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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21화. 마누팩토 행성의 프로보, 프로보, 또 프로보 ...?

+ 놀이북 10쪽과 함께 보세요!

 

지난 줄거리. 해롱 호 대원들이 몸을 녹였던 온천수는 괴물 ‘부르르’의 오줌이었다. 대원들은 착한 우왁족의 도움을 받아 부르르를 유인하고, 부르르의 오줌으로 얼어붙은 해롱 호를 녹여 얼음별을 무사히 탈출한다.

 

“딱지야, 너 나한테 아무거나 하나만 물어봐라.”

조종실에서 근무를 서고 있는데, 프로보가 갑자기 딱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딱지는 어리둥절해서 되물었습니다.

“뭐라고요?”

“아무거나 물어보라고. 기왕이면 계산 문제로.”

“음다리가 71.52개인 지네가 237.3마리 있을 때 지네의 다리는 모두 몇 개일까요?”

“그건”

프로보는 대답하려다 말고 갑자기 몸이 굳어 버렸습니다. 딱지가 의아하게 쳐다보다가 물었습니다.

“프로보, 괜찮아요?”

 

 

 

몇 초 뒤 프로보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리가 71.52개인 지네가 어디 있나? 237.3마리는 또 뭐고? 237마리 아니면 238마리겠지! 순간 회로가 멈춰 버렸잖아!”

“아무거나 물어보라면서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다리가 71.52개인 지네가 있을 확률은 해롱 선장이 뀐 방귀가 전부 다 해롱 선장 콧구멍으로 들어가 버릴 확률과 같다!”

“하필 비유도”

딱지는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때마침 해롱 선장과 루띠, 용용이 조종실로 들어왔습니다. 프로보가 말했습니다.

“선장님, 저번에 불시착한 뒤로 제 회로가 어딘가 이상합니다. 고향에 가서 점검을 받고 싶습니다.”

“흠, 어차피 해롱 호도 수리를 받아야 하니까 이참에 다녀와. 심심하면 딱지도 데려가든가.”

그러고 보니 딱지도 프로보의 고향이 궁금했습니다. 둘은 셔틀(정해진 구간을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는 왕복선)을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근데 프로보는 어떻게 태어난 거예요? 집이 어디에요?”

“나야 당연히 공장에서 태어났지. ‘마누팩토 행성’이 내 고향이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이지. 가끔 휴가 때마다 들러서 점검을 받아.”

“마누팩토 행성이라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요.”

프로보와 함께 마누팩토 행성에 도착한 딱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행성은 처음 봤기 때문입니다. 마누팩토 행성은 크기가 작고, 전체가 금속으로 덮여 있었지요. 산도 바다도 나무도 없었습니다. 대신 반짝이는 은빛 건물과 금속 도로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습니다.

“우와! 어떻게 온통 금속일 수 있죠?”

“우리는 물도 안 마시고 농사도 짓지 않는다. 전기만 충분하면 돼.”

프로보는 셔틀을 몰아 거대한 건물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저기가 내가 태어난 공장이다. 나와 같은 로봇들은 모두 저기서 태어나 은하계 곳곳으로 퍼져나가지.”

셔틀이 착륙하고 딱지와 프로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딱지는 한 번 더 크게 놀랐습니다. 수많은 프로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거든요!

“저, 저기왜 다들 프로보하고 똑같이 생긴 거죠?!”

“응? 당연하지 않나? 이 공장에서 태어나는 로봇은 다 똑같이 생겼다.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도 마찬가지고.”

“으~, 이래서는 프로보를 잃어버려도 찾지도 못하겠네.”

딱지가 두리번거리며 말을 하는 사이 프로보는 저만큼 가버렸고, 딱지는 어떤 로봇이 프로보인지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프, 프로보?”

이름을 부르자 수많은 프로보 중 하나가 딱지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나 여기 있다! 잃어버리지 말고 잘 쫓아와!”

딱지는 프로보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열심히 쫓아갔습니다. 그러다 딱지는 실수로 자기 또래의 한 인간 남자아이와 어깨를 부딪쳤습니다.

