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물고기농장에서는 신선도가 높은 어류를 생산할 수 있고,노동력도 크게 절감된다.
푸른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은 원하는 곳에 고기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고기들이 한곳에 많이 몰려 있으면 좋으련만. 일본의 스미토모금속회사는 바로 이 점에 착안, 규수 서단 나가사키현의 노모자키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대규모 물고기농장을 건설했다. 아오시오(푸른 바닷물이란 뜻)라는 이름이 붙은 이 떠다니는 농장은 길이 1백12m, 너비 32m를 자랑한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고 스미토모사의 플랜트 엔지니어링부 책임자인 미오다는 말한다. "그 농장은 그 물망으로 나눠진 10개의 울타리로 구성돼 있다. 치어들을 그 울타리 안에 넣은 뒤 그들에게 먹이를 주고 시장에 내보낼 수 있게 될만큼 자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이 아이디어는 일본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의 아쿠아시스템(Aqua System)이란 회사에서 돈을 주고 사온 것이다. 아쿠아시스템사는 세계 최초로 떠다니는 물고기농장을 세운 회사인데 1989년 1월 스미토모금속은 물고기농장에 대한 특허권과 각종 기술데이터를 얻기 위해 아쿠아시스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아쿠아시스템의 디자인을 일본에 직접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아오시오는 여름과 겨울 사이 일본을 수차례나 강타하는 태풍에 견뎌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오시오는 지난 해 9월 20일에 제작완료됐으나 10월 15일까지는 태풍때문에 최종 정박지까지 끌고 갈 수도 없었다.
스미토모금속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물고기농장계획에 일본에서 가장 큰 수산업 관련업체중 하나인 다이요수산이 가담했다. 물론 이 두 회사는 서로 협력관계다. 다이요사는 아오시오의 어업권을 얻었으며 그 자회사인 노모자키아쿠아개발이 그 농장을 경영하도록 했다.
스미토모사가 다이요사에 공동참여를 제안했을 때 다이요사의 임직원들은 이 사업이 큰 이익을 보장해 줄 것으로 직감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정지형 물고기농장이 여럿 운영되고 있으나 모두 해안과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물고기의 오염시비 등 각종 물의를 일으켜 왔다. 다이요사는 떠다니는 물고기농장을 활용, 바다 먼 곳에서 도미나 전갱이 복어 같은 물고기를 양산함으로써 제품의 신선도와 청정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이 이동형 물고기농장은 노동력비용을 상당히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 농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원은 단 5명이다.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과정도 완전히 컴퓨터로 컨트롤된다. 그밖에 수온 PH 풍속 등 중요한 데이터의 측정도 모두 컴퓨터로 이뤄지므로 그만큼 노동력이 절감될 수 있는 것. 스미토모금속 역시 이 사업에서 많은 부산물을 얻었다. 특히 아오시오를 디자인하고 건설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엔지니어링팀은 고도의 신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또 아오시오는 스미토모금속이 생산한 4백70t의 강철판과 파이프를 소재로 해 건조됐다. 스미토모금속은 곧 아오시오와 비슷한 배를 제작해 달라는 주문(연간 2척 정도)을 여러 곳에서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먹이공급장치 컴퓨터제어시스템 등을 포함한 아오시오의 총 제작비용은 5억엔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맨먼저 60g이 채 되지않는 어린 전갱이 12만마리를 울타리 안으로 부어 넣었다. 먹이만 잘 조절해 주면 이 전갱이들은 약 6개월 후에 1.2kg 정도로 자라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