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산과 단백질 등 마이크로 세계와 조개류와 식물 잎의 배열 등에서 나타나는 나선 형태는 별이 탄생하는 은하의 질서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한점으로 시작해 무한히 성장해 가는 것이 가능한 모양' 나선형은 예부터 생명현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생물의 세계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의 세계로부터 우주공간의 장대한 은하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현상을 나선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에는 나선형이 넘치고 있다. 원자크기의 마이크로 수준에서부터 우주의 거대구조에 이르기까지. 나선은 결정의 성장과정에도 DNA의 분자구조에도 나타난다. 사람 귀 속에 나선 모양 달팽이관이 있듯이 동식물의 세계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나선은 등장한다. 자연계 최대의 나선모양은 나선은하다.
수학적으로 나선은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 아르키메데스 나선에서는 인접한 곡선간의 거리가 일정하다. 레코드판의 트랙은 아르키메데스 나선이다. 이에 비해 대칭나선에서는 곡선간의 거리가 지수함수적으로 멀어져 간다(그림1). 특히 대칭나선은 연속된 호가 서로 크기는 다르지만 모양이 같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나선은 성장의 과정을 나타내는 이상적인 도구로 사용돼 왔다. 이런 타입의 나선이 바로 자연계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3차원의 공간에서는 원추나선으로 표현한다. 이는 나선을 그리면서 평행이동하는 점으로 묘사된다.
생명의 곡선
나선은 점차로 성장해가는 생명의 과정과 결부되어 있다는 뜻에서 '생명의 곡선'으로 불리기도 한다(영국의 T.쿠크). 스위스의 수학자 제이콥 베르누이는 자기의 묘비에 대칭 나선을 그려놓고 "내가 죽어도 전과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대칭나선의 '자기 유사성'을 비유했다.
나선은 자연의 심원한 보편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해진다. 현대과학은 지금까지 인간이 다이나믹하게 운동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실증해 왔다. 성장과 발전은 나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같은 '생명의 곡선'을, 요동하는 우주의 구석구석까지 적용시킨다고 해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단백질과 핵산(DNA, RNA) 분자는 세포와 조직의 기능에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단백질과 핵산은 모두 사슬 모양으로 연결돼 있다. 단백질에는 아미노산, 핵산에는 뉴클레오티드가 기본적인 구성요소이며 이것이 긴 중합체의 사슬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들 분자의 화학조성은 생명과정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분자의 공간적 구조, 즉 구성 요소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나선구조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단백질과 핵산 분자가 생물형태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기초적인 나선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단백질 사슬의 기본구조는 1950년에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팀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스크류의 소용돌이와 같다. 이를 알파나선(알파 헬릭스)이라 부른다. 이 구조의 중심인 주사슬은 오른쪽으로 도는 나선이다. 여기에 짧은 사슬이 붙어서 바깥 쪽을 향해 수직으로 돌출돼 있다. 따라서 연속하는 주사슬 곡선은 인접한 동지끼리 약한 수소의 '다리'에 의해 결합되어져 있다.
아름다운 모발을 가진 여성은 미용사에게만 감사해서는 안된다. 모발에 포함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분자가 나선구조인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 인간의 모발을 잡아당기면 원래 길이보다 늘어나는 것은 이웃한 알파나선 곡선 사이의 약한 수소결합이 끊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잡아늘인 결과 새로운 결합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로써 단백질 분자사슬이 새로운 배치를 형성한다. 이후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은 새로운 헤어스타일이 고정되는 것이다.
