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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8화. 숫자 암호가 안내한 곳은? 파헤칭단에게 보물을 뺏길 순 없어!

지난 줄거리 

해롱 선장과 고딱지, 루띠, 용용은 고대 종족 슈리타인의 거대한 유적 안으로 들어간다. 끝없이 이어지는 방의 미로에 빠져 그대로 미라가 될 처지에 놓인 순간, 딱지는 방 안에 적힌 숫자에서 뭔가를 발견하는데

 

 

딱지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롱 선장에게 말했습니다.

“선장님, 이번에는 제 직감을 믿어 보실래요? 전 이쪽으로 갈래요.”

“뭐? 싫어.”

“그럼 계속 여기 계시든가요.”

딱지는 계산한 값이 3인 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루띠와 용용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딱지를 따라갔습니다. 그러자 해롱 선장도 어쩔 수 없이 뒤따라갔습니다.

“혼자 두지 말라고~!”

딱지는 그다음 방에서도 수식을 계산했습니다. 답은 각각 1, 2, 10, 14, 64, 8. 딱지는 1이 나온 구멍을 통과했습니다. 그다음에는 답이 각각 10, 20, 48, 91, 16, 28. 딱지는 91이 나온 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방을 통과했습니다.

“딱지야, 뭘 하고 있는 거야?”

루띠가 물었습니다.

“음, 여태까지 수식을 계산해봤더니 여섯 개의 답 중에 한 개만 홀수더라고요. 그래서 홀수가 나온 구멍을 통과하고 있어요.”

“그게 뭐야? 엉터리 이론 아니야?”

해롱 선장이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어차피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게다가 딱지는 선장님의 방망이랑 융합돼 있으니 방망이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딱지를 따라가는 게 나을걸요?”

루띠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계산식이 어려워져요. 여기 이건 물체의 운동을 계산하는 식인데 암산으로는 못하겠어요.”

“뭐가 걱정이야. 우리에겐 암산으로 궤도를 계산하는 용용이 있잖아.”

루띠가 용용을 바라봤습니다.

“아유, 뭐야~. 머리 쓰면 피곤한데”

용용이 귀찮아했지만, 루띠가 노려보자 어쩔 수 없이 나섰습니다. 문제는 계산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덧셈, 뺄셈으로 시작한 수식은 어느새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는 수식에 이르렀습니다.

“결과는으아, 에너지 떨어졌다.”

용용은 온몸이 시뻘게지며 답을 구했고, 답을 말하자마자 정신을 잃었습니다.

“음, 이번에도 미로의 출구가 아니라면 큰일이군.”

딱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정답이 홀수인 구멍으로 천천히 들어갔습니다. 머리를 들이밀자 처음에 미로로 끌려 들어올 때처럼 반대쪽으로 확 끌려갔습니다.

“오오오~!”

눈을 떠 보니 완전히 새로운 장소였습니다. 사방에서 빛나는 별들. 우주 공간이었습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우주가 아니었습니다. 어두운 공간 속에 수많은 보석이 별처럼 떠 있었습니다. 다른 일행도 딱지를 따라 들어와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워”

그 별 무리 한가운데에는 가장 커다란 보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또 그 주위를 다섯 개의 작은 보석이 제각기 다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습니다.

“으하하~! 보물을 찾았다!”

해롱 선장이 기뻐하며 축 늘어진 용용을 내팽개치고 커다란 보석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올가미가 날아와 선장의 몸을 꽁꽁 묶었습니다. 루띠와 딱지도 어느새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어디선가 낯선 우주복을 입은 인물이 몇 명 나타났습니다. 덩치는 인간보다 작았지만,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났습니다.

“크하하하! 여기까지 인도해줘서 고맙다, 우주순찰대.”

“너, 너희들은 누구냐?”

해롱 선장이 물었습니다.

“우리는 파헤칭 행성 출신의 도굴단, 파헤칭단이다!”

“언제부터 우리를 뒤쫓은 거지?”

딱지가 외쳤습니다. 그러자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너희보다 먼저 이 유적에 도착했다. 하지만 입구를 열지 못해 고민 중이었지. 그러다 우주순찰대 우주선이 오는 것을 보고 숨어 있었다. 입구를 통과한 뒤로 지금까지 이 초소형 곤충 드론으로 너희를 추적하고 있었지. 우리를 보물로 안내해줘서 고맙다. 얘들아, 넷을 함께 꽁꽁 묶어 버려!”

‘이런, 루띠가 동굴에서 본 불빛이 그거였나?’

파헤칭단 무리가 해롱 선장과 루띠, 용용, 딱지를 올가미로 한꺼번에 묶었습니다. 우주복의 추진기도 망가뜨려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제 이 보석들은 우리 것이다!”

파헤칭단 두목이 가운데의 큰 보석을 보며 신나게 떠들었습니다.

