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페이퍼 선생님을 따라서 망가진 책을 관리하는 방으로 들어섰어.
그곳에는 온갖 글자들이 날아다니고 있었지.
“책벌레들의 짓이란다. 책 속의 글자들을 갉아먹거나 떼어서 섞어놓지.”
선생님은 작은 책벌레들이 꼬물거리고 있는 유리병을 보여주셨어.
“히익! 루스…”
티아는 놀랐는지 내 뒤로 숨었지.
“저번에 다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몇 마리가 돌아다니더구나. 그 녀석들을 좀 잡아주지 않겠니?”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우리는 몇 권의 책을 더 확인했고, 유리병 두 개 가득 책벌레를 잡아넣을 수 있었어.
“더 없는 것 같지?”
“글쎄…”
그때, 방 안쪽 작은 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여기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문을 열려고 하자, 티아가 나를 말렸어.
“선생님 오시면 말씀드리자. 괜히 열었다가 엄청나게 큰 벌레라도 나오면 어떡해?”
엄청 큰 벌레그건 너무 징그러울 것 같았지만, 문제는 내 손이 이미 문을 열고 있었다는 거야. ‘좀 더 빨리 말해주지’라는 표정으로 티아를 돌아보는 순간, 티아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
“루스!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