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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4화. 사라진 말캉 다이아몬드, 범인은 바로 삐뚤란?!

+ 놀이북 10쪽과 함께 보세요!

 

지난 줄거리 : 흉악범 삐뚤란을 체포하라는 본부의 임무를 전달받고 그렁그렁 행성으로 출동한 고딱지. 말캉 축제가 한창인 그곳에서 삐뚤란을 찾아내려 했지만, 마법에 홀린 듯 그렁그렁한 눈을 가진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바쁘다. 그때, “말캉 다이아몬드가 사라졌다!”는 외침이 들려오는데…. 

 

 

딱지는 얼른 판자를 내려놓고 그 사람을 붙잡았습니다. 
“이봐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다이아몬드가 사라지다니요?”
미리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말캉 다이아몬드는 그렁그렁 행성의 보물이었습니다. 다이아몬드이면서도 만지면 말랑말랑해서 대단히 귀한 보석이었지요. 축제를 맞아 시청에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딱지는 그 즉시 삐뚤란의 짓이라고 짐작했어요. 여기서도 악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보석을 훔친 겁니다. 
“자세히 말해보세요. 언제 어떻게 사라졌지요?”
그 사람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딱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저는 보석 전시 안내원이에요. 관람객이 들어올 때마다 보석에 손을 대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하고 옆에서 항상 지켜보지요.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보석이 사라졌어요, 흑흑흑.”
“그동안 관광객이 몇 명이나 지나갔습니까?”
딱지가 물었습니다. 
“모두 다섯 명이에요.”
“정확합니까?”
“아, 그게…. 대여섯 명이에요.”
“그 사람들을 모두 찾아야 합니다.”
딱지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중에 삐뚤란이 있을 게 분명했습니다. 용의자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모두 아직 어리둥절한 채로 시청 안에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그렁그렁 행성의 경찰이 용의자 다섯 명을 모두 데리고 나왔습니다. 전부 인간형 종족이라 누구든 삐뚤란이 변장한 모습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딱지는 그 다섯 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누가 삐뚤란이 변장한 것인지 꿰뚫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겉모습만으로는 알아내기 어려웠어요. 딱지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습니다. 
“각자 어디 출신인지 말해보세요.”

 


그러자 경찰이 가로막았습니다. 
“누군데 이렇게 나서는 겁니까? 물러서 계세요.”
경찰이 엄한 눈길로 딱지를 바라봤어요. 그렁그렁 행성 주민이라고 해도 경찰이라 그런지 눈매가 매서운 편이었지요. 그제야 딱지는 자신이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경찰이라 눈빛이 다르군. 잘하면 삐뚤란을 찾아낼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되면 딱지가 공을 세울 기회는 없어지게 됩니다. 딱지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경찰대장이 만들다 만 무대 위에 용의자를 나란히 세웠습니다. 먼저 키가 큰 여성에게 다가갔지요. 
‘삐뚤란은 남자지만, 여자로 변장했을 수도 있어.’
딱지는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경찰대장이 말했습니다. 
“제 눈을 잘 보고 솔직하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말캉 다이아몬드를 훔치셨습니까?”
경찰대장을 마주 본 여성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딱지가 흘깃 보니 경찰대장은 어느새 그렁그렁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지요. 여성은 홀린 듯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저는 도둑이 아니에요.”
“그렇군요. 가셔도 좋습니다.”
경찰대장은 용의자 여성을 그대로 보냈습니다. 
“맙소사. 저러고 끝난 거야?”
딱지가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안내원이 말했습니다.
“우리 경찰의 눈빛을 보면 차마 거짓말을 할 수 없어요.”
딱지는 얼마 전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던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용의자 다섯 명에 대한 심문이 끝났고 모두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경찰대장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범인이 이 중에 없다니…. 어쩔 수 없이 관광객 전체를 조사해야 하나….”
한숨을 쉬며 몰려든 사람들을 둘러보던 경찰이 문득 딱지를 바라보았습니다. 경찰의 눈이 다시 매서워졌습니다. 
“흐음, 그러고 보니 당신은 누군데 아까 나섰던 거지? 수상한데?”
“앗! 저한테도 보석이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캐물었어요!”
옆에 있던 보석 관리자도 거들었습니다. 딱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지금 우주순찰대원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삐뚤란이 더욱 꼭꼭 숨어 버릴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렁그렁한 눈빛을 마주 본다면, 거짓말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이봐요. 이리 와봐요. 심문해야겠습니다.”
경찰대장이 눈을 깜빡이자 다시 그렁그렁한 눈빛이 나타났습니다. 딱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저 사람은 범인이 아니야!”
사람들이 깜짝 놀라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봤습니다. 딱지도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내가 범인을 봤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본 딱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해롱 호의 조종사 프로보였습니다. 
“그 아이가 범인일 확률은 말캉을 둘이서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확률보다 낮습니다.”
프로보가 천천히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경찰대장은 또다시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프로보를 보며 물었습니다.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범인입니까?”
“어…, 범인은 몸통은 새요, 머리와 꼬리는 돼지인 종족이었습니다. 에…, 또…, 머리에는 뿔이 있었지요.”

