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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갖는 가장 큰 특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죠. 어린이에게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다양한 답변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과학자나 의사라는 꿈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영화배우나 유튜버가 자주 나온다더군요. 시대가 변하면서 원하는 직업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하는 경우도 많다네요.


드라마나 책에서 본 누군가의 모습이 멋있어서 그 사람의 직업을 자신의 미래로 정하는 사람도 있죠. 저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자서전을 읽고 물리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낮에는 특허청 직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우주의 진리를 찾아 나가는 그의 모습에 흠뻑 빠졌거든요. 물리학자는 수학을 많이 사용한다는데, 다행히도 수학을 못하는 편은 아니어서 해볼 만해 보였어요. 저는 원하던 대로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학의 매력에 빠졌고 결국 수학자가 되었답니다.


전에 광고 전문가를 만난 적이 있어요. 예전에는 감동적인 광고 문안을 잘 만들기만 하면 됐지만 요즘엔 빅데이터를 알아야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고 푸념하더군요. 그는 이미 나이를 먹어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어요. 자신이 어릴 때 ‘통계’나 ‘데이터’가 중요해질 거라고 누군가 얘기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워했죠.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드는 ‘생각의 힘’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미래 인재의 자질을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시험을 잘 보는 아이가 미래의 인재로 자랄까요? 고시에 매달리고 법전에 빠삭한 젊은이가 인재일까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필요한 정보를 다 찾을 수 있고 인공지능이 발전한 시대에 많이 아는 건 인재의 자질이 될 수 없어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필요한 지식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죠.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을 ‘생각의 힘’을 가진 인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가진 어릴 때 꼭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과학자든 소설가든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는가와 상관없이 기초 소양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의 힘은 어떤 분야에서도 도움이 되고 무기가 됩니다.


그럼 생각의 힘을 기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다양하게 많이 읽기’과 ‘수학과 친해지기’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에 눈에 띄는 책은 모조리 읽곤 했어요. 동네 친구들 집에 있는 책을 다 읽고는 집 근처 도서관에 꽂힌 책을 가나다 순으로 모조리 읽었죠. 이런 경험 덕분에 주제나 분야에 대한 편식이 없어요. 독서는 제가 경험하는 좁은 세계를 벗어나 넓은 세계를 만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하게 많이 읽다 보니 빠르게 읽는 법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어요.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구분할 수 있게 됐고, 제 의견과 달라도 근거와 함께 논리정연하게 풀어나가는 글에는 좋은 점수를 주죠.


수학과 친해지기도 중요합니다. 중국의 국가지도자였던 장쩌민 전 주석은 수학 문제 푸는 것이 취미라고 말했죠. 수학자 존 내시는 경제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어요. 수학이 다른 학문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는 ‘토이스토리’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수학자를 채용했어요. 생생하고 역동적인 3차원 그래픽을 만드는 데 수학이 쓰이기 때문이에요.


초등학생에게도 빅데이터라거나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익숙한 시대가 됐습니다. 꼭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는 게 아니어도,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고 미래 자신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미래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수학은 이런 분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학문이에요.


<;어린이수학동아>;의 창간에 들뜬 마음입니다. 제가 어릴 때 이런 잡지가 있었더라면 수학과 더 빨리 친해졌을 거예요. 여러분은 <;어린이수학동아>;를 옆에 두고 틈틈이 즐겨 보면서 수학과 친해지세요.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생각의 힘을 기른다면, 고를 수 있는 미래가 넓어집니다. ‘뭐라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여러분의 특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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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일자 어린이수학동아(1호) 정보

  • 박형주 총장
  • 진행

    김연진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이예숙
  • 디자인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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