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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BM연구소 윤도영 박사

"고분자물은 첨단산업의 초석"

반도체 컴퓨터는 물론 항공우주산업 유전공학 등에 필수적인 기초소재로 각광을 받고있는 고분자화합물 연구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있는 재미 과학자 윤도영박사(40)가 내한, 한국과학기술원 서울대 등에서 강연을 하고 돌아갔다.
 

윤박사는 현재 IBM '산호세' 연구소에서 분리된 '알마딘'연구소의 고분자물리학그룹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7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플로리'박사와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동연구를 한바 있고 고분자물리학에 관한 5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만큼 많은 연구실적을 쌓고 있다. 윤박사는 고분자연구 가운데서도 가장 기초적인 분야인 물성(Property)과 구조(Structure)를 연구하는데, 85년 한해에 유럽에서만 40여차례의 강연여행을 했을만큼 이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한국의 두뇌이다.
 

윤도영


"고분자물질이란 단일분자구조물을 인공처리, 수만~수백만개의 분자를 고리모양으로 연결시킨 거대분자구조물"이라고 정의한 윤박사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플라스틱이나 나일론도 고분자의 일종"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우리의 주변은 고분자물질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고분자와 우리생활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제품의 몸체를 비롯 자동차 항공기 등과 최근에는 건축자재에도 응용돼 점차 활용도가 높아가고 있다.
 

"처음 고분자물질은 인간이 발명한 것이 아니라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고분자를 발견해낸 것입니다. 인간의 생체조직을 비롯 유전인자인 DNA RNA도 일종의 고분자니까요.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고분자는 분자결합수가 1만개~1억개까지 다양합니다. 현재까지 인공적으로 가능한 분자 결합수는 1백만개정도입니다."
 

앞으로 발전될 모든 소재는 고분자연구를 기반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인공피부나 인공심장도 바이오폴리머 영역이다. 고분자 물질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이유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으며, 고열을 이겨내고, 전기나 전자신호를 전달하는데 적합하며, 가공이 쉽다는 등 다양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윤박사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고분자물질을 정보산업 특히 반도체칩에 응용하는 문제. 즉 3백~4백℃에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 고온고분자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의 반도체칩은 고집적화돼 있어 칩과 칩사이의 전기신호를 빨리 처리해 줘야 하므로 고분자물질이 필수적으로 쓰입니다. 1천만달러짜리 대형컴퓨터에는 칩연결재료로 1g의 고분자물질이 쓰이는데 금값보다 1백배나 비싸지요."
 

국내의 고분자 연구개발은 어느 수준이냐는 질문에 "생산기술은 상당히 발전한 반면에 기초연구는 아직 성숙되지 못한 것 같다"고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아라미드섬유와 같이 세계에 내놓을만한 신발명이 나오는 것을 보면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부언했다.
 

윤박사는 69년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바로 유학길에 올랐다. MIT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2년동안 포스트닥으로 연구생활을 했다. 남들과 특별히 다를바없는 유학생활이었지만 스탠퍼드대학에서의 연구기간 동안에 '파울 플로리'박사를 만난 것은 윤박사에게는 행운이었다. 이 공동 연구기간에 플로리박사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것이다.
 

교육보다는 연구자체에 뜻이 있어 75년에 IBM '산호세'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지금은 고분자그룹의 연구관리자로 성장한 윤박사는 "우리와 달라 미국의 일부 기업연구소들은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기업측에서 요구하는 프로젝트의 가이드라인이 협소하지 않다"며 좋은 여건을 활용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연구실에서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각국을 돌면서 세계 유명학자들과 연구결과를 놓고 토론하는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보고 서로 접하는 연구의 성과는 아무래도 생동감이 덜하지요."
 

지금은 각 대학 연구소의 중심적인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동창들을 만나 일상생활에서부터 학문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고국방문은 더욱 즐겁다는 윤박사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두뇌 중 화학분야에서는 노벨상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친구들이 추켜세우자' 그것은 희망에 불과하다'고 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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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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