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계의 중간에 선 존재
로보트라면 보통사람들은 흔히 인간과 비슷한, 만화에서 등장하는 그러한 로보트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되고 있거나 연구되고 있는 로보트의 수준은 일반인들의 상상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렇지만 로보트기술의 목표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므로 언젠가는 독자들의 상상에 가까운 그런 로보트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현재 사용되거나 연구되고 있는 로보트는 인간과 자동기계의 중간부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로보트라는 기능공은 자동기계보다 유연하며 인간보다는 지능이나 감각, 기술이 떨어지는 자동화기계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유연성이라 함은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고 용도의 변경은 자동기계의 경우라면 기계구조를 변경시켜야 얻어지나, 로보트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즉, 프로그램의 변경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보트는 여러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나 인간에 가까운 정도를 기준하여 항간에 쓰이는 단어를 정리해보면 우선 가장 저급한 간이로보트를 들 수 있다. 이는 자동기계에 유사한 것으로서 작업순서의 변경으로 유연성을 얻는 것이며 가장 저가격형이다.
다음으로 현재 일본 등 선진공업국에서 실용화되고 있는 산업용로보트가 있다. 이는 수치제어(NC)기술을 이용한 것으로서 그 구성은 인간의 팔에 해당하는 로보트팔과 두뇌부에 해당하는 제어기로 되어 있다. 이 외에 약간의 작업에 필요한 감각(시각, 역각 등)을 가지고 있다.
가장 고수준의 것으로서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게 지능로보트이다. 글자그대로 인공지능을 가지며 인간과 같이 감각정보에 기초하여 상황판단, 행위결정까지 하게 하려는 로보트.
그 외에도 극한작업로보트, 이동로보트라고 불리는 것이 있는데, 앞의 것은 우주탐험, 원자력플랜트 심해탐사 등의 특수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며, 뒤의 이동로보트라 함은 이동기구(다리 바퀴 크롤러 등)를 가지며 이동성이 있는 로보트를 지칭한다.
여기서는 산업용로보트 및 지능로보트에 대하여 그 동작원리와 종류 및 활용영역을 살펴보기로 하자.
팔, 제어기, 감각기로 구성
현재 사용되고 있는 로보트는 외관적으로보면 로보트팔, 제어기, 감각기(Sensor)로 구성되어 있다.
로보트팔은 인간의 팔에 유사하며, 제어기는 인간의 두뇌부에 해당한다. 감각기는 주로 시각, 역각, 촉각 등이 사용된다.
![(그림1) 로보트의 관절을 나타내는 기호](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602/S198602N003_img_01.jpg)
팔의 구성과 동작
로보트팔의 형상은 인간의 팔의 형상에 닮아 있다. 인간의 팔은 동작의 자유도가 7인데 반하여 로보트팔은 대개 4~6의 것이 주로 사용된다.
자유도는 단위동작의 갯수를 말하는 것으로서 주로 사용되는 것은 직선동작과 회전동작이며, 회전동작은 비틀림동작과 굽힘동작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을 알기 쉽게 기호로 나타내면(그림1)과 같다.
그리고 이들 단위동작이 나타나는 기계구조부분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관절(Joint)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팔을 우리는 어깨관절(3자유도) 팔꿈치관절(1자유도) 손목관절(3자유도)이라고 부르듯이 로보트는 어깨관절(팔꿈치관절 포함하여 3자유도) 및 손목관절(3자유도 이하)이라고 부른다. 또는 어깨근원부터 시작하여 제1관절…제6관절 이라고도 부른다.
로보트에 일반적으로 6개의 자유도를 주는 이유는 6자유도라야만 수학적으로 공간상의 임의의 위치에서 임의의 자세를 취할수 있기 때문이다. 즉, 3차원 공간에서 위치를 잡는데에 3개의 자유도(어깨부의 3관절), 자세를 잡는 데에 3개의 자유도(손목부의 3관절)가 소요된다.
특수한 작업이나 정확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없을 경우에는 손목관절을 둘 혹은 하나로 보(작업내용)를 보관하며(RAM), 그외 로보트시스템의 운용을 통제하는 OS프로그램, 로보트의 운동을 계산·제어하기 위한 제어용프로그램, 센서정보처리프로그램, 로보트에 고도의 지능을 주기 위한 판단·결정 프로그램과 각종 필요한 정보를 보관한다(ROM).
입력장치의 하나인 교시상자는 로보트가 행하여야 할 작업내용을 입력시키기 위한,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가르쳐주기(교시)위한 장치로서, 이를 조작하면 로보트가 따라서 움직이게 되어 있다. 물론 이때 CPU 및 메모리의 운동제어용프로그램이 관계된다.
