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에 도착하는 데까지 며칠이 걸리는 줄 알아? 무려 135일! 지구에서 달까지 직행한 아폴로 11호도 3일이 소요됐는데 말이지. 내 비행의 성공 여부는 4달에 걸친 이 긴 비행 여정에 달려 있어. 한치의 오차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 리허설만 7번! 관전 포인트는? ...
만약 내일부터 내가 원하는 대로 인터넷을 쓸 수 없다면? 인터넷에서 보고 싶은 영상을 못 보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면? 1982년 한국 최초의 인터넷으로 평가받는 SDN이 설치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망 사 용료 논쟁처럼 아직도 인터넷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인터넷의 어떤 점이 문 ...
블랙홀 하나가 사라졌다. 처음에는 이런 지극히 ‘과학적인’ 일에 왜 나 같은 보험사 직원을 불렀는지 알지 못했으나, 사건이 마무리된 지금에서는 최선이었다는 판단이 선다.그것은 C580ED라 불리며 백조자리 근처에서 발견된 초대질량블랙홀이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블랙홀이라 ...
예미산 지하 1000m에서 가장 완벽한 어둠을 만났다. 실험실로 이어진 터널에는 빛이란 게 없었다. 핸드폰 조명에 의지해 터널을 빠져나오자 높이 28m, 지름 20m의 거대한 공간이 펼쳐졌다. 숨이 턱 막혔다. 실험실보다는 고대 신을 숭배하기 위해 마련한 신전 같았다. 콘크리트벽에 아로새겨진 얼룩조차 ...
“딱지야! 고딱지! 어딨어?”루띠가 큰 소리로 딱지를 불렀습니다. 딱지는 무슨 급한 일이 있나 싶어 얼른 뛰어갔습니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자 루띠가 우주선 벽을 뜯어내고 뭔가 고치고 있었습니다. “왔어? 내가 망치를 잃어버려서 말이야. 망치 나와라, 뚝딱!”도망칠 새도 없었습니다. 금세 ...
2021년 6월 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에서 조선 전기 금속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그간 문헌으로만 전해 내려온 유물들이 속속 실체를 드러낸 ‘국보급 발굴’이었다. 과학동아는 같은 해 9월호에서 가슴 떨리는 순간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2022년 7월 14일,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사동에 ...
“하나, 둘, 셋, 또시 옵서양!”태양이 내리쬐는 8월 25일 오후, 꼭 다시 만나자는 뜻의 제주 방언이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에 울려 퍼졌다. 배웅을 받는 건 바다거북 여섯 마리. 이 중에는 바다에서 태어났다가 사람 손에 구조됐던 거북도, 아쿠아리움에서 태어나 바다 냄새를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
“우리 연구실은 ‘재미있는 양자물질 연구실’이에요.”7월 26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만난 박기성 교수는 연구실을 이렇게 소개했다. 실제 박 교수 연구실의 이름이기도 한데, ‘재미있는’과 ‘양자물질’이라. 어울리기 어려울 것 같은 두 단어가 붙어있다.‘어째서…’ 라고 묻는 ...
전율은 가장 순수한 절망이다.케이(K)는 이전에 이 감각을 겪어보았다. 그래서 방금 느낀 게 전율임을 이해한다.첫 전율은 스승이 의뢰받아 만든 기계화 의체(인공몸)를 보았을 때 느꼈다. 그녀의 스승인 제이(J)는 먼 과거의 인형 만드는 기술을 계승한 인형사였다. 인간과 유사한 모조품을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