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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이라고도 불리우는 북한산은 수도권의 지형 지세를 결정할 뿐 아니라 풍부한 식생, 뛰어난 경관으로 일찍부터 명산으로 예찬돼 왔다.

북한산은 굳이 풍수지리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서울의 자연재해를 대표하는 뛰어난 명산이다. 서울·경기일대의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을 좌우에 거느린 형상부터가 특출하며, 그중에서도 우뚝 솟은 3개의 산봉우리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최고봉인 백운대(白雲臺, 8백 36m)와 그 동쪽의 인수봉(仁壽峰), 남쪽의 만경대(萬景臺) 등 세 봉우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삼각산(三角山)이라고도 부르는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 경관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식물자원도 풍부히 보유하고 있다.
 

북한산 지형도


서울 일대의 최고봉 백운대
 

백운대^북한산의 최고봉(8백36m). 쾌청한 날씨에는 강화도 마니산과 개성의 송악산까지 보인다.

 

북한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근교의 산들을 일별해보면, 우선 북한산은 광주산맥의 한줄기로 서울북쪽에 위치, 경기도 고양군에 인접해 있다. 북한산의 북북동쪽으로는 도봉산(7백17m)이 이어져 있고,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북악산(3백42m)을 솟게 하였다. 그리고 북악산에서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다시 인왕산이 있다. 인왕산에서 다시 남쪽으로 남산(2백65m), 응봉산(1백75m)으로 산줄기가 뻗어 있고 서쪽으로는 무악재, 안산(2백96m)과도 만난다.

서울·경기일원에 걸쳐 독특하게 돌출해 있는 북한산의 지형은 암석의 분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즉 서울·경기일대의 넓은 편마암분포지대는 대체로 낮은 구릉 내지 평야로 된 노년기 지형을 이루고 있는 반면, 화강암지대인 북한산일대는 높은 산지로 된 장년기 지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화강암이 판상의 구조가 있어 쪼개지기 쉽고 다량의 흑운모를 갖고 있는 편마암에 비해 풍화에 강하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북한산의 산형은 화강암에 발달된 절리와 2기에 가해진 풍화작용에 의해 기묘한 모양을 곳곳에서 이루고 있다. 즉 N30˚W 90˚ 방향의 주절리에 여러 방향의 부절리들이 어우러져서 기암괴석을 만들고, 풍화작용이 어느 정도 진전된 곳에서는 자연석탑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노적봉^백운대 남쪽에 위치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북한산일대의 지질적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서울일대의 암석을 살펴보아야 한다. 서울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암석은 중생대 중기(약 1억5천만년전에서 1억7천만년 사이의 지질시대)에 관입한 담홍색의 아름다운 화강암과 선캠브리아대(약 5억7천만년 이전의 지질시대)에 만들어진 편마암의 두 종류로 되어있다. 화강암은 서울의 동북쪽에 주로 분포하여 있고 그외의 지역은 관악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편마암으로 되어 있다. 그 경계선은 대체로 북아현동에서 서소문, 남산서쪽 기슭을 돌아 한남동과 행당동을 지나 뚝섬까지 연장되어지며 뚝섬에서부터는 곧장 북쪽의 의정부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따라서 북한산국립공원지대는 화강암의 분포지역내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북한산을 이루는 화강암은 일반적으로 중립질이고 입상조직을 보여주며 담홍색의 장석이 특징적으로 나타나 아름다운 무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편마암과의 경계부근에서는 그 조직이 약간 변하게 되어 반정질 또는 세립질의 모양을 보여주기도 한다.

북한산의 구성광물은 주로 석영 정장석 미사장석 사장석 흑운모 등이 되어 있고, 백운모 각섬석 자철석 인회석 견운모 고능석 등이 부성분광물로 소량 나타나기도 한다. 석영은 약 20%가 함유되어 있고 무색 또는 담회색을 띠며 입자의 크기는 직경이 평균 약 0.8mm정도이다.

정장석은 약 25%로 담홍색을 띠고 입자의 크기는 약 3.3mm정도이다. 미사장석과 사장석은 백색을 띠고 입자의 크기는 약 3mm정도이며 구성함량은 각각 약 25%, 20%이다. 흑운모는 흑생의 비늘처럼 나타나고 약 10%정도 함유되어 있다.

화강암은 지표에서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져 만들어지는 것과는 달리, 완래 지하 깊은 곳(수km에서 수십km)에서 용융상태인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서 굳어진 암석이다. 북한산의 화강암은 지하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북한산일대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깊숙이 들어있던 암석이 지표에 드러나려면 화강암을 덮고 있던 암석이 위로부터 침식, 제거되어야 하고 또한 지각은 전체적으로 상승되어야 한다. 따라서 화강암의 노출은 그 지역이 장구한 세월에 걸쳐 침식작용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울러 지각의 변동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서울부근의 편마암 또한 지하 깊은 곳에서 생성되므로 화강암과 같이 위에 덮고 있는 암석이 침식, 제거됨에 따라 무게를 잃고 상승케된 결과 나중에 지표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산을 위시한 서울일대의 현재 지표는 과거 중생대 중기 이전에는 지각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후 수천만년 동안의 침식작용과 지각변동의 결과로 지금과 같이 지구표면에 노출하게 된 것이다.

