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리 둥지를 다 같이 만들고 나니 배가 고파졌어.
“마법 허브로 만든 치즈 파이야! 어서 와서 먹어 봐!”
모두 치즈 파이에 집중하고 있는데, 스페스 선배가 아직 미련이 남은 듯 말했어.
“솔루티오…, 꼭 학교에 기증해야 할까? 더 재미있는 것들도 좀 해보고….”
“안 돼요.” 티아가 단호하게 말했어. 입가에 빵가루를 잔뜩 묻힌 채 말이야. 우리는 모두 웃 음을 터트렸고, 스페스 선배도 체념한 듯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어.
“루스, 나보다 더 실망한 것 같은데?”
그래 보였나? 하긴, 프랙탈의 책을 가질 수 없다니 아쉽긴 했지.
“걱정 마, 루스! 이 세상은 프랙탈이 남긴 마법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맞아. 마법 카드를 만들어서 온 세상에 숨겨놓았다는 얘기도 있고!” 솔이와 오르비아의 말에 나는 마치 입학 첫날처럼 마음이 부풀어 올랐어.
“온 세상에…, 프랙탈의 마법이…?!” 눈오리 몇 마리가 오후의 하늘을 가르고 있었어.
그날 하늘을 반짝반짝 수놓은 건 눈송이였을까, 별이었을까? 우리들의 마법 같은 시간은 그렇게 추억 속으로 스 며들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