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코미디언인 황제성! tvN 개그 경연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의 에이스이자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유튜브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있죠. 그런데 그는 200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수리 영역에서 1문제밖에 틀리지 않았던 수학 잘하는 이과생이었다고 해요. 이런 정보를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지난 5월 30일 저, 이 기자가 황제성을 만나고 왔어요. 웃느라 중단될 위기가 여러 번 찾아왔던 아슬아슬한 인터뷰 현장을 공개합니다!
황제성 제가 왜 여기 있죠제가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까요? 너무 떨려요.
이 기자 긴장마세요~. 큰 무대에서도 공연하시잖아요!
황제성 휴, 저 MBTI 유형이 INTP예요. 완전 내향적!
이 기자 의외네요. 엄청 활발해 보이시는데그런데 제가 듣기론 학창시절에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이과생이었다고요?
황제성 맞아요. 명확한 답이 나오는 걸 좋아했거든요. 또 수학에선 어떤 내용을 달달 외우지 않고, 제대로 이해만 하고 있어도 문제를 풀 수 있잖아요. 정말 효율적이고 논리적이지 않나요?
이 기자 그쵸. 수학을 처음 좋아하게 된 순간을 기억하세요?
황제성 정확히 기억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은 삼촌한테 수학 과외를 받았을 때였어요. 삼촌이 갱지에 연필로 ‘사각사각’거리며 수학 문제를 풀었는데요. 그 소리가 좋았어요. 한 줄씩 정리된 식이 다음 식으로 연결돼 마지막에 답이 ‘딱’ 나오는 그 모습도 너무 예뻤죠. 그래서 ‘와, 진짜 수학 멋있다. 이과 가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이 기자 삼촌이 수학 선생님이셨나 봐요.
황제성 재수생이었어요.
이 기자 쿨럭, 아근데 어떤 수학 단원을 제일 좋아했어요?
황제성 방정식이요. 모든 공식의 기초잖아요. 그리고 성인이 돼서도 방정식은 계속 쓰는 것 같아요. 회계장부를 정리할 때, 내 잔고가 원래 있어야 할 금액보다 왜 적은지 계산해야 할 때 필수죠.
Q&A 수학도, 개그도 멍청이 공부법으로!
Q 멍청이 공부법을 지금도 적용하고 있다고요?
네~. 2007년에 코미디언이 됐지만, 그 당시엔 제 개그 코너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출연했던 프로그램도 사라지면서 7년간 대중에게 잊혔죠. 그때도 계속 도전하고 또 도전했어요. ‘재미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계속 개그를 짰어요. 회의 시간이 18시간 넘을 때도 많았어요. 코미디언을 포기할까도 했었지만, 남을 웃기는 게 좋았고 하다보면 답에 가까워질 거라 생각했어요.
Q 수학 문제처럼 어떤 공식이 보이던가요?
저는 준비한 대로 일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떻게든 공식을 찾아서 거기에 맞춰 개그를 짜려고 해요. 하나의 개그 코너라고 한다면, 초반엔 출연자들끼리 단순한 장난이 섞인 개그를 하도록 대본을 써요. 그러다가 중간에 패러디를 하거나 웃긴 동작을 섞어서 큰 웃음을 이끌어 내죠. 어느 순간 공식이 보이니 회의 시간도 짧아지더라고요.
Q 맞다! 대본을 정말 잘 외우신다고 들었어요.
아,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제가 잘 외우도록 대본을 쓰는 거예요. 제가 평소 쓰는 말투와 자주 하는 생각의 흐름대로 대본을 써요. 요즘은 대본대로 안 하고 즉흥적으로 만든 개그도 많이 하죠. 처음엔 대본대로 안 하면 코너를 망칠까봐 걱정했는데, 관객 반응이 좋아서 저도 즐기고 있어요. 코미디언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지요.
Q 지금은 명실상부 ‘코미디빅리그’의 에이스죠. 코미디언이 된 계기는 뭔가요?
이발사, PD를 꿈꾸다가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서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곧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당장 돈을 벌어야 했어요. 그래서 코미디언 시험을 보게 됐는데 덜컥 합격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죠. 남을 즐겁게 하니까 보람도 크고, 저와 생각이 잘 맞는 동료들도 주위에 많아서 제 직업이 좋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엄청난 계획을 휴대전화에 써놨는데, 잠깐만요. 여기 있네요. 음‘올해 맛있는 거 많이 먹기!’ 많이 먹고 에너지가 넘쳐야 뭐든지 잘할 수 있잖아요~. 지금처럼 계속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개그를 하고 싶거든요. (웃음)!
황제성 님에겐 5살 아들과 2살 딸이 있는데요. 수학에 재능이 있어 보이면 바로 수학자로 키우겠다고 해요! 수학을 향한 애정이 자녀들에게도 전해질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