분자레벨에서 나선구조로 유명한 것은 거대분자 DNA와 그 누이동생뻘인 RNA다. 1953년 미국의 왓슨과 크릭은 DNA 나선구조를 완전하게 밝혔다. 이는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금세기 최대의 중요한 발견. DNA는 4종류의 염기로 구성돼 있다(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모델을 조립하기 시작했을 때 이들 분자의 크기는 분명하게 밝혀졌다. 따라서 각 요소가 무리없이 수렴하는 구조는 하나밖에 있을 수 없다. 한개의 DNA분자는 두개의 끈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서로 꼬여서 이중나선 구조를 이루고 있다. 두 개의 끈은 서로 상대의 분자구조를 보완한다. 즉 유전정보의 +와 -의 관계이다. DNA의 끈은 당과 인산의 사슬에 염기가 달라붙어 있는 꼴. 이들 염기는 다른 쪽 염기와, 즉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쌍을 이루어 수소결합되어 있다. 이 모양은 길고 유연한 사닥다리가 나선상으로 연결돼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나선은 모든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특히 생명과정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유기체인 무기물 가운데에도 나선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결정은 나선상으로 성장해간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은 씨앗이 되는 결정격자 속에 있는 '결함'이다. 이것이 바로 나선 모양으로 결정이 성장하는 원인이다.
결정은 격자의 어긋남으로부터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곳이 새로운 원자가 가장 들러붙기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점차로 원자가 들러붙어 늘어나는 성장부는 최초의 격자 결함에 대해 평행으로는 성장하지 않는다. 성장부의 말단, 즉 격자 결함의 끝이 고정되어져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장부분을 구부리는 힘이 작용해 결정은 나선상으로 발달해 간다. 결정은 성장을 계속하고 마지막에는 조그만 나선 탑이 우뚝 솟게 된다.
특이한 잎의 질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의 나선구조에는 성장과정과 관계된 것이 많다. 누구나 알고 있는 예는 달팽이의 껍데기다. 이 구각은 달팽이의 성장과 함께 나선구조를 발달시켜 간다. 이 나선을 '달팽이 라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다에 사는 많은 조개류도 나선 모양을 하고 있다. 동물의 뿔에서도 나선패턴을 볼 수 있다. 식물에서는 입과 가시가 줄기 주위를 나선상으로 회전하는 것이 많다. 솔방울 해바라기 국화꽃 등도 눈에 띄는 나선구조다.
그중에서도 두족류인 앵무조개 내부는 가장 확실한 아름다운 나선 모양을 드러내 보인다. 이는 대칭나선이다. 1638년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최초로 그 형상에 주목했다. 대칭나선은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선의 중심에서 나오는 직선과 접선이 이루는 각은 반경과 관계없이 항상 같다. 또한 같은 각도반경(예를 들면 90도)으로 나누어보면 각 영역의 모양이 항상 같다. 이를 '등장변환' '자기 상사(相似)성'이라 부른다. 결국 조개가 껍데기 내부에서 성장할 때 크기는 변해도 모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앵무조개의 껍질 속 어느 부분을 잘라도 모양은 똑같다. 자기유사적 성장은 앵무조개만의 특징은 아니다. 다른 조개에서도 패각은 똑같은 비율로 자라고 있다.
나선은 자연계의 또 하나의 중요한 현상과 결부돼 있다. 그것은 식물 줄기에 붙어 있는 잎의 배열이다. 이를 '엽서'(葉序)라고 부른다. 잎의 질서라는 뜻이다. 엽서에는 극히 매력적이지만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것은 엽서가 명확히 정의 가능한 수열(피보나치)이나 황금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피보나치 수열이란 1, 1, 2, 3, 5, 8, 13…의 경우나 1, 3, 4, 7, 11, 18…처럼 앞의 항과의 합이 다음항을 이루는 수열을 말한다.
어떤 식물의 잎과 가시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나선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여기에서 인접한 두개의 잎이 이루는 각은 정확히 137.5도로 이를 황금각이라 부른다.
잎이 붙어 있는 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기점이 되는 잎을 고른 다음 똑같은 곳에 잎이 오는 것이 몇회전만인지를 세고, 그동안에 거쳐간 나뭇잎 수를 세어 그 비율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2회전만에 나뭇잎이 같은 방향에 붙어 있고 2회전 하는 동안 5개의 나뭇잎이 붙어 있다면 이 비는 2:5(2/5)이다.
자연계에서 자주 보여지는 엽서의 비는 1/ 2, 1/3, 2/5, 3/8, 5/13, 8/21, 13/34 등이다. 이들분자의 관계, 분모의 관계 모두 피보나치 수열을 이룬다. 피보나치 수열은 1200년경 이탈리아의 피사 출신 수학자인 오나르토 피사노가 발견한 것이다. 그의 별명이 피보나치이다.