로보트로 하여금 필요한 자세를 취하게 하고 난 후 그때의 각 관절의 값을 작업프로그램에 입력시킬 수 있다. 그 외의 여러 기능으로 로보트를 직접 움직여가며 직업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데 이를 직접교시라고 한다.
키보드는 간접교시 혹은 시스템조작을 위한 입력장치로서 보통의 컴퓨터의 그것과 동일하다. 간접교시란, 직접 로보트를 움직이지않고, 각 관절값을 수치로 입력해나가며 작업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을 지칭한다.
![(그림2) 어깨 3관절의 형태에 따른 로보트의 분류](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602/S198602N003_img_02.jpg)
![(그림3) 손목관절의 형태](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602/S198602N003_img_03.jpg)
시각, 거리각, 접촉각 등의 센서기능
센서(Sensor)란 감각기를 뜻한다. 로보트라는 유연한 자동기계에 융통성을 더욱 풍부히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감각기에 대응한다. 작업상태의 갑작스런 변화나 이상상태를 감지하여 작업을 정지시키거나 작업중 상황이 변화할때에 이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또는 보다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 사용한다.
이의 종류에는 시각, 거리각, 근접각, 접촉각, 역각, 그외의 인간에게는 없는 감각기능 등이 있다.
이러한 센서의 여러 기본적인 활용방법은 우선 작업전 혹은 작업중의 상태를 검지하여 이상여부를 살피고 이상이 있을 경우에 이를 CPU에 통지하여 이상을 알리면 CPU는 해당프로그램을 불러내어 적응작업을 행하든가 아니면 작업을 중지시키는 것이다.
결국 지능로보트라 함은 이러한 센서기술의 활용에 기초하며, 이들의 복합적, 지능적 사용을 꾀하기 위하여 인간의 지능을 인공적으로 기계에 이식하고자 하는 인공지능기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인간의 초보적인 지능정도가 실현되기까지에는 방대하여 사용한다. 7개 이상의 자유도의 경우에는 잉여자유도가 생겨서 장애물회피 등에 유리하나 수학적인 처리가 까다롭다.
어깨3관절의 배열형태에 따라 로보트를 직각좌표계형, 원통좌표계형, 극좌표계형, 다관절형으로 나누기도 하며 이중 다관절형이 인간의 팔과 유사하며 가장 유연성 및 작업공간이 넓어 그 용도가 넓다. 다관절형에는 수직다관절형과 수평다관절형이 있다.(그림2)참고.
손목관절의 배열은 일반적으로(그림3)과 같으며 기구부는 소형일수록 좋다. 이들 관절은 엑츄에이터(Actuator)와 직선 혹은 회전운동기구로 구성되는데 엑츄에이터의 동력원에 따라 로보트를 유압로보트, 전동식로보트, 공기압로보트로 나누기도 한다.
유압식은 큰 힘 혹은 빠른 속도를 요구할때(특히 스프레이페인팅작업)에 많이 쓰이며, 대부분은 전동식이다. 공기압식은 잘 사용되지 않으나 간이로보트에 자주 사용된다.
유압식로보트의 경우 직선운동관절에는 유압실린더, 회전운동관절에는 로타리엑츄에이터를 사용하거나 혹은 실린더를 응용하며, 전동식의 경우에는 각각 전동모토와 보올스크류, 전동모터 감속기를 사용한다.
로보트팔의 동작은 이들 각 관절의 운동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각 동작은 로보트팔의 선단점의 궤적으로 나타낸다. 그 궤적은 시점, 경유점 및 종점으로 칭하는 일련의 동작점으로 표시한다. 각 동작점은 전술한 바와 같이 6개의 자유도를 가지며 다음의 식으로 표현된다.
P=P(θ₁,θ₂,θ₃,θ₄,${θ}_{5}$, ${θ}_{6}$)
여기에 θ는 각 관절의 회전각을 나타낸다. 또 이 P는 수학적인 계산에 의하여 3차원공간에서의 위치와 자세로 변환시킬 수 있으며 다음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P=P(X, Y, Z, α, β, γ)
여기서 X.Y.Z은 3차원 직교좌표값, α,β,γ는 자세를 나타내는 각도이다. 위의 두 식간의 변환을 운동학적 변환이라 하며 이 변환은 제어부의 제어프로그램에 의하여 컴퓨터가 수행한다.
결국 로보트의 동작은 지정한 시점과 종점 사이(직선 혹은 곡선)를 세밀히 나누어 중간점을 운동학적 변환에 의하여 구하고 그 점들의 관절각값을 엑츄에이터가 순차적으로 취해 나감으로써 이루어진다.
