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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모제 연내 시판 가능성

대머리에 희소식

75%의 발모효과를 가져온 마이녹시딜(minoxidil)이 사상최초로 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82년, 당시 41살 된 '빌 저린스크'(전기기사)는 23년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와 헤어지면서 체중이 45파운드나 빠졌다. 그런데 머리까지 마구 벗겨지기 시작했다.

18개월만에 회복
 

●대머리부분. 치료후 새털이 나오는 모습


그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조깅을 열심히 해서 심신을 단련하는가 하면 '로날드 새빈'이라는 유명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았다. 그는 자신의 대머리를 '새빈' 박사에게 '기니아 피그'(실험재료)로 제공한 것이다.

18개월동안 치료를 받고 그의 머리는 정상을 되찾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머리 숱이 적었던 머리가 아주 숱이 많은 사람의 머리처럼 되지는 않았으나 대머리 상태는 면하게 되었다.

'저린스크'는 미국 전역에 걸쳐 '마이녹시딜'(minoxidil)치료를 받기를 자원한 2천4백30 명중의 한 사람이다. 전국의 피부과 의사들이 최근 몇년동안 마아녹시딜을 자원자에 한해 사용해 왔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이 약제를 사용한 사람의 75%가 일단 효과를 보았다. '일단'이라고 말한것은 발모효과가 부분적인 경우도 있었다는 뜻이다. 벗겨진 머리의 4분의 1 정도에서 머리털이 다시 난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어쨌든 발모제로서 이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면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

마이녹시딜을 만든 회사는 '업존'(Upjohn) 시판이 허용될 경우 제품이름은 '리게인 토피컬제'(Regaine Topical Solution)라고 할 예정.

발모제 시판허용 최초가 될지도

'업존'사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인 FDA에 1백 73권이나 되는 책자로 시판 허용신청서를 내놓고 있다.

엄격하기로 이름난 FDA가 '마이녹시딜'의 시판을 허용한다면 발모제시판 허가로는 사상 최초가 되는 것이다.

'업존'의 신제품이 허용된다면 '레데를'은 '바이프로스톨'(Viprostol)이라는 발모제의 시판을 신청할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도 이미 실험을 통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한다.

남자의 오랜 숙원

올해에 미국인은 머리때문에 50억달라를 쓸것이다. 샴프같은 세척제를 사는데에서부터 머리털을 펴거나 곱슬거리게 하는 비용, 여자들의 미용비를 합해서말이다. 이 50억달라라는 돈은 핵추진항공모함 두척을 만들거나 내년도 스타워즈예산과 비슷한 액수이다.

신체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는것이 머리이기 때문에 남·년 모두 머리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지 모르겠다.

지난 83년 3월 워싱턴(D.C)병원센타는 '마이녹시딜'의 실험에 응하고 싶은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그런데 즉시 전국에서 1만명이 신청, 전화통이 막히고 병원 앞은 대머리인 사람들로 포위가 되다시피 했다.

대머리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는 것은 남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기원전 2000년경에 쓰여진 이집트의 파피루스뭉치에도 대머리치료법이 쓰여있다. 벗겨진 부분에 뱀이나 악어, 거위, 사자의 지방을 썰어서붙이라는 것이다. 로마시대의 동전을 자세히 보면 '시저'의 머리모양이 재미있다. 한쪽 귀에 있는 긴머리털을 벗겨진 머리위로 빗질해 반대쪽으로 넘긴것을 볼수있다.

옛날부터 약장수들은 대머리의 심리적 약점을 노려 엉터리 약을 마구선전하고 팔아왔다. 황소의 정액부터 마요네즈까지 치료제로 팔리기도 했다. 미국인은 지금도 한해에 2억달러나 대머리를 없애기 위해 쓰고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이외에는 효과가 없었다.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면 대머리는 없어진다. 그러나 남자들에게 유감스럽게도 엄청난 대가를 요구한다. 즉 여자처럼 가슴이 부풀고 생식선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마이녹시딜의 정체

미시간주에 있는 '업존'은 설립된지 1백여년이 되는 미국 유수의 제약회사이다. 이 회사는 지난 79년 FDA의 허가를 얻어 마이녹시딜이 포함된 고혈압치료제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혈관 확장용) 그러나 이 약은 구토나 현기증 가슴이 뛰는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마지막약, 즉 다른 방법이 별무 효과일때에만 의사들이 사용했다. 이약의 또 하나의 외견상 부작용은 온 몸에 털이 많이 나는 증세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아직도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업존'회사의 약사들을 이 털나는 부작용을 대머리치료에 이용하면 좋을것같다고 판단, 마이녹시딜을 로션처럼 만들어 벗겨진 머리에 발라본 것이다.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수천년동안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업존'사는 기뻐했다.

