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사과는 왜 색깔이 보기 싫게 변할까요? 오래 놔두어도 원래 그대로의 색깔을 지속시킬 방법은 없을까요?
손님이 오시기로 한 날, 미리 준비를 한다며 사과를 예쁘게 깎아 두었다가 막상 손님이 오셨을 때면 그 예쁘던 사과의 색깔이 누렇게 변해버려 당황했던 경험이 있는지요? 혹 그런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먹다 남은 사과를 다음날 먹으려고 했을 때 누렇게 된 사과를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사과는 귤처럼 그 색깔을 보존시키지 못하고 별로 먹고 싶지 않게 누런 색깔로 변해 버리는 것일까요? 또 이 색변화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부엌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 사과를 괴롭히는 주범을 알아내고 그 주범을 무찌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 엄마에게 칭찬을 받아보도록 합시다.
준비물
신신한 과일(사과가 좋다), 비타민 C용액(시중에서 파는 0.1g의 비타민 C 정제를 요구르트병 하나반 정도의 물에 녹이면 된다), 끓는 물, 식초(아세트산 5%), 작은 시험관 4개
실험 방법
① 4개의 시험관을 각각 다음과 같이 준비한다.
시험관 1:공기에 노출
시험관 2:수도에서 받은 물로 절반을 채운다.
시험관 3:끓인 물을 가득 채우고 마개로 막는다.
시험관 4:비타민 C 용액으로 절반을 채운다.
② 껍질을 벗기지 않은 사과를 약 5㎝의 길이로 네 조각을 만든다(폭과 너비가 1㎝가 되도록 자른다).
③ 손가락으로 모두 상처를 내어 각 시험관에 한 조각씩 넣는다.
④ 끊인 물을 넣은 시험관 3에는 반드시 마개를 한다.
⑤ 20분이 지나기를 기다려 각 사과 조각을 조사한다.
⑥ 시험관 1의 변색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서 각 시험관에서 일어난 상대적인 변색의 정도를 살펴본다.
시험관 1에 들어 있던 사과가 가장 어둡게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공기 중의 산소가 사과의 변색에 작용을 한다고 추측을 할 수 있는데, 그 추측은 시험관 2와 3을 비교해 봄으로써 더욱 확신을 갖게 됩니다.
시험관 2는 그냥 수돗물로서 그 물에는 산소가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관3은 물을 끓였기 때문에 산소의 용해도를 감소시켜 그냥 수돗물보다 산소가 훨씬 적게 들어 있습니다. 사이다를 끓이면 이산화탄소의 톡 쏘는 맛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따라서 시험관 2에 들어 있는 사과의 색이 시험관 3에 들어있는 사과의 색보다 더 어둡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기 중의 산소는 어떻게 사과의 색을 변화시킬까요?
보통 과일과 약간의 채소의 세포가 상한 상태에서 공기중에 노출되면 과일과 채소안에 있는 어떤 호소가 공기중의 산소와 반응을 합니다. 이 효소를 산화 효소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세포를 삭이기 시작해 상처난 사과나 바나나에서 볼 수 있는 누런 색깔을 만들어 냅니다. 이 효소는 동물의 세포내에서도 발견되며, 멜라닌의 생산에 참여하여 피부를 검게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타민 C가 들어 있는 시험관 4의 사과는 거의 변색되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는 공기중 산소에 의해 아주 쉽게 산화됩니다. 따라서 사과 속의 효소가 활발하게 작용하지 못하여 사과의 색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타민 C를 '천연의 환원제'라고 합니다. '환원제'라는 것은 자신은 산화되면서 상대방을 환원시키는 물질을 말합니다. 여기에서는 비타민 C 자신이 산화되면서 사과의 세포가 산화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미리 사과를 깎아둘 때나 사과 샐러드를 만들어 둘 때, 그 사과가 들어 있는 음식에 오렌지주스 같은 비타민 C가 들어 있는 것을 부어두면 색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싱싱한 사과를 위해 오렌지주스를 사용하는 것! 이것도 과학을 이용한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