식물의 잎은 왜 이와같은 비율을 이루고 있으며 황금각을 선호할까. 잎과 잎 사이의 각도는 90도-180도 사이의 어느 값을 취해도 좋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몇가지 예외적인 경우 만을 제외하고는 자연은 90도 137.5도 180도 이외에는 채택하지 않는다.
진화의 법칙에 따르면 식물은 그것을 선택하는 것에 의해서 이익이 얻어지는 경우에만 황금각을 선택한다. 피보나치도 그것을 느꼈다. 그는 엽서의 나선 패턴은 위 아래 잎이 중복되지 않고 태양빛과 비(수분)의 흡수가 최적인 배치라고 설명했다.
식물은 왜 황금각의 원리를 획득하였을까. 그럼으로써 그들이 얻은 생물학적 이득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은 아직 불가능하다. 다만 식물이 이루는 구조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할 뿐이다.
별탄생의 요람, 나선팔
은하는 우주의 기본 단위이다. 우주공간에는 1천억개에 달하는 은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의 은하는 1천억개의 별과 먼지 가스로 이루어진 많은 성운을 포함하고 있다. 성운은 별이 태어나고 죽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은 이 지구상에 질서를 부여한 것과 같이 우주의 영역에도 질서를 부여한 것이 분명하다. 질서와 규칙성은 은하의 모습에서도 확실히 나타난다. 우리는 그 형태로부터 은하를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1926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형태에 의한 은하의 분류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타원은하(elliptical, E타입) 나선은하(spiral, S타입) 불규칙은하(irregular, I타입, 무정형은하라고도 함)가 그것이다. 나중에 렌즈형은하(lenticular, SO타입)가 추가됐다. 렌즈형은 나선은하와 형태가 비슷하지만 팔이 없는 것이 특징.
허블체계는 은하분류의 기본이 되었지만 후에 점차로 복잡하게 변화했다. 나선은하가 가지쳐 새로운 은하를 만들었는데 그 하나가 막대나선은하(barred spiral, SB타입). 다른 나선은하는 나선팔이 중심에서 직접 뻗치고 있지만, 막대나선은하는 곧은 막대가 핵의 양쪽으로 돌출하고 중심으로부터 꽤 떨어진 곳에서 나선 형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허블이 지적했듯이 대형은하의 대부분은 거의 나선형이다. 전체 은하의 80%. 우리은하도 팔을 가진 전형적인 나선은하이다.
은하의 중심에는 고밀도의 핵이 있고 그 주위를 공모양으로 별들이 돌고 있다. 이를 센트럴벌지(central bulge)라 부른다. 형태학적으로 나선은하는 중심 벌지의 크기로 분류한다. 예를들면 Sa 타입의 은하는 중심의 벌지가 대단히 크며, 나선팔은 얇고, 심하게 말려 있다. 이와 정반대가 Sd 타입. 벌지는 작지만 길고, 거대한 팔을 가지고 있으며 팔과 팔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다.
은하의 나선팔을 단순히 별의 밀집영역으로 보면 잘못이다. 이는 특별한 곳. 여기에는 젊은 별과 성간 물질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한편 벌지는 주로 노후한 별들에게 점령돼 있고 성간가스나 먼지는 희박하다. 은하의 팔이 밝게 빛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젊은 별은 대량의 자외선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주위의 수소구름을 여기시켜 방사시킨다.
