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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 과학으로 본 월드컵 하이라이트!

PART2 과학으로 본 월드컵 하이라이트!1. 로봇슈트를 입은 소년의 발끝에서 월드컵이 시작된다PART2 과학으로 본 월드컵 하이라이트!1. 로봇슈트를 입은 소년의 발끝에서 월드컵이 시작된다
INSIDE | 생각만으로 외골격로봇 조종한다
 
6월 13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개막식에서 과학의 진보가 세상을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으로 꼭 지켜보자. 하반신이 마비된 청소년이 뇌파신호로 움직이는 외골격로봇을 입고 나와 시축을 한다. 이 장면은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볼 것이다.

전극 : 전기가 통하는 유연한 플라스틱 집합체를 두피에 붙여 수천 개의 뇌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인다.
헤드기어 : 전극이 부착된 헤드기어에서 뇌파를 모아 컴퓨터로 보낸다.
컴퓨터 : 뇌파를 해석해 로봇을 움직이는 명령을 내린다.
배터리 : 외골격로봇에 전력을 공급한다. 등에 배낭처럼 멜 수 있고 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로봇슈트 : 가벼운 재질의 합금과 고분자로 이뤄져있다. 3D프린팅기술을 이용해 만들었다. 키는 1.78m, 무게는 60~70kg.
모터가 장착된 금속받침대 : 자이로스코프가 들어있어 평형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환자가 다리를 구부리고 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감각을 느끼는 로봇다리 : 로봇발에 붙어있는 센서가 감촉과 압력, 움직임을 감지해 팔에 부착된 진동기로 전달한다. 환자가 발의 신호를 팔로 받아들이는 데 적응하기 시작하면, 마치 진짜 다리가 있는 것처럼 바닥을 느낄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6월 13일 새벽 5 시(한국시간). 경기 직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 치앙스 월드컵 주경기장 그라운드로 한 10대 청소년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온다. 하반신이 마비된 이 소년은 경 기장을 가득 채운 7만 명의 관중을 잠시 둘러본 뒤 서 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힘을 잃은 소년의 얇은 두 다리는 외골격로봇의 도움으로 땅을 밟은 채 우뚝 선 다. 소년은 생각을 오로지 공에 집중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소년이 앞으로 나아가자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 른다. 이번 월드컵은 이렇게 하반신이 마비된 소년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서 파일럿이 로봇을 움직이는 것처럼,
월드컵 시축을 맡은 청소년도 ‘생각’만으로 외골격로봇을 움직인다.



과학동아 독자라면 이번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시축 장면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영화 ‘아이언맨’처럼 로봇슈 트를 입은 소년이 생각만으로 공을 차는 영화 같은 모 습을 지켜볼 수 있을 테니까. 영국과학잡지 ‘뉴사이언티 스트’가 ‘2014년 과학 10대 사건’으로 꼽은 이번 행사는 ‘다시걷기프로젝트(Walk Again Project)’라는 비영리 협력 연구에서 시작됐다.


다시걷기프로젝트는 미국 듀크대 신경공학센터, UC 캘리포니아, 켄터키대, 독일 뮌헨공대, 스위스 로잔연방 공대, 브라질 에드먼드릴리사프라 국제신경과학원 등 에서 1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거대 프로젝트다. 개막식 행사를 위해 2011년 결성된 프로젝트팀은 현재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채 밤낮없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990년대 듀크대 미구엘 니코렐리 스 교수가 선구적인 연구들을 쏟아내면서 시작된 ‘마인 드 컨트롤 로봇’ 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56쪽 Inside 참고). 니코렐리스 교수는 다시걷기프로젝트를 제안한 브라질 출신 신경과학자다.


원리는 간단하다. 뉴런(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전기신 호를 전극에 모은 뒤, 특정 신호에 맞춰 로봇슈트의 모 터를 움직이면 된다. 전극이 뉴런 다발에 직접 닿아있으 면 더 정밀하고 다양한 신호를 받을 수 있어 쥐와 원숭이 실험에서는 보통 뇌에 전극을 심는다. 전극이 달린 헬멧을 통 해 두피에서 전기신호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기술이 실제로 쓰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연구실용화그 룹 연구원은 “뇌파나 근전도 신호를 측정할 때 외부의 잡음(노이즈)이 섞여 들어가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말 했다. 일상 환경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신 호들이 로봇슈트를 제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말이 다. 정 연구원은 “현재 뇌파 또는 근전도 인식 성공률이 80% 정도 되는데, 로봇을 제어하는 데 문제가 없으려 면 99%는 돼야한다”고 말했다.


