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살인도 하는 수면중의 무의식 행동

나이트 테러(Night terror)의 정체

나이트테러는 생리적으로 단순한 악몽과 다르다.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흉악한 꿈을 꾸고 위험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런던에서는 이상한 재판이 있었다. 잠자다 아내를 죽인 사나이가 무죄석방으로 풀려나 매스 미디아에 화제거리를 제공했다.

아내를 죽인 사나이

'콜린 켐프'라는 33살된 사나이가 얘기의 주인공이었는데 그가 재판과정에서 한 얘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잠을 자기시작한지 두어시간쯤 지났을까 정글을 혼자걷고 있는데 난데없이 두명의 일본군인이, 하나는 기다란 일본도를 높이들고 다른 하나는 권총을 들고 쫓아왔다. 그는 마구 도망쳤지만 결국 코너에 몰리고 말았다. 칼을 든자가 막 내려치려는 순간 그는 그에게 덤벼들었다. 서로 딩굴다가 그는 온힘을 다내어 적의 목을 졸랐다. 이때 권총을 든 사내가 그에게 총을 쏘았다. 그런데 죽지는 않고 총구에서 모락 모락 나오는 연기를 보게됐다. 그때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몸이 끓는듯이 뜨거웠고 뭐가 뭔지 분간할수 없었다. 한참만에 정신이 들어 옆에 누워있던 아내 '엘렌'을 깨우기 위해 그녀의 뺨을 가볍게 때렸다. 그러나 아내가 깨어나지 않았다. 아내는 죽은 것이다. 그가 잠자면서 목을 조른 것이다.

'켐프'씨는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살인의 의도는 물론이고 살인하고있다는 의식 조차없었다는 심리학자의 증언에 따라 무죄로 판정, 석방이 되었다.

악몽과 어떻게 다른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것은 나이트테러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심리분석가들은 '켐프'의 행동과 같은 것을 악몽(Nightmare)와 구별하여 나이트테러(Night terror) 또는 'pavor nocturnus'라고 부른다. 대중적으로는 몽유병이라고도 부르는데 나이트 테러는 몽유병 증세중에도 한정된 행동양식을 말한다. (몽유병은 잠자다 일어나 의식없이 걷거나 중얼거리거나 또는 물건을 부수거나 하는데 나이트테러는 이런행동중 극히 위험한 행위를 가르킨다)

단순한 악몽과 다른점은 악몽은 그냥 기분나쁜 꿈을 꿀 뿐 현저한 행동이 없는점이며 또 나타나는 시간도 다르다. 악몽은 잠자는 시간중 뒤의 3분의 2시간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평범한 꿈과같이 눈동자가 계속 움직이는 현상을 보인다. (REM ; Rapid Eye Movement) 그러나 나이트테러는 잠들기시작한지 얼마 안돼 곧 발생하며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는점(Non-REM)에서 꿈의 생리현상과 다르다. 따라서 꿈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두가지가 비슷한점은 땀을 많이 흘리고 심장고동이 빨라지며 어떤 형태의 공포에 시달린다는점이다.

이런점에서는 '켐프'씨의 경우, 악몽과 비슷하다. 악몽과 나이트테러를 명확히 구별하기가 어려운점도 있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다고하여 악몽과 나이트테러를 같은 것으로 볼수는 없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의 공격성과 진화

악몽이건 나이트테러건 무의식상태에서 일어나는 공격성, 예컨대 협박, 말다툼, 폭행, 강간, 살인등은 어째서 조용하고 얌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것일까.

연구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험한꼴을 겪어본일도 별로 없고 살인이나 폭력같은것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수동적인 사람들도 난폭한 꿈을 꾸는예가 많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한 설명은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 인간의 두뇌연구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학자들은 부분적으로 대뇌의 교수(橋髓)에 있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받아 무의식상태의 폭력이 나타나는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신경세포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오래된 부분 즉 골동품같은 세포라는 점이다. 여기에서 유추해 본다면 악몽이나 나이트테러는 조상의 공격성과 관련이 있는 유전적 현상이 아닌가 하는것이다.

일찌기 그리스의 플라톤은 국가론이라는 책에서 "우리 모두에게, 매우 선량한 사람들에게도 야수성이 감추어져 있다.

그 야수성은 잠자는 동안 고개를 든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이런 말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겠다.

'칼빈 홀'과 '버논 소드비'라는 학자들이 쓴 '개인과 꿈'이라는 책을 보면 젊은 미국인 남녀에서 조사한 1천건의 꿈가운데 약 반이 폭력성있는 꿈이었다고 한다. 또 아프리카 '우간다'사람들을 상대로 조사한것을 봐도 공격적인 꿈이 매우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가 영국인을 상대로 미국의 경우처럼 젊은이들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역시 공격적인 꿈이 많았다. 그러나 살인같은 꿈의 빈도는 미국의 경우보다 적었다.

잠자리가 어수선할때는 혼자자라

어쨋든 악몽이나 나이트테러가 빈번히 나타날때에는 혼자자거나 혼자 자도록 유도하는게 긴요하다.

'켐프'씨와 비슷한 경우로 미국군인 이었던 29살된 '유진 보셔'라는 사람도 잠자다가 옆에 누워있던 여자를 교살한적이 있다. 그도 재판에서 '의식없는행위'라는 이유로 무죄석방이 되었지만 이밖에도 살인까지 가지는 않았더라도 자다가 옆의 사람을 심하게 때리던가 목을 눌러 숨막히게 하는 경우는 무척 많다. 자다가 용수철처럼 벌덕 일어나서 중얼 중얼하는 경우는 나이트테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이런 사람은 자다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는 위험한 사람이다. 남편이라면 같은 침대를 쓰기보다 따로 따로 침대를 쓰는게 현명하다. 또 자다가 일어나 방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정원을 헤매다 들어오는 사람(몽유병자)도 언제 무의적으로 난폭한 짓을 할지 모른다. 지난해에도 영국의 한 주부가 한집에서 친구와 자다 그 친구가 자다 일어나 마구 때리는 바람에 혼이 난 사건이 있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모톤 셔츠맨

🎓️ 진로 추천

  • 심리학
  • 의학
  • 법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