선전에 속지 말라

대머리는 질병이 아니다. 그것은 여자에게 젖가슴이 있듯이 제2의 남성 성징의 하나에 불과하다. 다만 대머리가 생기는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60년대에는 '지능설'이라해서 머리가 좋은 사람은 두뇌가 크기 때문에 머리 피부가 평창, 머리털이 빠지기 쉽다고 했다.
최근의 설로 피부의 각질화 현상, 즉 머리피부가 굳어져서 머리털이 자라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자의 대머리 현상은 대부분 꼭대기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옆으로 번진다. 이것을 'M형' 탈모현상이라고 한다.

현재 대머리치료제로 허가받은 약품은 전혀 없다. 그런데도 '탈모방지' 또는 '발모촉진'이라는 선전 문귀가 들어있는 샴푸라든가 컨디셔너, 또 식품이 많이있다. 이들 상품에는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나 들어보지 못한 실험실의 이름이 들먹여지고 있다.

가장 우스운 에피소드는 '존 브렉'이라는 억만장자의 얘기. 그는 샴푸를 만들어 대머리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선전했다. 그는 샴푸장사로 거부가 되었다. 지난 65년에 죽었는데 자신의 대머리도 고치지 못하고 죽었다. 대머리 치료에 대한 단속도 여러번 있었다.

사기 또는 유해약품을 판 혐의로 투옥된 사람도 있었지만 대머리치료제의 선전은 그치지 않고 있으며 공공연하게 또는 우편배달을 통해 판매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머리가 벗겨지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다 어떤 약품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땅콩버터를 주원료로해서 만든 약을 매일 벗겨진부분에 3개월정도 문질러대면 머리털이 약간 많아진다. 그러나 사용한 사람이 어느 정도의 심리적 만족을 얻을수는 있겠으나 여전히 대머리임에 불과하다.

이밖에 이탈리아제 '너트리올'이라는 약도 아주 좋은 모발 컨디셔너임에는 틀림없지만 회사의 선전대로 발모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화학분석결과 샐러드 기름이상의것이 아니었다.

'새빈'박사는 자기 연구실에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발모제를 발명했으니 공증을 해달라고 청했다고 한다.

그는 "증명을 해줄터이니 사람을 데려와라. 사진을 찍은 다음 대머리가 치료되면 다시 데려오라"고 했는데 이제까지 수십년동안에 벗겨진 머리를 치료해서 다시 데려온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제약비지니스는 어느나라나 비슷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도 경쟁이 보다 치열한 분야로 정평이 나 있다.

'업존'의 발모제얘기가 보도되기 시작하자 '레데를'이 나섰고 FDA의 승인을 잘 따내는 '파이자'회사가 극비리에 제품개발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두주자인 '업존'은 FDA의 허가가능성에 대해 "금년내 허가가 날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회사는 발모제생산을 위해 2천6백만달라나 투자해 시설을 만들어 놨고 잽싼 주식 투자가들이 몰려 '업존'의 주식시세는 지나해에 배로 뛰어올랐다. '마이녹시딜'의 작용에 대해 정확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것은 "세포의 노쇠현상을 늦추고 이에 따라 백혈구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것"정도. 다시 말해 인체의 면역체제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마이녹시딜이 시판되더라도 사용자는 매우 조심스러워야한다. 이약은 물론 처방약으로 허가가 날 것이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염려스러운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첫째 꼭 대머리가 없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 실험에서도 75%의 효과가 있었다.
● 둘째 싼값에 쓸수없다는 점. 1년에 8백~1천2백달러정도의 비용이 들것이다. 그리고 중간에 사용을 그만 둬서는 안된다는 것. 즉 살아 있을 동안 계속 사용해야 한다.
● 셋째 중년이후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잘 들었으며 머리위보다 뒷머리부분에 효과가 좋았다.
● 네째 매일 발라야하는 번거러움이 있고 부주의하게 사용했을 경우 귀나 이마등에서도 머리털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아주 좋은 강점이 있으니 그것은 마이녹시딜은 최소한 더이상 대머리가 되지않는 탈모방지의 효과는 확실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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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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