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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엄마가 동생들을 또 낳았대! 이번에 태어난 아기 토끼들은 여섯 마리고, 이제 우리 가족은 30마리가 되었어. 와! 우리 정말 대가족이야~!”

 

많아도 너무 많아! 호주의 토끼 전쟁

 

안녕? 나는 호주에 사는 회색빛 털을 가진 굴토끼라고 해. 굴토끼가 처음 호주에 온 건 1859년이었어. 사냥을 좋아하는 토마스 오스틴이라는 영국 사람이 호주에 이민 왔는데, 사냥할 마땅한 동물이 없어서 영국에 사는 사촌에게 토끼를 보내 달라고 했대. 사촌이 보내준 토끼 24마리를 마당에 풀어놨는데, 그중 13마리가 그만 마당 밖으로 도망간 거야.

 

토끼의 수는 아주 빠르게 늘어났어. 호주에는 토끼의 천적인 여우, 늑대, 독수리와 같은 동물의 수가 적었고,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서 우리 토끼들이 번식하기에 아주 좋았거든. 토끼들이 먹이를 구하느라 굴을 파고, 나무의 뿌리를 갉아 먹고, 온갖 풀을 뜯어 먹으니 점차 숲이 황폐해졌어. 호주에는 다른 나라에 살지 않는,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이 많은데, 그런 동물들도 살 곳과 먹을 것을 찾기 힘들어져서 영영 사라지게 됐대. 호주 사람들에게 토끼는 골칫거리가 됐어.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긴 해. 전 세계의 경제가 한꺼번에 어려워졌던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으로 식량이 아주 부족했을 때, 호주 사람들은 토끼 고기를 먹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거든. 하지만 토끼의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어. 그러자 사람들은 1950년대에 토끼를 죽이기 위한 바이러스를 뿌렸고, 토끼의 99.8%가 죽었지.

 

하지만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토끼들은 또다시 빠르게 번식을 했어. 이제 호주에서는 토끼 수를 줄이기 위해 임신을 할 수 없는 유전자 바이러스까지 만들고 있다고 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우리가 호주에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닌데, 이렇게 미움을 받게 돼서 안타까워. 토끼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우리에겐 특별한 비밀이 있지!

순풍순풍~! 토끼 번식비결은?

 

호주에 맨 처음 토끼가 들어온 뒤 그 수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토끼 24마리 중에서 도망친 13마리는 3년 뒤 수천 마리가 되었고, 10년 뒤에는 수천만 마리가 됐대. 포유류 동물이 이렇게 빠르게 번식하는 건 놀라운 일이지. 토끼의 뛰어난 번식 비결은 뭘까?

 

비밀 1. 한 달 만에 아기 낳아요!

 

토끼는 태어난 후 보통 3~4개월이 지나면 임신을 할 수 있어요. 한 번에 4마리에서 많게는 12마리까지도 낳을 수 있지요. 게다가 임신 기간도 30일밖에 되지 않아요. 출산 후 약 한 달이 지나면 다시 임신할 수 있지요. 비슷한 크기의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보면 토끼의 임신 주기는 무척 짧아요. 개는 보통 태어난 뒤 8개월~1년이 지나야 임신할 수 있고, 임신 기간은 60일 정도예요. 고양이 역시 생후 6개월 정도부터, 약 60일 주기로 임신이 가능해요. 토끼 1마리가 1년 동안 낳을 수 있는 토끼 수는 60마리가 넘지요. 평생 동안 무려 800마리 정도의 가족을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놀랍지요?

 

비밀 2. 아기집인 자궁이 2개!

 

자궁은 엄마 배 속에 있는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자라는 아기집이에요.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자궁이 1개지요. 그런데 토끼는 자궁이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모두 2개가 있어요. 드문 일이긴 하지만, 양쪽 자궁에서 동시에 새끼 토끼가 자라기도 해요.

 

토끼와 같은 ‘설치류’ 동물인 햄스터와 쥐도 자궁이 2개예요. 토끼처럼 햄스터와 쥐도 번식력이 뛰어난 동물이지요. 또 캥거루와 왈라비도 자궁 2개를 갖고 있답니다.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자궁이 2개인 것은 번식을 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에요.

 

비밀 3. 종족 지키려면 빨리, 많이!

 

초식동물인 토끼는 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동물에 속해요. 토끼를 위협하는 많은 천적들 사이에서 종족의 수를 유지하려면 자신을 지킬 비법이 필요해요.

 

토끼의 수명은 약 6~8년 정도인데, 90% 이상이 태어난 해에 죽는다고 해요. 열 마리 중 1마리만 가까스로 살아남는 셈이지요. 천적에게 잡아 먹혀 죽거나, 병에 걸리거나,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은 엄마 토끼에게 물려 죽기도 해요. 이렇게 토끼는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워서, 종족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뛰어난 번식력을 갖게 됐는지도 몰라요.

 

 

동물에게 배운 지혜

토끼에게서 힌트 얻은 배열

 

토끼의 엄청난 번식력을 보고 수학 문제를 만들어 유명해진 수학자가 있어. 이탈리아의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야. 1202년에 쓴 <;계산의 책>;에서 1쌍의 토끼가 1년 뒤에 몇 마리가 될지 계산하는 문제를 소개했어. 어떤 문제인지 알아볼까?

 

레오나르도 피보나치는 이탈리아의 상업 중심지인 피사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집트, 그리스, 시칠리아 등을 다니면서 수학을 접했어요. 토끼가 새끼를 낳고 번식하는 모습을 보다가 호기심을 갖고 아래와 같은 문제를 만들었지요.

 

 

늘어나는 토끼 쌍의 수는쌍이에요. 수의 규칙을 발견했나요? 바로 앞의 두 수를 더한 값이 뒤에 온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규칙을 통해 12달 후 토끼 쌍의 수를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이러한 수의 규칙은 오늘날 ‘피보나치 수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피보나치 수열은 꽃잎의 수, 솔방울 씨앗의 배열, 해바라기 씨앗의 배열, 앵무조개 껍질 등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학이에요. 토끼의 번식에서 영감을 얻은 피보나치의 수열은 사람들이 자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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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 객원기자
  • 사진

    GIB, 위키미디어
  • 진행

    최은혜 기자
  • 일러스트

    연지
  • 디자인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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