INSIDE | ‘마인드 컨트롤 로봇’의 역사
 
6월 13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개막식에서 과학의 진보가 세상을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으로 꼭 지켜보자. 하반신이 마비된 청소년이 뇌파신호로 움직이는 외골격로봇을 입고 나와 시축을 한다. 이 장면은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볼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미국 뉴욕주립대 존 채핀 교수와 듀크대 미구엘 니코렐리스 교수, 동물 뇌에 삽입하는 전극을 이용해 뉴런 수십 개의 뇌파를 동시 수집하는 데 성공.
  2012년
미국 브라운대 존 도노휴 교수팀, 사람 뇌파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
1999년
채핀 교수와 니코렐리스 교수, 쥐 뇌파를 로봇의 움직임으로 바꾸는 인터페이스를 최초로 개발.
  2013년
미국 시카고대 재활연구소 연구팀, 사람의 신경계와 의족을 직접 연결해 생각만으로 인공다리를 움직이는 데 성공.
2000년
니코렐리스 교수, 원숭이 뇌파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
  2014년
니코렐리스 교수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다시걷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반신 마비 환자가 외골격 로봇을 입고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시축.
2011년
니코렐리스 교수, 원숭이 뇌파를 분석해 원숭이와 똑같이 움직이는 가상 원숭이(아바타) 인터페이스 개발.
   



로봇슈트, 즉 인체맞춤형 외골격로봇 개발도 어려운 문제다. 사람마다 신체 특징(키, 몸무게, 부피, 무게중 심 등)이 다르고, 생활환경(온도, 습도, 공간 등)이 다르 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재활로봇 연구진들은 현재 병 원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사용되는 외골격 로봇을 개발 하는 단계다. 정 박사는 “하체마비 환자는 다리를 둘 다 못 쓰므로 양쪽에 외골격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난이도가 높다”며 다시걷기프로젝트팀의 기술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로봇이 알아들을 수 있게 일정한 뇌파를 내는 훈련도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에서 파일럿이 특정 생각을 반복해 결국 로봇 기동에 성공하는 것처럼. 월드컵 시축을 맡을 청소년들도 로봇 에 탑승하기 전 가상현실 시스템을 이용해 먼저 ‘생각 (뇌파)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연습을 한다. 현재 상파울 루 장애어린이지원협회 소속인 환자 8명이 연습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능숙하게 로봇을 조종하는 1등 파 일럿이 시축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정 연구원은 “시축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보면 느리 게 걸어와서 살짝 공을 건드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 지만 세계인이 지켜보는 축제의 개막식에서 하반신 마 비 장애인이 스스로 일어나서 공을 차는 모습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정 박사는 “시축 소년과 같은 장애인 들에게 ‘로봇을 이용해 나도 곧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2.‘컴퓨터 판정’으로 오심 사라진다 -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퍼드 선수가 찬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가 튕겨나오고 있다.2.‘컴퓨터 판정’으로 오심 사라진다 -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퍼드 선수가 찬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가 튕겨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 만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릴 것이다. 잉글랜드는 전 반 38분 독일을 한 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그때 프랭크 램퍼드가 찬 공이 크로스바에 맞고 독일 골문 안쪽에 떨어졌다가 밖으로 튕겨 나왔다. 카메라 영상을 보면 분명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온 명백한 골. 하지만 심판은 노골을 선언한다. 이 ‘희대의 오심’은 골 판정 장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에 불을 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판정 장비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그동안의 소신을 뒤집 어야 하는 데다, 심판의 권위가 추락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강한 요구와 여론의 압박 에 못 이겨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골판정 전자장비 인 ‘골컨트롤4-D’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골컨트롤4-D의 역할은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다고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골이 골라인을 통과하는 순간을 3차원으로 완벽하게 재구성해서 보여줄 것이 다. 경기장 지붕에 설치된 초고속카메라 14대가 초당 500프레임의 속도로 골이 들어가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일반 카메라의 약 20배 속도). 카메라에 서 생산되는 데이터만 초당 2기가바이트에 이른다. 데 이터는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경기장에 설치된 컴퓨터 15대로 동시 전송된다.