제어기의 구성과 역할
로보트제어기는 하나의 컴퓨터시스템으로 보면 된다. 그 구성은 (그림4)와 같다. 그림에서 보듯이 제어기는 중앙연산장치(CPU)기억장치, 서어보제어기, 센서신호처리기 및 입출력장치로 되어 있다. 입력장치로서는 교시상자(Teachingg box)와 키보드(Keyboard)를 사용하며 출력장치로서는 CRT표시기, 프린터, 플로터 등을 사용한다.
먼저 서어보제어기 서어보(Servo) 라는 뜻은 노예라는 뜻으로서 엑츄에이터를 제어하는 기기이며 CPU로부터 동작지령을 받아 엑츄에이터를 구동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센서신호처리기는 센서로부터 센서신호를 받아서, 센서용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정보의 형태로 바꾸어낸다. 이는 간단한 센서의 경우 하드웨어 만으로 가능하나 시각센서와 같이 고등한 센서의 경우는 별도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필요로 한다.
CPU는 모든 시스템을 통괄하는 장치로서 보통 다관절형의 경우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한다. 고속연산을 위하여 별도의 수치연산프로세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CPU가 담당하는 역할은 컴퓨터의 그것과 흡사하여 입력장치로부터 입력정보를 받아서 필요한 처리를 행한다.
기억장치는 입력장치를 통하여 입력된 정한 양의 연구개발이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림4) 로보트제어기의 구성](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602/S198602N003_img_04.jpg)
로보트가 동작하는 순서
로보트의 동작원리는 이미 앞에서 설명이 되었으나, 작업의 시초부터 설명하며 다음과 같다.
우선 교시상자에 의한 직접교시 혹은 키보드에 의한 간접교시로써 작업프로그램을 작성하여 로보트의 작업프로그램기억부에 보관한다. 이 작업프로그램은 호스트컴퓨터(Host Computer)로부터 전송하는 수도 있다.
작업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각 동작점의 지시, 동작점간의 이동방향지시, 이동속도지시, 주변기기의 제어정보, 작업순서의 지정, 센서정보의 처리 등이다.
동작점간의 이동방법에는 기본적으로 PTP(Point to point)방식, 직선운동, 원호운동의 셋으로 되어 있다. 직선이나 원호운동은 CP(Continuous Path)제어라고 부르며, 로보트의 기본동작은 점과 점간의 이동 (PTP제어)이므로, CPU가 운동제어용프로그램에 의하여 직선구간을 실시간(Real Time)으로 세밀히 나누어 각 중간점의 관절각들을 계산해낸다.
작업실행명령을 교시상자나 키보드를 통하여 내리게 되면, CPU가 작업프로그램의 내용 및 순서에 따라 해당프로그램을 호출하고 센서정보를 받아들여 필요한 동작지령을 서어보제어기에 시시각각 전송한다.
서어보제어기는 이에 충실하에 엑츄에이터를 구동하며, 이를 엑츄에이터의 운동이 각 관절을 통하여 합성되어 로보트팔의 선단점이 지정된 경로를 움직이게 되고 작업이 행해지게 된다. 이때 센서는 계속적 혹은 단속적으로 작업상태를 감시하여 대응조치를 강구하게 한다.
고급 로보트의 활용-일본이 4만대로 최고
이상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산업용 또는 지능로보트에 대하여 설명하였으나 실제 사용되고 있는 로보트의 많은 수가 이보다 저급한 수준의 것이며 인간에 가깝기 보다는 자동기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로보트가 일본에서는 4만대 이상 미국, 유럽에서 각각 2만대 이상이 보급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계속 확산중에 있고 또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자동화수단으로서 로보트의 메리트가 크기 때문이다.
로보트의 장점이란 기존 자동기계에 비하면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즉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있어서 다품종소량생산의 형태가 지배적으로 되어 가고 있으므로 기존 자동기로서는 대응이 부적절해진다는 것이다. 로보트는 단순히 작업프로그램과 로보트선단의 공구만을 변경시킴으로서 작업대상, 작업내용의 변화에 얼마든지 적응할 수 있다.
또 인간에 비교하자면 기능면, 기술면에 있어서 아직 떨어지지만 인간과는 달리 휴식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24시간 조업에 적합하며, 기계이므로 작업의 품질의 균일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또한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악조건하에서의 작업도 꾸준히 말없이 잘 해낸다. 단점으로서는 전술하였듯이 기술이 부족하고 지능이 부족하다는 점인데 이는 센서기술 인공지능기술의 개발로써 꼭 필요한 정도는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로보트라는 이름의 기능공 혹은 기계는 다품종소량생산의 가장 적합한 자동화수단이며 앞으로 그 발전 및 보급은 날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현재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로보트의 주된 용도는 다음과 같다.
자동차의 스포트용접, 아크용접, 물품반송적재, 공작물착탈, 주물폐기물의 처분, 전자부품조립, 기계부품조립, 스프레이페인팅, 접착제 바르기, 기계가공, 부품검사용, 측정용 등.