 


경찰대장이 프로보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몸을 돌렸습니다. 
“알겠습니다. 용의자를 추적하겠습니다. 둘 다 가셔도 좋습니다.”
그리고는 무전기에 지시를 내렸습니다. 
“용의자는 뿔이 달린 돼지새 종족이다. 추적하라.”
그 사이 딱지는 프로보에게 이끌려 사람들이 적은 곳으로 갔습니다. 
“정말 범인을 본 건가요?”
딱지가 물었습니다.
“내가 지어낸 거다. 우주에 그런 종족이 있을 확률은 해롱 호 선장이 페가수스 호 선장을 물리치고 최우수 선장으로 뽑힐 확률보다 낮아. 0이라는 소리지.”
“어떻게 그 눈빛을 보고 거짓말을 할 수가 있죠?”
딱지가 물었습니다. 
“잊었어? 난 로봇이야. 그런 눈빛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이 행성에 관해 알고 있었어요?”
“당연하지. 여기서는 잘못 걸리면 귀찮은 부탁만 들어주게 된다고. 그래서 다들 여기를 싫어해. 결국, 나 혼자 일해야 하니 나도 귀찮아서 싫고.”
“역시 그런 거였어…. 그럼 이제 임무는 어떡해요?”
딱지가 묻자 프로보는 괴상한 기계음을 내며 웃었습니다. 
“우리 해롱 호는 지난 몇 년간 임무에 성공해 본 적이 없어. 그냥 실패했다고 보고하면 돼. 교육은 이 정도면 됐겠지. 선장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가자.”
“안 돼요. 경찰의 시선은 돌렸으니 우리는 따로 삐뚤란을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난 임무를 완수해야겠어요!”
딱지는 프로보를 기다리지도 않고 다시 마을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거리는 썰렁해져 있었습니다. 딱지는 삐뚤란을 잡을 방법을 고민하며 거리를 걸었습니다. 눈빛을 보지 않으려고 억지로 땅만 바라보며 걷는데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기 있다! 저 녀석을 잡아라!”
딱지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그렁그렁 행성의 경찰들에게 포위당한 상태였습니다. 
“왜, 왜 그래요? 난 범인이 아니라고요!”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었습니다. 딱지는 다시 시청 앞으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는 프로보도 잡혀 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옆에는 뿔 달린 돼지 새처럼 생긴 종족이 한 명 서 있었습니다. 경찰대장이 호통을 쳤습니다. 
“네 말대로 뿔돼지새 종족을 찾아서 심문했는데, 범인이 아니었다! 거짓말을 한 너희가 틀림없이 범인이야! ”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 고딱지와 프로보. 과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까요?  계속

2021년 6월 15일자 어린이수학동아(4호)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최은혜 기자 기자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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