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섭섭박사님이 실험실을 리모델링했어요. 구석에 쌓여 있던 잡동사니를 싹 치우고, 티타임을 즐길 멋진 테이블을 놓았답니다. 테이블 위에 예쁜 양초도 하나 올려놓으니 아늑하고 좋네요.
그런데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이 들던 찰나, 멋진 실험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① 은박컵 바닥에 균일한 간격으로 8개의 칼집을 내서 날개를 만든다. 그 다음, 은박컵의 벽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
② 각 날개를 한쪽 방향으로 비틀어 모두 기울인다. 날개의 비트는 방향과 각도를 일정하게 만드는 데 주의한다. ③ 철사의 한쪽을 펜치로 비스듬하게 잘라 끝을 뾰족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철사를 사진처럼 구부려 스탠드를 만든다.
④ 스탠드 위에 은박컵을 뒤집어 얹는다.
⑤ 양초에 불을 켜고 컵 아래쪽으로 밀어 넣는다.
왜 이런 일이?
→ 결과 : 가만히 있던 은박컵이 천천히 회전한다.
공기는 질소, 산소 등의 기체 분자들로 이뤄져 있어요. 그리고 기체 분자는 뜨거울 때 더 빠르게 움직인답니다. 차가운 공기가 출퇴근 시간의 꽉 막힌 도로 위 자동차라면, 뜨거운 공기는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인 셈이죠. 같은 길이의 도로라면, 뻥 뚫린 고속도로에 차의 수가 더 적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뜨거운 공기의 기체 분자들은 차가운 공기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같은 부피 속에 더 적은 수의 기체 분자가 존재한답니다. 기체 분자 수가 적으니 공기의 무게도 더 가볍고요. 뜨거운 공기는 가볍기 때문에 위로 떠올라요.
위 실험에선 양초의 열기 때문에 데워진 공기가 위로 떠오르며 은박컵의 날개와 부딪혀요. 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리듯, 떠오른 공기의 움직임이 은박컵을 돌린답니다.
커다란 불로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열기구’예요. 열기구는 ‘뜨거운 공기는 가볍다’는 원리를 이용한답니다. 열기구는 거대한 풍선 아래 바구니가 매달려 있어요. 연료와 점화 장치로 공기를 뜨겁게 데우면 풍선이 거대하게 부풀며 열기구가 떠오르죠.
5인용 크기의 열기구의 경우, 풍선과 바구니, 점화장치, 연료, 사람 등의 무게를 모두 합하면 무려 700kg가 넘어요. 소형차 한 대의 무게와 비슷하죠. 열기구에 사용되는 뜨거운 공기는 100~120℃ 정도로 가열돼요. 이때 공기의 무게는 1m3당 1.2kg에서 0.9kg까지 줄어든답니다. 20℃의 주변 공기보다 풍선 속 공기가 0.3kg 가벼우니, 그만큼 뜨는 힘이 생기는 거죠. 5인용 열기구의 풍선에 들어가는 공기의 양은 2800m3 정도예요. 이정도 양의 공기는 대략 840kg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답니다. 그래서 열기구가 하늘로 뜨는 거예요.
열로 가벼운 공기를 만드는 대신, 풍선을 헬륨 등의 가벼운 기체로 채워 띄울 수도 있어요. 거대한 헬륨 풍선인 셈이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시작한 ‘룬 프로젝트’는 기구에 통신 기기를 실어 무선 인터넷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기구가 통신 전파를 전송하는 ‘기지국’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면 개발이 늦어 기지국을 세울 경제적 여력이 없는 나라에도 인터넷을 보급할 수 있답니다. 실제로 7월 초, 아프리카 케냐 지역에 시범적으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죠.
또한 미국의 우주 여행 기업인 ‘스페이스 퍼스펙티브’ 역시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인 수소를 채운 기구로 고도 30km까지 떠오르는 체험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 기구를 타면 ‘둥근 지구’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겠죠?
왜 이런 일이?
→ 결과 : 오렌지 심지에 불이 붙은 채로 양초처럼 타오른다.
불붙은 성냥은 채 1분을 넘기지 못하고 꺼져요. 그런데 양초는 어떻게 며칠 동안이나 계속 타오를까요? 그건 불이 양초의 심지를 태우는 게 아니라, 양초의 몸을 이루는 ‘파라핀’을 태우기 때문이에요. 양초에 불을 붙이면 열기 때문에 파라핀이 녹아 액체가 돼요. 액체 상태의 파라핀은 심지를 타고 위쪽으로 흐른답니다. 이 액체 파라핀이 기화돼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서 불꽃이 계속 타오르는 거죠. 이때 액체 파라핀이 위로 흐르는 이유는 ‘모세관 현상’ 때문이에요.
모세관 현상은 액체가 가느다란 관의 벽을 따라 흐르는 현상이에요. 액체 분자와 가느다란 관의 벽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액체를 끌어당기는 거죠. 양초에선 심지 사이의 빈 공간이 가느다란 관 역할을 해서 액체 파라핀을 끌어당겨요. 같은 원리로 위 실험에선 오렌지의 심지가 올리브유를 위쪽으로 끌어당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