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주지 않았는데도 마술사가 간단한 연산으로 전화번호를 알아맞히는 수학 마술이 한창이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이하 수리연)가 기획하고 국립과천과학관이 함께한‘제1회 수학문화축전’의 모습이다. 이번 수학문화축전은 수학교사, 학생,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수학을 나눈 국내 최대 규모의 수학 행사다.
행사장은 크게 체험장과 상담 및 강연장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 수학체험교실은‘원판조각으로 수를 디자인하다’‘음악은 수학이다!’등 20가지의 주제로 열렸다.
그 중 ‘도형 잘라 붙이기 퍼즐’코너에서는 도우미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서울 불암초김남준 교사를 중심으로 구성된‘불암초 수학친구팀’은 탄탄한 팀워크를 발휘해 코너를 매끄럽게 진행했다. 도우미로 활동한 윤정민(6년) 양은“또래 학생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기뻤다”며,“이런 수학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이 밖에도 준비된 모든 코너는 참여 학년에 제한이 없고, 부모 또는 교사와 함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수학은 함께하는 것
이번 수학문화축전에서는 다른 체험행사와 달리‘수학영상전’이나‘수학클리닉’과 같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수학영상전에서는‘제1회 수학 UCC 경진대회’를 통해 공모된 90여 편의 후보작 중에서 심사를 거쳐 뽑힌 우수작 20편이 상영됐다. 선정된 UCC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제작된 수학 애니메이션‘플랫랜드’와 교육방송에서 제작된‘수학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었다. 수학 애니메이션은 처음 봤다는 김민주(부산 문현초 6년) 양은 “평소 만화 영화를 좋아하는데, 만화도 보고 수학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수학클리닉은 학생들의 수학공부습관에 대한 코칭 프로그램이다. 수학 학습유형을 진단하는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4가지 유형 중 자신의 유형을 찾아 현직 교사의 상담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상담을 마친 김시연, 김재연(고양 한내초 2년) 군의 아버지는“두 쌍둥이의 학습 유형이 달라 놀랐다”며,“앞으로는 각자의 학습 유형에 따라 지도할 것”이라 말했다.
이 밖에 수학대중강연장에서는 수학계 유명 인사가 초청돼 강연을 펼쳤다. 12일에는 일반인을 위한 강연이, 13일에는 학부모를 위한 강연이 열렸다. 13일 오전 강연을 맡은 김흥규 수학교사(서울 광신고)는 강연을 통해‘수학은 함께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교사는“학생들이 실생활 속에서 수학을 접했을 때, 부모나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것으로 발전시키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문화축전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수학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수리연의 최태영 박사는“수학문화축전은 수학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체험하고즐길 수 있는 자리”라며,“내년에는 더 크고,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올 테니 더욱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