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해 본 적 있나요? 취미로 하는 종이접기가 직업이 되기도 해요. 종이로 다양한 곤충을 접는 기미로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취미에서 직업이 된 종이접기
“종이 한 장으로 만든 거예요. 종이를 자르지도 붙이지도 않았어요.”
지난해 12월 19일, 인천의 작업실에서 만난 기미로 작가는 자신이 만든 곤충 작품들을 자랑스럽게 내보였어요.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부터 손바닥만 한 나비까지, 작업실 곳곳에 놓인 작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종이를 자르거나 붙이지 않고, 한 장의 종이를 접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죠.
기미로 작가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종이접기 전문 작가예요. ‘한 장 접기’ 원칙을 고수하죠. 기미로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종이 한 장으로만 접은 작품들이에요. 곤충의 다리, 더듬이, 날개까지 모두 한 장으로 표현해요. 최근에는 곤충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 같은 캐릭터로도 영역을 넓혔어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유학 계획이 무산되면서,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시기에 어릴 때 좋아했던 종이접기를 다시 시작했어요. 종이접기 카페에서 한 전문 작가의 곤충 작품을 보고 ‘나도 저렇게 접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죠. 1년간 몰두한 끝에 2021년 유튜브 채널을 열고, 종이접기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미로 작가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색 반전' 기법이에요. 종이의 앞뒷면 색을 활용해 무늬를 만드는 방식이죠. 이 기법을 이용한 골리앗 꽃무지 작품은 검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며 실제 곤충의 무늬를 그대로 표현했어요.

수학과 관찰이 만드는 종이접기
종이접기에도 수학과 과학이 숨어 있어요.
기미로 작가에게 종이로 작품을 만드는 비결과 창작의 어려움, 그리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어봤어요.

Q.왜 한 장의 종이로만 작품을 만드나요?
한 장으로 해냈다는 자부심도 있고, 스스로에게 제약을 거는 의미도 있어요. 한 장으로 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구조를 계획해야 해요. 어떤 작품은 설계만 4개월이 걸렸죠. 여러 장을 사용하면 더 예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요. 여러 장을 붙이면 이음새가 보이고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한 장으로 아름답게 만들려는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한이 있어서 더 고민하게 되고, 그 고민이 작품의 완성도로 이어지죠.

Q.작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날개나 계단 같은 패턴은 같은 크기가 반복되니까 쉬워요. 그런데 그에 비해 조금씩 작아지거나 커지는 패턴은 보이는 것보다 상당히 어려워요. 암모나이트 작품이 대표적이에요. 이런 모양을 만들려면 종이를 접는 순서부터 치밀하게 계획해야 해요. 수학적 계산과 예술적 감각의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려워요.
Q.곤충을 주로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곤충을 좋아했어요. 얼마 전에도 강원도에 가서 사슴벌레를 관찰하고 왔어요. 종이접기를 할 때 참고하기 위해서죠. 곤충을 관찰하고, 모형도 사서 보면서 작품을 만들어요. 다리의 곡선이나 더듬이 같은 특징은 실물을 봐야 구현할 수 있거든요.

Q.작품을 만들다가 실패한 적도 있나요?
많아요. 심지어 종이를 접는 방향을 잘못 잡아서 처음부터 다시 접어야 할 때도 있어요. 종이를 다 펼쳐서 물을 뿌리고 다림질해도 완벽히 원래대로 돌아오지는 않아요. 특히 접은 종이를 풀로 고정한 후에는 더욱 어려워요. 그럴 땐 종이를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해요. 수백 겹인데 하나라도 잘못 붙으면 되돌릴 수 없어서 신중하게 작업해야 해요.
Q.종이접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종이접기 전문가가 되려면 계속 같은 것만 반복해서 접으면 안 돼요. 익숙한 것만 접지 말고 어려운 색 반전 곤충, 사람의 모습을 한 캐릭터 등 새로운 작품에도 도전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