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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不整脈), 크게 겁낼 필요 없어 불규칙한 맥박, 스스로 진단


심장의 박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전기 배터리나 핵배터리를 활용하기도.
 

심한 운동이나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심장은 잠시도 쉬지않고 계속 뛴다. 심장의 박동이 정지하면 혈액이 몸속을 순환하지 못하게 된다. 혈액순환이 중단되면 각 조직 장기의 세포물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할뿐아니라 여러 가지 대사산물, 즉 쓰레기를 치우지 못하게 되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일정시간 이상 지속되면 세포자체가 파괴되어 버린다.

우리 몸 안에서 산소결핍에 가장 예민한 세포인 뇌세포는 혈액공급중단이 3분만 지속되면 파괴된다. 즉 심박동이 3분 이상 중단되면 그후 심박동이 다시 회복되더라도 뇌의 기능은 돌아오지 않는다. 즉 식물인간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자신의 맥박을 만져보며 맥박이 혹시 중단되면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우리 심장은 하루 10만회 이상을, 70세까지 산 사람은 평생 26억회 이상을 별 오차없이 꾸준하게 박동을 계속할 정도로 지극히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전기적 자극을 통해 박동한다

동맥의 맥박이 만져지는 것은 좌심실의 근육이 수축, 심장내의 혈액을 전신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즉 심실이 한번 수축할 때마다 맥박이 한번 만져지게 되는 것이다. 심실의 근육, 즉 심근이 기계적으로 수축하는 것은 심근이 전기적으로 흥분하기 때문이다.
일단 심근이 전기적인 자극을 받아 흥분하게 되면 곧 이어서 기계적으로 수축하게 된다. 따라서 심실이 규칙적으로 수축한다는 것은 심실이 규칙적으로 전기적인 자극을 받아 흥분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인에서 규칙적으로 전기적인 자극을 만들어 내어 심장을 수축하도록 하는 것은 상대정맥이 우심방으로 들어오는 부위에 위치한 동결절이다. 동결절은 자동적으로 규칙적인 전기적자극을 생성해 내고 생성된 전기적 자극은 먼저 우심방과 좌심방을 흥분시킨 다음 심방과 심실의 경계부위에 위치한 방실결절에 도달하게 된다.

방실결절에서 잠깐 지체한 후 전기적 자극은 히스삭을 통하여 내려갔다가 좌각 및 우각으로 갈라지는데 좌각은 좌심실로, 우각은 우심실로 퍼져나가서 퍼킨지섬유를 통하여 각 심실의 근육을 전기적으로 자극, 흥분시키게 된다.

전기적으로 흥분된 심근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곧 기계적으로 수축하게 된다. 즉 동결절에서 자동적으로 생성된 전기적 자극이 심장전체에 퍼져있는 전선을 따라 질서있게 전도되어 심근을 자극하여 수축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동결절이 전기적 자극을 만들어내는 속도는 사람이 안정하고 있는 동안에는 분당 약 72회다. 그러나 운동을 하거나 놀라는 경우에는 더 빨라지고 잠자는 동안에는 느려져서 우리 몸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심박동을 조절한다.

부정맥이라는 말의 의미는 맥박이 불규칙하다는 것이지만 실제 여러 가지 종류의 부정맥중에는 맥박이 규칙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비정상적인 맥박을 부정맥이라고 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부정맥은 전기적 자극이 비정상적인 곳에서 생성되거나 전기적 자극이 심장전체를 전도되어 나가는 경로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된다. 정상인의 경우 동결절에서 규칙적으로 전기적인 자극이 생성되나 일부 부정맥의 경우 동결절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 전기적인 자극이 발생되는 것이다.

동결절은 우리 몸의 필요에 맞추어 잘 조절된 규칙적인 전기적 자극을 만들어내나 다른 부위에서 만들어낼 때는 불규칙하거나 너무 빠르게 또는 너무 느리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부정맥이 되고 심장활동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전기적인 자극이 심장전체로 퍼져나가는 전도과정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부정맥의 대표적인 예가 완전방실차단이다. 이 경우에는 심방과 심실을 연결하는 전선이 완전히 파괴되어 전기적인 자극이 심실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심실은 심실자체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자극에 의하여 흥분, 수축될수밖에 없다. 그런데 심실자체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자극은 1분에 20~30회 정도로 아주 느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부정맥의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물론 부정맥이 없는 사람도 운동을 하거나 긴장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부정맥환자의 경우에는 운동도 하지 않고 전혀 긴장할 일도 없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부정맥의 종류에 따라 가슴 두근거리는 것이 순간적으로 끝나기도 하고 하루 이틀씩 계속되기도 한다.

심장기능이 좋지못한 사람은 가슴 두근거리는 것 뿐 아니라 가슴에 통증을 느끼거나 호흡곤란을 느끼기도 한다. 또 부정맥이 아주 심해지거나 맥박이 너무 느려지면 뇌로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하여 현기증을 느끼거나 졸도하는 경우도 있다


동결절로부터 전기적 자극을 받은 방실결절은 이 자극을 심근에 전달한다.
 

소형녹음기로 맥박을 기록해

부정맥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자기 자신이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가슴이 두근거릴 때 자신의 맥박을 잘 만져보면 진단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즉 가슴이 두근두근할 때 맥박이 한번씩 빠지는 것을 느낄수 있으면 심방 또는 심실조기수축으로 진단할 수 있다. 또 맥박이 빠른 속도로 아주 불규칙하게 느껴지면 심방세동으로, 별 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맥박이 1분에 1백40회 이상으로 빨라졌다가 갑자기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빨리 뛰는 동안 규칙적으로 맥박을 느낄 수 있으면 발작성 상실성 빈박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또 맥박이 40회 이하로 느려지면서 현기증 등을 느끼는 경우에는 완전방실차단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예를 든 조기수축, 심방세동, 발작성 상실성 빈박증, 완전방실차단을 합하면 전체 부정맥의 90% 이상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맥박을 주의깊게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80% 이상의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병원에서는 물론 더 세밀한 검사를 시행한다. 우선 심전도를 찍게 되는데 심전도는 심장에서 발생된 전기가 피부로 전도된 것을 기록해내는 것이다.

부정맥이 계속 나타나지 않고 어쩌다 한번씩 나타나는 환자에 대하여는 24시간 심전도를 기록한다. 소형녹음기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기록계를 소지하고 일상생활을 계속하면 녹음테이프에 24시간 동안의 심전도가 기록된다. 나중에 이를 컴퓨터로 분석, 정확한 진단을 기할 수 있게 된다.

또 심하게 운동하는 동안에만 나타나는 부정맥의 진단을 위하여 운동부하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물론 부정맥의 근본 원인질환을 찾아내기 위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부정맥이 있다고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 대부분의 부정맥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더라도 전혀 지장이 없다. 세밀한 진단과정을 거쳐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거나 심장기능에 지장을 둘 정도로 심한 부정맥으로 진단될 때만 치료를 한다.

부정맥의 치료법에는 약물요법 전기충격요법 및 인공심박동기 등이 있다. 전기충격요법은 일시적인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하여 순간적으로 심장부위에 강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치료법이다. 심박동이 너무 느린 경우 인공심박동기를 가슴에 넣는 수술을 하여 심박수를 올려준다. 드물게는 심장수술까지 필요한 부정맥환자도 있다.

부정맥이 걱정되는 사람은 앞에서 설명한 요령에 따라 우선 자신의 맥박을 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맥박소견을 보아 부정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은 의사와 의논하여 세밀한 진단을 받아보면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아낼 수 있으므로 혼자서 고민할 필요는 전혀없다.

198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서정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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