컴퓨터는 GPS위성에서 사용하는 삼각측량의 원리로 공의 3차원(x, y, z축) 궤도를 추적한다. 공이 완전히 골라인을 넘었다고 판단되면 심판의 손목시계로 진동과 함께 ‘Goal’이라는 문자를 보낸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초 이내. 심판이 골을 선언하면 컴퓨터가 계산한 공의 3차원 궤적을 전광판에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초고속 카메라 14대(양쪽 골대에 각 7대)가 찍은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다. 3D TV를 가진 집은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하면 골컨트롤-4D 시스템이 1초 내로 심판의 손목시계에 ‘GOAL’이라는 문자를 띄운다.


한때 골판정 장비가 오히려 오심을 일으키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FIFA가 2013년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골컨트롤-4D를 시범 사용한 결과 전체 68골을 정확히 판정했다. 또 골컨트롤-4D는 경기장 안에서 공의 움직임을 쫓아다니며 심판과 관중, 코치에게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공한다. 각 팀에서 경기내용을 통계 분석할 때도 유용하다.


INSIDE | 경기 중 골이 가장 많이 터지는 시간은?

 
경기 중 골이 가장 많이 터지는 시간은?경기 중 골이 가장 많이 터지는 시간은?축구 중계를 보다 보면 해설위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전반전(또는 후반전)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이때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골이 가장 많이 나오거든요!”


이 말, 진짜일까. 경기 시작하자마자 골이 터지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는데. ‘경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는 사실이 최근 통계로 입증됐다.


브라질 포르탈레자 교육사무국의 워레인 레이트 박사는 FIF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1930년부터 2010년까지 월드컵 19회 동안 진행됐던 772번의 게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2013년 스포츠물리교육지에 발표했다. 레이트 박사는 전·후반 90분을 15분씩 나눠서 각 단위마다 골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분석했다.


총 2208골이 터졌는데, 골이 가장 많이 들어간 시점은 ‘마지막 15분’이었다. 전반전(43.07%)보다 후반전(54.44%)에 더 많은 골이 터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골이 증가해 경기가 끝나기 직전 정점을 찍었다. 워레인 박사는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의 육체적인 피로가 심해지고, 팀 또는 개인의 체력에 따라 경기력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후반에 골이 더 많이 터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장 재미있는 순간은 역시 ‘마지막’이 맞았다. 그러고 보니 해설위원들이 한 말 중에서 맞는 말도 있었다. “아직 시간 충분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역대 월드컵에서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골이 많이 터졌다. 특히 ‘마지막 15분’이 골든타임이다.



골컨트롤-4D는 영국의 ‘호크아이’, 독일·덴마크의 ‘골레프’, 스위스의 ‘카이로스’ 등 비슷한 제품과 경쟁 끝에 최종 선정됐다. 네 곳 모두 FIFA가 공식 인증한 골판정 전자장비다. 호크아이는 골컨트롤-4D와 마찬가지로 초고속 카메라가 공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이미 US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 테니스 대회와 크리켓 월드컵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도 도입된다. 오차가 3.6mm에 불과하다.


골컨트롤-4D골컨트롤-4D
▲ ‘골컨트롤-4D’ 시스템을 제작한 골컨트롤사에서 만든 홍보영상을 발췌했다. 초고속카메라에서 찍은 영상은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전송된다.


골레프는 자기장 간섭을 이용한 장비다. 골포스트와 크로스바, 골라인에 각각 삽입된 안테나가 저주파 자기장을 형성한다. 축구공 패널 안쪽에도 유연한 구 리코일이 세 가닥 들어있어 공이 골대를 통과하면 자 기장 간섭이 일어난다. 이때 일어나는 자기장 변화를 감지해 0.5초 안에 심판에게 신호를 전달한다.


카이로스는 골레프와 비슷한 원리인데 구리코일이 아니라 마이크로칩을 공에 심는다. 카이로스와 골레 프 모두 설치비용이 싸고 설치가 쉽다. 또 골문 앞에 선수들이 많이 몰려있어도 아무런 문제없이 골 판정 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감나는 영상을 TV로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축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골이 들어가는 순간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과학의 힘으로 그 하이라이트를 더 욱 생생하고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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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변지민 기자 | 도움 홍성찬 일본 츠쿠바대 박사 here@donga.com

과학동아 2014년 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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