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침대, 책상, 의자, 장롱 같은 가구를 새로 샀어요. 제 취향에 맞는 색으로 골랐지요. 그런데, 책상의 모양만 보고 샀더니 책상이 너무 커서 방에 들어가지 않네요. 가구의 크기는 도대체 어떻게 재야 하나요?
옛날에는 길이를 어떻게 쟀을까?
가구를 사러 가면 종종 ‘6자 장롱’, ‘4자 서랍장’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어요. ‘자’는 센티미터(cm), 미터(m)와 같은 길이 단위를 사용하기 전에 쓰던 말이에요.
조선시대 때 세종대왕은 과학자이자 음악가인 박연을 시켜 ‘황종척’이라는 자를 새로 만들었어요. 황종척은 악기를 만들 때 주로 사용됐지요. 황종척의 길이는 우리나라에 고대부터 있었던 곡물인 붉은 기장 100알을 나란히 늘어놓은 것과 같았는데, 이를 ‘1척’이라고 했어요. 오늘날의 단위로 바꾸면 황종척 1척은 약 34.48cm예요.
이후, 황종척을 기준으로 옷감의 길이를 잴 때 사용한 ‘포백척’, 건축을 할 때나 토지를 잴 때 사용한 ‘영조척’, 과학 기구를 잴 때 사용한 ‘주척’ 등 여러 가지 자를 쓰임새에 따라 만들어 사용했어요. 자마다 1척의 길이가 각각 다른데, 오늘날의 단위로 보면 포백척은 약 46cm, 영조척은 약 30.65cm, 주척은 약 20.66cm랍니다.
이때, ‘척(尺)’은 한자로 나타낸 것이라 이것을 우리나라 표현으로 나타낸 것이 ‘자’예요. 1척은 1자와 같지요. 1자의 길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져서, 오늘날에는 1자가 약 30.3cm와 같다고 계산해요. 그래서 ‘6자 장롱’은 길이가약 181.8cm라는 걸 의미하지요.
W, D, H를 측정하라!
가구를 살 때 가로 길이만 잰다고요? 가구는 입체이므로, 가구의 길이뿐만 아니라 폭과 높이까지 알아야 하지요. 슈퍼M과 함께 가구 크기 재는 법을 알아봐요.
책상, 책장, 장롱 등 대부분의 가구는 모든 면이 직사각형으로 이뤄진 입체도형인 ‘직육면체’와 비슷해요. 가구가 직육면체 모양이어야 사각형 모양의 방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직육면체의 부피를 잴 때 가로, 세로, 높이를 재듯이 가구의 크기를 나타낼 때도 가로, 세로, 높이를 표시해요. 이때, 가로, 세로, 높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알파벳 W, D, H로 나타내기도 하지요.
W는 ‘Width’의 앞 글자로 가로 폭이나 너비를 의미해요. 가구의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의 길이를 재면 되지요. D는 ‘Depth’의 앞 글자로, 세로 폭을 의미해요. 가구의 앞쪽 끝부터 뒤쪽끝까지 세로로 길이를 재면 되지요. 마지막 H는 높이를 의미하는 ‘Height’의 앞 글자로, 바닥에서부터 위쪽 끝까지 가구의 길이를 재면 돼요.
여기 있는 가구를 한번 살펴봐요. 이 가구의 가로(W)는 733, 세로(D)는 520, 높이(H)는 815예요. 이때, 단위는 밀리미터(mm)를 사용하지요.
가구의 크기를 나타낼 때는 센티미터 대신 밀리미터 단위를 쓰는 경우가 많아요. 1cm는 10mm와 같으므로, 이 가구의 W, D, H를 센티미터로 나타내면 각각 73.3, 52, 81.5예요. 센티미터를 이용해도 문제는 없지만, 사람들이 소수보다는 자연수로 된 정보를 보는 것이 더 편리해서 주로 밀리미터 단위로 표시한답니다.
방에 가구를 배치할 때는 가구의 가로, 세로,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해요. 가구를 둘 자리의 가로, 세로, 높이와 비교해보고 가구가 알맞게 들어갈지, 가구를 배치했을 때 내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