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에너지를 내는 천체는 어떤 것일까. 하늘 어디에선가 하루에 한번 꼴로 일어나는 고에너지 빛의 미스터리한 플래시.
고에너지를 갖는 감마선을 폭발적으로 내놓는 감마선 폭발천체가 그 주인공이다. 감마선 폭발천체는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내고는 약해지는데 어떤 것은 몇번에 걸쳐 산발적인 폭발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10월 19일 유럽우주국에서는 율리시즈를 비롯한 4대의 우주탐사선이 힘을 합쳐 이런 감마선 폭발천체 중 가장 거리가 먼 것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GRB 000131’이라는 이 감마선 폭발천체는 적색편이가 4.5로 관측됐는데 이것은 1백10억광년이라는 이 천체의 거리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전까지의 기록은 90광년이 채 안되는 거리였다.
이번 거대한 폭발에서 나온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1백10억년을 날아왔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 버클리주재 캘리포니아대 우주과학연구소의 물리학자 켈빈 헐리 박사는 “이 천체가 우리에게 초기우주의 천체를 관측하고 연구하는데 가장 긴 잣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마선 폭발천체는 그 정체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는데 최근에 축적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하이퍼노바’라는 천체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다. 하이퍼노바는 별이 죽어가는 단계에서 자체 중력으로 붕괴돼 폭발을 일으키는 초신성(수퍼노바)보다 더 큰 규모의 천체를 말한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감마선 폭발천체의 빛은 태양보다 30배 이상이나 무거운 하이퍼노바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