“아야! 눈을 얻다 두고 다니는 거야?”

“아,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야? 인간 녀석들은 이래서 안 된다니까. 버릇을 고쳐놔야 해.”

딱지는 기분이 상했습니다.

“살짝 부딪힌 것 가지고 너무하지 않습니까?”

“뭐? 너도 내가 어려 보인다고 무시하는 거냐? 난 햇빛을 못 받아서 젊어 보이는 거라고!”

“그게 무슨 말이에요!”

딱지도 슬슬 화가 났습니다.

“쯧, 내가 마음이 넓어서 참는다. 조만간 죄다 버릇을 고쳐 놓겠어!”

그 남자가 딱지를 노려보며 말했습니다. 딱지는 우주순찰대라는 신분을 생각하며 꾹 참고, 얼른 프로보를 쫓아갔습니다.

‘마음이 넓기는 무슨! 코딱지만한 게.’

프로보가 어떤 방문 앞에 서서 말했습니다.

“난 여기서 점검을 받는다. 저쪽으로 가면 로봇이 아닌 종족들을 위한 대기실이 있으니 거기서 기다려. 그럼 난 이만.”

말을 마치자마자 프로보는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대기실에 있으면 심심할 테니 그동안 공장 구경이나 해야겠다.’

 

딱지는 이곳저곳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공장 안내도를 살펴보니 공장은 생산 구역과 점검 구역, 수리 구역, 인공지능 설정 구역 등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프로보가 들어간 방은 점검 구역에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태어나는지 궁금했어. 인공지능 설정 구역으로 가 보자.’

딱지는 목적지를 정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디를 봐도 프로보와 똑같이 생긴 로봇이 있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딱지는 하는 수 없이 지나가는 로봇 하나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저기, 인공지능 설정 구역은 어떻게 가야 하나요?”

“견학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면 여기서 앞으로 50m, 우회전해서 10m, 그 다음 좌회전해서 15m, 갈림길에서 1시 방향으로 30m 간 뒤에 오른쪽으로 270゚ 회전해서 25m 간 다음 거기 있는 로봇에게 신청하면 된다.”

로봇들은 모습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프로보와 똑같았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 로봇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봐도 프로보랑 똑같은데, 다른 로봇이라니 묘하네. 잠깐, 어디로 가라 그랬지?”

 

 

딱지는 간신히 인공지능 설정 구역을 찾아냈습니다. 아까 들은 대로 로봇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역시나 프로보와 똑같이 생긴 로봇이었습니다. 딱지가 견학을 신청하려고 다가가는데, 순간 사방이 어두워졌다 다시 밝아졌습니다.

‘정전이었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걸어가는데, 앞에 서 있던 로봇이 딱지를 보며 말했습니다.

“딱지? 너 여기서 뭐 하냐?”

“어라, 프로보? 프로보예요? 프로보야말로 왜 여기 있어요?”

“응? 아니, 여기가 어디지?”

그때 등 뒤에서 또 프로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딱지? 너 여기서 뭐 하냐? 아니, 여기가 어디지?”

“딱지? 너 여기서 뭐 하냐?”

갑자기 여기저기 서 있던 로봇들이 모두 딱지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다 같이 깜짝 놀라서 서로 쳐다보았습니다.

“넌 누구냐? 내가 프로보인데? 내가 왜 이리 많은 거냐!”

로봇 수십 대가 동시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왜 다들 자기가 프로보라고 하는 거지?’

딱지는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때 또다시 사방이 잠깐 어두워졌다가 밝아졌습니다. 로봇들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알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긴 어디지? 내 다리가 왜 멀쩡하지? 아직 안 고쳤는데?”

수십 대의 로봇이 이번에는 또 다른 존재가 된 것처럼 한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딱지는 온몸에 소름이 돋고, 등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빨리 프로보를 찾아야겠어!’

 

 

프로보와 똑같이 생긴 로봇들이 이상하게 굴고 있어! 진짜 프로보는 어디에 있지? 계속

2022년 05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조현영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수풀란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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