“이 큰 보석은 슈리타인의 태양을 뜻해. 주변의 작은 보석은 행성들이야. 슈리타인이 살던 태양계의 모습을 나타낸 거지. 분명히 비싼 돈을 받고 팔 수 있을 거야. 크하하하!”

“에잇, 내 도깨비방망이만 있었어도아, 딱지야! 뭐 쓸만한 것 좀 꺼내 봐라.”

해롱 선장이 딱지에게 말했습니다.

“네? 저 헬멧 쓰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코에서 뭐가 나왔다가는”

딱지가 거절했지만, 선장은 듣지도 않는 듯했습니다.

“그래! 마비총이면 좋겠다.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마비총으로 적을 잡아야 해!”

“아, 무슨 소리예요! 날 죽일 셈이에요?”

“시끄러! 내 도깨비방망이가 그렇게 허술한 줄 알아? 자동마비총 나와라, 뚝”

“아, 안 돼! 자동마비공 나와라, 뚝딱!”

다급한 딱지가 해롱 선장보다 먼저 단어를 바꿔 말해버렸습니다.

“자동마비공? 그게 뭐야?”

루띠가 물었습니다.

“저, 저도 몰라요. 급해서 그냥 한 말컥!”

딱지가 대답하는 순간 콧구멍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곳에서 풍선 같은 게 빠져나오고 있었습니다. 그건 순식간에 딱지의 헬멧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억! 수, 숨이 막”

 

 

 

딱지는 공 때문에 숨이 막혀 켁켁거렸습니다.

“살려주”

그러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딱지의 헬멧이 떨어져 나오며, 공이 튀어나왔습니다. 공은 빠른 속도로 이리저리 벽에 튕기며 돌아다녔습니다. 보석을 주워 담고 있던 파헤칭단은 당황해 공을 피해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공이 너무 빠른 속도로 튀어서 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공에 맞은 도굴단원은 몸이 마비된 채 그 자리에 굳어 버렸습니다. 마침내 가장 큰 보석을 거머쥐고 있던 두목까지 꼼짝못하게 되었지요.

“오, 진짜 자동마비공이잖아!”

루띠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만세! 보물을 지켰다!”

해롱 선장이 환호했습니다.

“그, 그런데 저 공은 어떻게 멈추냐?”

루띠가 여전히 날아다니고 있는 공을 보며 말했습니다.

“딱지야?”

딱지는 헬멧이 날아가 버려 숨을 참고 있느라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습니다.

“이런! 큰일이다!”

공은 전혀 속력이 줄어들지 않은 채로 이리저리 튀어 다녔습니다. 그러다 함께 묶여 있는 해롱 호 일행을 향해 똑바로 날아왔습니다.

“으아아아악!”

해롱 선장과 루띠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곧이어 모두 몸이 축 늘어져 버렸습니다.

 

“으음."

딱지는 간신히 눈을 떴습니다. 올가미는 풀려 있었고, 헬멧도 제대로 쓰고 있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해롱 선장과 루띠, 용용도 슬슬 정신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깨어났군.”

프로보의 목소리였습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딱지가 물었습니다.

“통신이 끊어져 본부에 구조 요청을 보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페가수스 호가 와줬어.”

파헤칭단은 이미 한쪽에 꽁꽁 묶여 있었고, 페가수스 호 대원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주복을 입은 페가수스 선장이 다가와 말했습니다.

“도굴단을 막는 데 성공한 것 같긴 한데 영 꼴이 말이 아니구만, 해롱 선장. 뒷정리는 우리가 할 테니 염려 말게.”

“뭐야? 네가 안 왔어도 우리가 이미”

해롱 선장이 버럭 화를 냈지만, 페가수스 선장은 우아하게 몸을 돌려 떠났습니다.

“으재수 없어”

해롱 선장은 이를 갈았습니다.

“저, 여기엔 어떻게 들어오셨죠?”

딱지가 멀어지는 페가수스 선장에게 물었습니다. 페가수스 선장이 딱지를 돌아보며 대답했습니다.

“음? 암호와 미로 말인가? 그건 너무 초보적이어서 도굴꾼을 막기엔 힘들겠던걸? 앞으로 유적 관리를 잘 해야겠어.”

딱지는 자신감 넘치는 페가수스 선장을 향해 감탄의 눈빛을 보냈습니다.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하지만 이런 꼴로는 페가수스 호에 탈 수 없었습니다. 한편 파헤칭단과 자동마비공 때문에 흐트러졌던 슈리타인의 태양계 보석 모형이 천천히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사라져 버린 고향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 둔 보물인 듯했습니다. 딱지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페가수스 호로 가기 위해 더욱 큰 공을 세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고호관 작가

우주를 동경하던 소년은 어느덧 나이를 먹어 여전히 우주를 동경하는 아저씨가 됐어요. 지금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 매체에서 과학을 재미있게 전해주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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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5일자 어린이수학동아(8호)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최은혜 기자
  • 일러스트

    수풀란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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