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인 혹고니의 이동 경로가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어요. 몽골에서 출발한 혹고니는 약 2691km를 날아 우리나라 충청남도에 도착했어요. 혹고니는 흰색 털과 주황색 부리를 가진 새로, 몸길이는 1.5m 정도예요. 주로 몽골, 유럽, 러시아 등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와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서 겨울을 나지요.
혹고니의 이동 경로는 우리나라와 몽골의 공동 연구팀이 조사해서 알아냈어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몽골의 야생동물과학보전센터와 2017년부터 철새 연구를 함께 하고 있지요. 몽골 연구팀은 2021년 7월에 몽골의 부이어 호수에 사는 한 혹고니의 등에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았고, 우리나라 연구팀이 이 혹고니의 이동 경로를 파악했어요.
추적 결과, 혹고니는 90일 동안 2691km가 넘는 거리를 움직였어요. 2021년 10월 15일 몽골에서 출발한 뒤 16일 북한 두만강 하류 근처인 동번포를 지나 20일 강원도 강릉으로 내려왔어요. 동해안 근처를 오르내리던 혹고니는 12월 4일 서해안인 인천 영종도로 이동했어요. 황해도 바닷가, 경기도 안산 시화호, 충청남도 당진 삽교호와 보령 근처를 오갔지요.
철새는 계절에 따라 머무는 곳이 달라지는데,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를 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라 연구팀과 협력하는 것이 좋아요.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환경부가 정한 멸종위기종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이 관심 대상으로 지정한 혹고니가 한국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를 처음으로 파악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