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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 휠체어' 어떤 지형에서도 달린다!



과동이>; 쌤. 제가 얼마 전에 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몇 cm높이의 작은 턱에 걸려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사람을 봤어요. 얼른 가서 도왔죠. 큰 힘이 들지도 않았어요.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어요.
휠체어 체험도 신청했어요. 휠체어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며 작은 턱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보였어요. 손으로 바퀴살을 돌리는데 손바닥이 아파오더라고요. 팔도 아파오고 오르막길은 등산하는 기분이었죠. 좀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를 만들 수는 없을까요?

정훈쌤>; 손으로 바퀴를 굴리는 일반형 휠체어 말고도 전동휠체어나 의료용 전동스쿠터도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사람의 힘이 덜 들기 때문에 한결 편하죠. 하지만 전동휠체어 제품의 경우 가격이 200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일반형 휠체어의 10배에 달하죠.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는 그림의 떡이죠.

과동이>; 어떻게 하면 좋죠? 우리가 모금해서 개발도상국에 전동휠체어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요?

쌤>; 기특한 생각이에요. 하지만 휠체어가 고장났을 때 그 나라에서 부품을 손쉽게 구할 수도 없으니 단기적인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적정기술’이 필요한 거죠. 마침,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휠체어를 개발한 교수가 있어요. 바로 아모스 윈터 MIT 교수입니다.

과동이>; 네? 그 유명한 MIT요? MIT에서 첨단 휠체어가 아닌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위한 휠체어 연구도 한다고요?

쌤>; 놀랄 것 없어요. 첨단 휠체어만큼이나 적정기술을 이용한 휠체어도 우리에겐 필요하니까요. 이런 것을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하죠.





쌤>; 윈터 교수도 과동이처럼 진흙이나 풀밭이 많은 개발도상국에서의 휠체어 이용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레버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프리덤 체어(LFC, Leverage Freedom Chair)를 개발했죠.

과동이>; 어라. 일반형 휠체어와 비슷하게 생겼네요. 저 기다란 막대가 레버군요.

쌤>; 바퀴 쪽을 잘 보면, 뭔가 낯익은 것이 보일 거예요.

과동이>; 그러고 보니 자전거의 톱니바퀴와 체인이 있네요. 자전거 페달처럼 레버를 앞뒤로 움직이면 바퀴가 돌아가는군요.

쌤>; 맞습니다. 레버는 다른 효과도 있어요. 레버의 위쪽을 잡고 당기면 거친 도로를 쉽게 빠져나갈 수 있어요. 반대로 레버의 아래쪽을
잡고 당기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왜 그럴까요?

과동이>; 레버에 직각이 되게 힘을 가하면, 돌림힘은 내가 가하는 힘의 크기와 회전중심에서 내가 레버를 잡고 있는 곳까지의 거리의 곱이
니까. 그렇겠네요. 같은 힘이라도 레버를 길게 잡으면 돌림힘이 커지니까 거친 곳도 잘 빠져나가고, 짧게 잡으면 돌림힘은 작아져도 빠르게 회전시킬 수가 있으니 빨라지겠네요.

쌤>; 물리 시간에 제대로 공부했군요. <;돌림힘=회전축과 힘점사이의 거리×내가 가한 힘>;은 정말 간단한 공식이지만 이것을 잘 이용하
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죠.
실제로 이런 간단한 원리로 만들어진 LFC는 일반형 휠체어보다 속도가 평균 75% 향상됐고요. 추진력도 50%나 크답니다.

과동이>; 지금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 휠체어는 바퀴를 비롯한 각종 부품을 해당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자전거에서 가져왔대요. 개발도상국 사람들도 손쉽게 수리를 할 수 있겠어요.

쌤>; 과동아. 과학 연구에는 꼭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다른 시각, 다른 접근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과학자가 할 일이에요.

과동이>; 저도 우리나라 지형에 맞으면서 저소득층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를 개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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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글 이정훈 기자 | 사진 MIT 모빌리티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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