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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인기,거의 완전취업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와 기관학과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 수용돼 엄격한 생활훈련을 하며, 장기간의 해외승선실습을 한다.


"해양대학의 존립의의나 중요성은 우리나라의 해운(海運)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살펴보면 곧 드러납니다. 무역품 가격의 8~10%가 해운운임이므로 연간8백억달러의 무역규모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약 80억달러의 해운운임을 지불하는 셈입니다. 그런가 하면 전체 경제의 70~80%가 무역에 연관되고 있으므로 해운이 국민경제의 7~8%를 차지하고 있읍니다. 이처럼 비중이 큰 해운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국내유일의 대학이 바로 해양대학입니다"(양시권 학장)
 

3면이 바다인데다 무역입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 해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해양대학의 역할이 그만큼 지대하는 게 해양양대학에 몸담고 있는 많은 교수 학생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해양대학 전경


해양대학은 우선 그 위치부터가 이 대학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부산 영도의 태종대를 향해 가면 태종대에 이르기 직전에 왼쪽바다 한가운데 해양대학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도(朝島)라는 섬이 그대로 해양대의 캠퍼스이고 이 캠퍼스는 방파제 도로를 통해 영도와 연결돼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관문이라 할 부산 앞바다에 한국해운을 상징하듯 '국립 한국해양대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해양대학의 진면목은 엄격하고 철저한 교육내용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오늘날의 해운은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국제산업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일정수준 이상의 실력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상선이 대형화·전문화하는 추세에 있어 배를 움직이는 해기사(海技士)들의 능력여하에 따라 막대한 이득과 피해가 엇갈리기도 한다. 따라서 일반대학의 학생들보다 훨씬 엄격하고도 수준높은 교육이 불가피하다는 것.
 

항해학과와 기관학과처럼 배를 직접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승선학과(이에 비해 나머지 학과는 일반학과로 부름)의 경우, 전원 관비로 승선생활훈련관(기숙사)에 수용되어 엄격한 규율아래 생활훈련을 받으며, 전원이 해군ROTC훈련을 받게 된다.
 

또 승선학과 학생들은 1주일에 평균 4일 정도로 연안항해실습을 하고, 3학년때는 40~60일간 세계의 대양을 무대로 장기항해실습을 하게 된다. 이때 학생들은 실습선 한바다호(3천5백t)를 타고 항해에 관련된 각종 능력을 충분히 익히게 되는데, 항해도중 외국 항구에 입항,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민간사절의 역할도 수행한다.
 

엄격한 단체생활과 항해실습 이외에도 학생들은 컴퓨터활용능력과 영어실력향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손색없는 해운업무를 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학과(해운경영학과 해사법학과 해양무역학과 선박기계공학과 선박공학과 전자통신공학과 해양공학과)도 역시 승선학과와 마찬가지로 꽉짜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직접 배를 움직이는 학과는 아니지만 해운, 선박, 해양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만큼 승선학과 못지 않는 긴장감이 요구된다. 승선학과와는 달리 일부만이 기숙사수용능력에 따라 기숙사 생활을 하게되며, 해군ROTC도 해당되지 않는다.
 

해양대의 특수성과 관련있는 ROTC제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승선학과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해군무관후보생이 돼 4년간 소정의 훈련을 받게되는데 무관후보생자격을 상실할 경우, 학생신분도 상실된다. 이들은 졸업을 하게 되면 10%정도만이 해군장교로 복무하게 되고 나머지 90%는 해군소위 제대자의 자격을 얻은채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일반학과 학생들은 금년부터 실시되는 해병ROTC장학제도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는 1학년때 20명씩 선발, 4년간 장학금을 받게 되며 3, 4학년때 ROTC훈련을 받고 임관, 6년간 복무하는 제도다.
 

한바다호 조타실에서의 항해실습


아뭏든 해양대학은 여느 대학과는 달리 규율을 엄수하는 생활훈련과 항해실습 등 꽉짜인 교육과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그런데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항간에서는 '탈락'을 우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해양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중 상당수가 군대처럼 엄격한 대학생활을 견디지못하고 중도 탈락하게 된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 교정에서 만난 한 승선학과 학생은 "다른 대학보다 힘들게 졸업하는것은 사실이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자율적으로 학내의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해 장차 수행할 중책을 감당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군대생활과는 내용적으로 다르다. 중도에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들은 대개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측에 의하면 1학년때 2~3%의 학생이 자퇴를 하게 되고, 졸업시까지는약10% 정도가 탈락하게 된다고 한다. 이같은 수치는 다른 나라의 해양대학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치라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해양대의 경우 1학년때 4분의 1이 자퇴한다는것.
 

이처럼 남보다 어렵게 대학생활을 거친 해양대 졸업생들은 국내 해운업계는 물론, 국제해운업계에서도 인기가 높다. 현재 국내의 해운관계분야에서 해양대학 출신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고, 외국의 해운회사에 소속된 졸업생들도 상당수에 이르며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학교측의 귀띔이다.
 

최근 해운업계가 국제적으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백%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것에서도 해양대출신에 대한 업계의 수요를 엿볼 수 있다. 86년도 졸업생의 경우, 4백31명의 총졸업생중 87.2%인 3백76명이 해운회사 조선소 선급 협회 관련연구소 교육기관 일반기업체 외국회사 등으로 취업이 됐고, 군입대 35명, 진학 및 해외유학 9명으로 미취업자는 2.6%인 11명뿐이었다.
 

"모험을 즐기면서 적극적인 성격 그리고 바다에 대한 애착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해양대학에 들어와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할것"이라는 양시권학장의 말을 대변하듯 방학중에도 실습선 한바다호에서 항해술을 익히기에 여념없는 근무복 차림의 해양대생들은 한결같이 진지한 모습들이었다.
 

해도를 보며 선박위치를 측정하고 있는 실습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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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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