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심코 터뜨리는 웃음 속에 1500만 년 된 진화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워릭대와 포츠머스대 공동연구팀은 영유아 인간과 유인원의 웃음 소리를 분석한 결과, 웃음의 기본 구조가 1500만 년 전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임을 밝혀냈다. 인간과 유인원이 공유하는 웃음의 리듬이 인류 언어 진화의 핵심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6월 25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doi: 10.1038/s42003-026-10499-z
대형 유인원과 인간은 약 1500만 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오랑우탄, 고릴라, 보노보, 침팬지 등 4종의 유인원 13개체와 4명의 인간 유아의 웃음 소리 140건을 음향학적으로 정밀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나 연속된 웃음 소리 사이의 ‘시간 간격’과 ‘리듬 구조’에 주목해 규칙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모든 종에서 소리 사이에 공통된 리듬 패턴이 발견됐다.
소리는 화석화되지 않기 때문에 언어의 기원을 추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웃음은 인간과 유인원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존되는 발성이기 때문에, 유인원의 발성 행동은 인류 조상의 발성 능력을 추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1500만 년 전부터 이어진 이 리듬의 항상성은 인간 언어의 근간이 되는 음성 제어 능력이 아주 오래전부터 형성되었음을 뜻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 웃음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은 오직 인간에게서만 두드러졌다. 인간은 간지럼을 태우는 상황과 놀이 상황에서 서로 다른 웃음 속도를 보인 반면, 유인원은 상황에 관계없이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인간의 발성 조절력에 대한 진화적 단서로 봤다. 유연하게 음성을 조절하는 능력이 웃음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음성 통제 능력은 언어 형성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 저자인 아드리아노 라메이라 워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이 음성 제어 능력을 갑자기 얻게 된 것은 아니”라며 “1500만 년 전부터 다듬어져 온 능력이 확장된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