나선꼴이 더욱 확실한 Sc와 Sd 타입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지가 약하고 새로운 별이 더욱 많이 생성된다. 결국 나선은 새로운 별의 생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같은 은하의 나선구조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우리가 대형망원경으로 외부 은하를 살펴보면 우리들 눈에는 은하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은하의 실상이 아니다. 실제의 은하는 다이내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별들도 가스나 먼지구름도 은하 중심을 돌고 있다. 이 회전운동은 대단히 속도가 느려 별들이 은하중심을 1회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1은하년) 수억년 이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은하원반은 강체처럼 회전하지는 않는다. 레코드원반이나 자동차바퀴와 같이 회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하원반의 바깥 부분에서 도는 별은 안쪽에서 작은 궤도를 도는 별에 페이스를 맞추지 않고 조금씩 뒤로 처진다. 은하의 중심 또는 가까운 영역에서는 회전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비례하여 회전속도가 커진다. 은하 중심 부근에서는 강체와 비슷한 회전양식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외측에서는 점점 일정하게 돼 원반의 반경에 비해 속도가 상승하지 않는다.
이와같은 운동특성을 '차동은하회전'이라 부른다. 이는 은하 내측이 외측보다 빨리 회전하는 특성(각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을 말하는 것. 전형적인 나선은하에서는 벌지 근처의 별은 은하 중심을 회전하는데 약2천만년 걸리지만 바깥쪽에서는 2억년 이상 걸리는 별도 있다. 따라서 처음에 은하물질이 어느곳에 분포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나선팔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각속도가 점점 떨어지는 바깥쪽일수록 뒤로 처져 나선팔 모양을 하게 되는 것.
각속도의 차이가 나선팔 형성
그러나 은하의 동적 움직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은하에서 나선팔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억년 정도가 소요된다. 나선은하는 보통 이보다 나이를 훨씬 많이 먹었다. 우리은하의 경우 연령은 약 1백억년. 이는 대단히 긴 시간으로 원반 끝에 위치하고 있는 별들(예를들면 태양)이 대략 50회 이상 회전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이만큼 회전하면 나선팔은 대단히 많이 말려 나선팔 사이가 더욱 붙어 있어야 한다.
이 이유로 나선팔의 존재를 전혀 다르게 생각하기도 한다. 나선팔은 언제나 같은 별, 같은 구름이 아니라는 것. 그것은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고 어떤 특수한 상태. 이를 양초 불꽃의 예를 들어 알아보자. 양초불꽃은 뚜렷한 외곽선을 가진 실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부단히 변화하는 프로세스이다. 중단없이 계속 주입되는 연소물질이 불꽃의 형태를 만들고 또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은하의 나선팔도 실체를 가지는 것이 아니고 어떤 상태, 결국 은하 원반 가운데의 특수한 구조 영역이며, 여기를 별과 성간물질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설명하는 이론은 여러가지다. 가장 광범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나선팔을 성간물질 사이를 전달하는 밀도파로 보는 것이다. 밀도파는 말하자면 연못에 생긴 물결파와 같은 것. 나선팔의 영역에서 파는 성간 구름과 만나면 감속되고 그 결과 밀도가 높아진다. 밀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붕괴하는 구름 가운데서 별들이 형성된다. 어린 별들이 내는 빛과 그 주위의 구름이 반사하는 빛이 밀도파가 통과해가는 외각부분을 형성한다고 보면 된다(그림3).
밀도파 모델이 은하의 나선 구조를 설명하는 유일한 모델은 아니다. 은하나 은하의 생성에 관한 우리들의 생각은 아직 불확실하며 매우 한정돼 있다. 최초의 은하가 확인된 70년 전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거대 은하에서도, 지상에서 보여지는 나선구조가 별의 탄생과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 속의 좌 우
인동(忍冬) 덩굴은 반드시 우측으로 감아 올라 간다. 나팔꽃의 덩굴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간다. 많은 고둥(소라 우렁이 등)은 오른쪽으로 감는다. 많은 녹색생물들은 편모를 좌측으로 회전시켜 진행한다. 인간의 뇌는 외견상 좌우뇌가 같지만, 그 기능은 전혀 다르다.
유전자 DNA는 거의 우측 나선형(알파나선)이다. 단백질도 또한 우측 나선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빛을 좌측으로 돌리는 L체만으로 구성돼 있다. DNA의 아미노산도 L체지만 당 부분은 빛을 우측으로 돌리는 D체다.
자연계는 왜 우와 좌 어느쪽을 선택하는가. 여기에는 만족스런 해답이 마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