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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학 Peking university - 중국의 자존심

●대학생 8천7백명
●대학원생 3천6백명
●외국인 학생 7백50명
●교수 3백80명
●조교수 1천6백명
●중국과학원원사 29명
●중국공정원원사 2명
●6개 학원(school), 29개 학부(department), 9개 중점연구소(key laboratory), 6개 국립중점연구소
●URL http://www.pku.edu.cn

북경시 서쪽, 정원과 공원으로 유명한 해정(Hai Dian)지역에 위치한 북경대학(1898년 설립)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청화대학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커다란 빌딩과 번듯한 대로로 나누어져 있어 서구적인 느낌이 드는 청화대와 달리, 북경대는 오밀조밀한 오솔길과 정원, 그리고 청나라 때의 건물을 아직도 교실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서 고풍스러운 멋이 난다. 또 학교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인공호수, 미명호는 북경대 학생들의 휴식처이자 북경대를 대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청화대가 공대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한 반면, 북경대는 중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서 과학기술방면은 물론이고 인문사회계열까지 모든 학과가 우수한 학생과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80년대 중국 개방화 정책 이후에는 1만명 이상의 외국인 학생이 북경대를 거쳐갈 만큼 북경대는 국제교류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과학원 원사가 29명, 중국공정원 원사가 2명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은 원사를 확보하고 있는 북경대 역시 과학기술의 응용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최대의 성공작은 북경대 산하의 북대방정(北大方正)이라는 회사. 한자전자출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힌다. 한자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식자를 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작업을 컴퓨터로 처리함으로써 중국인쇄업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북대방정에서 개발한 파운더(Founder)라는 소프트웨어는 외국에서 발행하는 거의 모든 중국어판 신문 제작에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의 75%, 중국 국내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 소프트웨어의 자부심으로 통하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천억원. 북대방정이 북경대를 먹여살린다는 소리가 들릴만큼 북대방정은 북경대 재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중국의 대학은 아직 냉난방 시설이나 실험기자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방학만 되면 학생은 물론이고 교수까지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8월 중순, 여름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북경대 도서관의 도서실은 공부하는 학생들로 빈자리 하나없이 꽉 차 있었다. 도서관 담당자는 “시기에 관계없이 학생들로 만원을 이룬다” 며 “30개의 도서실에 2천명의 학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고 도서관 규모를 설명했다.

북경대 또하나의 명물은 북경대 출판부. 1979년 설립이래로 북경대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고대서적 등 4백50만권 이상 장서를 바탕으로 중국 고대사를 비롯한 3천여종의 책을 발간해 6천5백만권 이상을 팔았다.

그러나 북경대는 이제 ‘역사’ 를 먹고 사는 대학에서 미래를 일구는 대학으로 변모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와 전통, 연륜을 중요시하는 풍토에서 마흔줄의 민유방(민웨이팡)박사(46)가 부총장으로 임명된 것은 중국 대학가에 충격이었다. 북경대학의 부총장은 12명. 최연소 민유방 부총장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텍사스대 교수, 세계은행 고문 등을 지내다 88년에 귀국했다. 민부총장은 자신이 젊은 나이에 부총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21세기 새로운 세계사의 조류에 익숙하면서도 민첩하게 중국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젊은 지도자가 필요했기 때문” 이라며 “내가 아니더라도 젊은 누군가가 이 자리에 올랐을 것” 이라고 자신의 승진을 행운으로 돌렸다.

북경대 정문


청화대학 Tsinghua university - 중국과학의 현주소

●대학생 1만4백명
●대학원생 3천6백명
●외국인 학생 4백여명
●교수 7백80명
●부교수 1천7백8명
●중국과학원 원사 16명
●중국공정원 원사 15명
●6개 학원, 31개 학부, 44개 연구소(research institute), 15 국립중점 연구소(national key laboratory)
●URL http://www.tsinghua.edu.cn

중국 교수들에게 중국대학 중 이공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을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서슴없이 청화대학을 꼽는다. 가장 성공적으로 과학기술을 현장에 접목한 대학이기에 제일 좋은 이공계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11년에 설립된 청화대는 중국이 공산주의를 택하면서 국가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950년대부터 ‘공학자의 요람’ 이라는 취지하에 과학기술 분야를 중점 육성함으로써 특화된 대학이다.

북경시 북서쪽에 위치한 청화대는 대학 전체가 연구소로 여겨질 만큼, 국립연구소나 국가중점연구실이 많고, 교육과 연구가 조화롭게 병행되고 있다. 담장을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북경대와 함께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 대학가로 유명한데, 요즘 이곳에는 컴퓨터 관련 기업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신하이테크타운을 이루고 있다. 학문은 응용될 때 그 의미가 있다는 중국인들의 실시구시(實事求是) 정신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청화대 산하에는 8개의 공장과 62개나 되는 회사가 있다. 청화대는 과학기술 연구성과를 ‘연구를 위한 연구’로 묵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회사를 만들어 산업화시킴으로써 대학의 재원에 도움을 주고 중국 전체의 산업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대학의 각 건물 입구에는 중국 국내 기업을 비롯한 전세계 유수기업과의 합작연구를 기념하는 현판이 현란하게 전시돼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대학을 산업발전의 핵으로 간주한다.