국내 로보트 산업의 현황
아직 한국은 로보트의 개발, 생산, 보급 및 활용실적이 아주 미미하다. 국내에서 개발한 기종중대표적인것은 한국기계연구소의 6자유도 수직다관절형(중형), 대우중공업의 5자유도 수직다관절형(소형), 삼성정밀의 4자유도 수평다관절형 등이며 그외 2~3기종이 있다.
국내에 보급된 로보트의 총 대수는 약1백대 안팎으로 추산되며 반 이상이 교육, 전시용이며 생산라인에서 효율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경우는 적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로보트산업이 매스컴에서 보도하여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이렇게 미미한 이유로서는 우선 로보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할만큼 인건비의 부담이 크지 않으며, 주변시스템의 자동화의 미비로 인하여 로보트가 투입되어도 충분히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작금 국내에 자동화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곧 로보트의 수요가 급증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접·조립에 활용되는 국산로보트
현재 로보트를 개발하거나 이용하고 있는 국내기업으로는 대우(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등) 삼성(삼성정밀 삼성전자 등) 럭키금성(금성사 금성통신 등) 현대(현대자동차 등) 기아산업 코오롱 등등을 들 수 있다.
이중 대우중공업은 국내최초로 컨트롤러를 개발, 로보트의 자체생산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로보트의 두뇌에 해당하는 컨트롤러는 로보트산업의 혁신기술로 로보트제작경비의 60%이상을 차지한다. 대우중공업은 연간 6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컨트롤러개발에 성공했다는 것.
이같은 연구결과로 제작한 것이 산업용로보트인'노바10'이다. 지난해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라인에 투입된 이 로보트는 컴퓨터동시제어기능을 가진 중급수준으로 평가된다. 공장기능을 자동화할 때 적한한 아크용접토치, 공작물 파지용 핸드, 조립용 볼트 러너 등을 로보트 손목에 부탁할 수 있어 다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노바10'은 대우중공업의 인천·창원·부곡공장에 각 1대씩 배치돼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공장에서는 지게차 부품의 용접을 담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대우중공업의 로보트개발에 참여했던 나덕주차장은 '노바10'의 이용효과에 대해 "로보트의 용접기술은 1류 기능공 정도로 우수할뿐아니라 작업수준이 균일한 이점이 있다"면서 인건비 절감과 로보트에 대한 투자비가 맞먹어 아직은 비용면에서 큰 이득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중공업과 함께 국산로보트를 개발, 이용하고 있는 곳은 삼성정밀. 84년 10월 조립용로보트 'STR600'을 설계에서부터 가공제작에 이르기까지 자체개발해냈다.
삼성정밀 창원공장의 카메라 부품조립라인에 배치된 이 로보트는 50μ의 정밀도를 갖고 있어 기어 핀 등을 삽입하는 정밀·섬세한 작업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와이즈만'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산업용로보트는 불량품이 거의 제로상태가 될만큼 작업이 정확하고 기능공 2, 3명 정도의 일을 한다는 것.
삼성정밀은 금년 6월경 기존의 'STR600'보다 2배나 기능이 향상된 소형 정밀조립용로보트를 개발해낼 예정인데, 각종의 회로기판 반도체 카메라부품 등의 조립라인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대우중공업이나 삼성정밀의 경우, 자체개발한 로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금성사의 경우는 일제 로보트를 도입, 조립라인에 대거 설치해 놓고 있어 본격적인 로보트시대를 열고 있다.
금성사 평택공장의 비디오조립라인이 바로 로보트를 이용한 자동화라인의 선두주자인 셈. 비디오의 테크조립라인에 33대의 로보트를 설치, 라인의 자동화율이 55%에 달하고 있다는게 금성사측의 얘기다. 내년에는 자동화율이 85%로 높아진다는 것이고 보면 그만큼 로보트가 더욱 많이 등장할 전망이다.
'주미''미나'또순이'등 저마다 고유의 별명을 갖고 있는 이 로보트들은 다관절로보트(4축제어) 12대와 간이로보트 21대로 돼있는데, 작업내용은 사람들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부품삽입. IC 저항콘덴서 등을 부품공급장치로부터 공급받아 제자리에 정확하게 꽂는게 주임무다. 현재 2백~3백개의 부품을 이 로보트들이 조립하고 있다.
정밀도가 ±0.01㎜인 이 로보트들의 작업능력은 대우중공업이나 삼성정밀의 로보트와 마찬가지로 '우수하고도 균일한 품질'을 내고 있다는 것. 부품품질의 향상으로 제품품질이 좋아지는 효과가 가장 큰 이득이라는 예기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로보트들은 아직은 용접 조립 등의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크게 주목받을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내에 로보트가 질과 양에서 크게 돋보일 것이라는게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