도 할 수 있게끔 단자가 설치되어 있다.
에로이카의 태광산업은 일본 도시바와의 기술 개발로 내놓은 몇 종류 오디오 시스팀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우선 디자인이 훌륭하고 참신한 유선형으로 꾸며진 수출 모델인 오디오 시스팀 V-37이 돋보인다.
아직 국내 시판을 못하고 있으나 금년 말경부터는 60만원대에 판매될 것이라고 한다.
이 모델에는 도시바 회사의 스피커 시스팀 'AUREX'란 이름을 그대로 표시해주고 있다.
태광 산업에서는 그동안 일본 마란츠 회사로 부터 의뢰받아 제작한 마란츠카세트 데크 SD-162 모델을 전시해 놓고 있는데 이 제품이 태광산업에서 그동안 제작된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오디오 산업이 이 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또 한가지 요인을 살펴보면 그동안 외국 회사의 제품으로 측정해 오던 계측기가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정밀 전자 기기가 국내 업체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것은 오디오산업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고 하겠다.
판매가격도 저렴해 점차 내수 규모가 크게 증가, 국내 업체들이 생산 본격화를 위한 개발사업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 정진전자에서는 오디오용 튜너계측기 서너 종류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JSG-1100B는 FM튜너에 있는 데코더 dB분리도 조정기로서 일본의 마쓰시타, 메그로등 유명 회사 모델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국내 오디오 회사에는 거의가 이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자동차용 라디오는 이 기기로서 측정해 주고 있다.
FM/AM 시그널 조정기 계측기인 JSG-1050A도 이 회사의 모델인데 앞으로는 수출 상품으로서 전망이 밝다고 한다.
이번 전자전을 돌아보면서 인상 깊은 것이 있다면 기술 집약적인 제품들이 이제는 자신있는 모습으로 그 자태를 들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분명히 말해 출품된 제품 하나 하나를 살펴 볼 때 이것이 우리 손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하고 다시 한번 확인해 보고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게된다.
질적 향상이라는 말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으리 만큼 어느정도 내실을 다져온 것이다.
지난날처럼 떠들썩하고 요란한 잔치보다는 이번 전자회처럼 차분한 분위기의 한국 전자전이 계속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