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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통합과학] 편집부와 미리보는 통합 과학 | 사무실의 비명 소리

오늘도 평화로운 <어린이과학동아> 편집부. 그런데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기괴한 소리가 났는데요.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좁은 틈을 빠져나가며 소리가 만들어진다

 

호루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불어봤을 익숙한 도구지만, 어떻게 “휘이익~!” 하는 소리가 나는지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비슷한 세기로 빨대를 불었을 때는 높은 소리가 나지 않는데 호루라기를 불면 휘이익 소리가 나는 이유는 공기의 흐름과 진동이 만들어내는 파동 때문이에요.

 

소리는 공기가 압축되었다가 팽창하는 일이 반복될 때 발생해요. 공기가 좁은 곳을 지나면서 압축되면 압력이 높아지고 공기가 넓은 곳을 지나면서 팽창하면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러한 변화가 반복되면 파동이 일어나요. 

 

잔잔한 수면에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일정한 간격으로 물결이 일어나는 것처럼, 소리의 파동도 일정한 주기를 갖고 있어요. 이때 파동의 주기가 짧으면 높은 소리가 나고 파동의 주기가 길면 낮은 소리가 나요. 호루라기 소리가 다른 소리보다 날카롭고 높은 건 호루라기의 구조가 공기의 압력 변화를 아주 빠르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호루라기는 크게 입구, 공명실, 출구로 나눌 수 있어요. 입구로 불어 넣은 공기는 둥그런 공간인 공명실로 이동해요. 공기가 서로 부딪치면 진동이 생기는데, 공명실은 공기가 부딪치고 튕겨 나오기 쉬운 구조라서 진동을 증폭시켜요. 증폭된 공기는 좁은 틈 모양의 출구로 빠져나가면서 압력의 변화를 만들어요. 이때 우리가 아는 ‘휘이익’ 소리가 나는 거예요. 

 

커다랗게 분 풍선의 입구를 살짝 열고 바람을 뺄 때 ‘삐익~’ 소리가 나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팽창해 있던 공기가 입구를 지나면서 압축됐다가 풍선 밖에서 다시 팽창하면서 진동을 만드는 거지요. 호루라기를 세게 불면 공기가 짧은 시간에 진동을 많이 해서 높은 소리가 나요. 반대로 약하게 불면 진동 속도가 느려져 낮은 소리가 난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아즈텍 해골 호루라기의 비밀을 밝히다

 

2024년 11월 11일,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사샤 프루홀츠 교수팀이 아즈텍 문명의 유물인 해골 호루라기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해골 호루라기의 소리는 일반적인 악기의 소리와는 다르게 날카롭고 거칠며, 이 소리가 인간 청각 시스템에 특별한 반응을 일으켜 심리적으로 강한 공포감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어요.

 

아즈텍 제국은 14세기부터 16세기 초까지 현재의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 번성한 나라예요. 아즈텍인들은 뛰어난 농업 기술과 독특한 사회 체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겼어요. 해골 호루라기도 그중 하나예요.

 

해골 호루라기는 점토를 조각해 해골 모양으로 만든 악기로, 공기가 흐르며 높은 소리를 내도록 내부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요. 아즈텍 장인들의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해골 호루라기의 소리가 마치 사람의 비명 같다는 거예요. 

 

해골 호루라기는 1999년 멕시코의 템플로 마요르 유적지에서 처음 발굴됐어요. 특이한 소리로 고고학자들의 흥미를 사로잡아 해골 호루라기를 둘러싼 여러 연구가 진행됐지요. 하지만 해골 호루라기가 비명 같은 소리를 내는 원리를 밝힌 연구는 있었지만, 아즈텍인들이 왜 비명 소리가 나는 호루라기를 만들었는지에 대해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없었어요. 

 

프루훌츠 교수팀은 해골 호루라기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번의 심리음향학 실험을 진행했어요. 134명의 참가자에게 해골 호루라기 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참가자들의 주의력과 심리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했죠.

 

그 결과, 해골 호루라기의 소리는 뇌의 전두엽과 섬엽이라는 부분을 활성화해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이 소리는 비상 상황에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만드는 특성이 있었어요. 연구팀은 해골 호루라기가 단순히 악기의로 쓰인 게 아니라 두려움과 긴급성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어요. 연구를 이끈 사샤 프루홀츠 교수는 “해골 호루라기는 단순히 소리를 내는 악기가 아니라, 특정한 정서적 경험을 유도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아즈텍 문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답니다.   

 

▲Sascha Fruhholz
해골 호루라기의 발굴 당시 모습(A)과 실제 모습(B). 실험에서는 복제품(C)을 사용했다.

 

 

2025년 1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호) 정보

  • 박현선
  • 디자인

    정영진
  • 일러스트

    박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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