진달래와 철쭉이 화강암의 북한산을 붉게 물들이는 봄철의 전성기가 지나면 병꽃나무와 산딸기나무의 화려한 계절이 다가온다. 노랑색의 병꽃나무 꽃이 시들기 시작하면 곧이어 붉은병꽃이 기세를 올린다.

병꽃나무중에는 흰꽃이 피는 것도 있고,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품종도 있다. 또 산딸기나무는 화려한 흰꽃이 떨어지면 딸기같은 열매가 하늘을 향하여 달려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처럼 철따라 아름다운 꽃이 다투어 피어나는 북한산에는 산개나리 정향 같은 특산식물을 포함해 약 5백종의 고등식물이 자라고 있다. 북한산의 기슭에서 정상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물들이 있는지 중요한 것을 일별해보자.

대표적인 특산식물, 산개나리

북한산에만 자란다고 믿었던 산개나리는 1919년에 밝혀진 특산종의 하나이며, 1932년까지는 백운대에서 자라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우나 요즘 산림청 구내에서 자라는 것은 북한산에서 자라던 것이다.

필자는 관악산정 근처에서도 몇그루가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고 서울대학교관악수목원에 이의 보호를 부탁한 바 있다.

산개나리는 개나리같이 생장이 완성하지 않고 꽃이 적게 달리며 잎의 뒷면 주맥 좌우에 털이 밀생한다. 그러나 이것을 비옥한 산록에서 재배할 때는 생장이 왕성하게 됨과 동시에 털이 거의 없어진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우나 꽃이 화려한 큰원추리 개불알꽃 광릉골무꽃 등이 산록에서 자랐고 계곡에는 돌단풍, 주걱비비추와 더불어 회양목 및 개비자나무 등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1932년 보고).

북한산의 나무로는 온대의 중부지역을 재표하고 있는 참나무류가 가장 많으나 중복이하는 산지복구용으로 심었던 아카시아나무와 물오리나무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밑에서는 상수리, 졸참, 갈참 등과 더불어 때로 굴참나무가 보이지만 능선을 향하여 올라갈수록 신갈나무가 많아지고 고지대까지 올라가는 미역줄나무가 엉키어 있는 곳도 있다. 신갈나무 밑에서 자라는 진달래와 철쭉을 바라보노라면 고로쇠와 더불어 시닥나무가 군데군데 나타난다.
시닥나무는 고산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의 하나이며 엽병과 더불어 빨간 색깔의 가지가 아름답고 서울근교에서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시닥나무가 나타날 무렵의 개방된 바위틈에는 둥근잎조팝나무와 더불어 참조팝나무의 하얀꽃이 5~6월에 만발한다. 둥근잎조팝나무는 참조팝나무와 덤불조팝나무등과 구별이 어려우나 곧추 자란 새가지 끝에 달린 산방화서의 끝이 다소 도드라지고, 잎은 끝이 둔하며 열매는 옆으로 퍼지지 않는 것이 다르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자라는 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산에만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가지에 능선이 있다.

정향나무의 탐스러운 꽃

북한산의 능선을 따라서는 금마타리의 특산종이 자라고 정상 부근에 올라서면 바위틈에서 정향나무의 탐스러운 꽃이 향기를 뿜고 있다. 진달래와 철쭉꽃이 고개를 숙인 다음이어서 그런지 한층 더 아름답게 보인다.

정향(丁香)이란 1개의 꽃을 옆에서 보면 정(丁)자처럼 보이고 향기가 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중국에도 정향이라는 꽃나무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정향과는 전혀 과가 다른 꿀풀과의 관목을 말하며, 우리나라에는 자라지 않는다.

정향나무는 원래 북한산에서 알려진 식물이다. 잎이 둥글거나 긴 것을 가려서 구별하는 사람도 있으나 구별할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며 흰꽃이 피는 것은 흰정향이라고 한다.

정향은 화서축의 색깔에 변이가 생긴다. 햇볕에 쪼이는 쪽은 검은 빛이 돌고 반대쪽은 시원한 초록색이 보통이지만 어떤 것은 완전히 초록색이다. 또 검은 것과 초록색의 중간형이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덜꿩나무 백당나무 산사나무 팥배나무 등은 이른 봄의 하얀 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붉은 열매는 단풍과 어울려 북한산을 한층 아름답게 꾸며주는 소중한 나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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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김형식 교수
  • 이창복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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