전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터넷. 중국이라고 예외일 리는 없다. 지난 8월 14일 청화대 본관건물 1층 세미나실은 유난히 북적거렸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에 대한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는데 CERNET(China education and research network)이라는 네트워크 센터가 인터넷 전문가 양성을 위해 개최한 행사였다. 중국 전체 인터넷은 이 CERNET에서 관장하게 되며 해외로 나가는 모든 인터넷은 이곳을 거친다. CERNET의 홈페이지 주소(http://www.edu.cn)는 바로 중국의 모든 대학을 대표한다는 의미. 이렇게 중요한 CERNET이 바로 청화대 안에 설치된 것만 봐도 중국에서 청화대의 위치를 추측할 수 있다.

청화대 유명명소인 이교문(二校門)


상해교통대학 Jiaotong university - 1백년 전통 중국해양과학의 모태

●대학생 1만1천명
●대학원생 2천4백명
●교수 3백53명
●부교수 6백95명
●과학원원사 6명
●4개 학원, 30개 학부, 94개 실험실, 4개 중점연구소
●URL http://www.sjtu.edu.cn

남중국 무역의 중심지인 상해시는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 시기에 임시정부가 있었기에 더욱 우리에게 친근한 도시다. 여름철에는 더운데다가 습도가 높아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 더위를 서늘하게 할만큼 요즘 상해는 건설열풍이 한창이다. 공항부터 상해 중심지를 관통하는 도로와 상해시를 한바퀴 도는 순환도로 건설, 그리고 밀려드는 외국자본으로 지어지는 거대한 빌딩공사에 도시 전체가 공사판을 연상할 정도다.

상해를 우리나라의 부산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도시 규모면에서나 중국 남부지방에 미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보면, 중국 또하나의 수도로 여길만 하다.

상해에는 역사가 무려 1백년이나 되는 대학이 있다. 중국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교통대학은 올해로 개교 1백주년을 맞았다(제일 오래된 대학은 천진대학 1백1년). 현 중국 주석인 강택민의 모교로도 유명해, 학교 곳곳에 그의 사진이 액자에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교통대학’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대학은 중국 전체에 네곳(상해, 서안, 북방, 서남)이나 있다. 그 중 모태가 바로 1896년에 난양공민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한 상해교통대학. 항구도시에 위치한 만큼 이 대학의 대표적인 학과도 바다와 매우 밀접하다. 해양, 조선, 선박 관련학과들은 1백년이나 되는 역사와 함께 실험실습 기자재도 중국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연구능력에서도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에서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국가중점연구실로도 이 학교의 조선학과가 지정됐다. 교통대 졸업생 중에는 선박업이나 조선업으로 성공해 거부가 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교통대 캠퍼스에 세워진 대부분의 건물은 이런 부자졸업생들의 기부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

중국 개방화 정책에 따라 교통대학도 변하고 있었다.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외국대학과 교류를 시작했고 관심분야도 첨단과학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 대학 부교장인 이윤배(리룬페이)교수는 “앞으로 가장 각광받을 연구분야는 정보통신, 재료, 기계” 라고 추측하면서 “우리대학에서 이런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첨단과학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중국 대학이 그렇지만, 중국어라는 언어장벽으로 외국과 활발한 학생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은 못된다. 현재 상해교통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은 수십명을 넘지 못하고 있고, 또 전원 언어 연수를 위한 유학에 불과하다. 지난 1985년 상해 남서부에 위치한 민행지구에 20만평이 넘는 새 캠퍼스를 건립한 교통대학은 개교 1백주년을 계기로 제2의 도약기 마련에 바빠 보였다.

만항지구 새 캠퍼스


복단대학 Fudan university - 중국 남부의 과학중심지

●대학생 9천명
●대학원생 4천명
●외국인학생 6백명
●교수 2백23명
●부교수
●중국과학원 원사 10명
8개 학원, 31개 학부, 75개 실험실, 3개 중점연구소
●URL http://www.fudan.sh.cn

상해에는 교통대학과 함께 고등교육의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복단대학(1905년 설립)이 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제공하는 상해방문자료 안에는 상해의 주요인사 목록이 있는데, 복단대학의 총장이 포함될 정도로 복단대학은 상해시교육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통대학보다 학생수나 교직원 수가 많고, 학교 규모도 크다. 이과계열보다는 문과계열이 강한 대학으로 평가받는데, 문과계열 중에서도 중국문학 특히 당시(唐詩)로 유명하다. 중국 유수의 신문, 잡지 편집장의 대부분이 이 대학 출신이다.

그렇다고 이과계열이 별볼일 없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학원 원사가 10명이나 되고, 수학, 물리, 유전공학, 전기공학, 재료공학, 컴퓨터 분야가 유명하다. 응용표면물리, 전자재료, 유전공학은 국가중점연구로 지정됐다.

복단대에는 황토색의 반듯반듯한 성냥곽 같은 건물들이 많다. 중국인들은 일단 건물을 지으면 개보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건물의 외관은 매우 볼품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면 최신 과학기기를 비롯해 의외로 고가장비들을 많이 구비하고 있다. 복단대는 북경대에 이어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고, 대학원생 규모도 중국에서 제일 크다. 복단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학과는 문과와 이과의 접경지대로 여겨지는 경영학과. 아예 경영대학원을 만들어 중점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인과 자국인에게 서로 다른 요금을 받는 이중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 학생의 수업료(외국유학생은 자국학생의 두배)가 대학의 재원에 많은 도움을 주기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편.

국제교류처장을 맞고 있는 서란(츄유안)교수는 “중국어나 영어가 가능한 외국인 학생들의 입학을 적극 허용하고 있다”면서 “한국인 유학생은 2백여명 정도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복단대의 유학생도 상해 교통대학의 한국 유학생처럼 대부분 언어연수를 위한 것이고, 본격적으로 대학원 과정에 있는 학생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복단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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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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