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지뢰는 장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할 때 터지는 법이야. 하루는 고기마니를 사갔던 ‘김손님’ 씨가 다시 와서 음식을 바꿔달라고 하지 뭐야. 소고기를 너무 오래 구웠는지 질겨서 씹히지도 않는다더군. 늘 초시계를 올려놓고 고기를 굽던 나는 김손님씨의 말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지. 그때 나는 음식을 바꿔줬을까, 안 바꿔줬을까?

 

 

고기마니의 판매가격은 9000원이고, 식재료 원가는 5000원이다. 손님의 요구대로 음식을 새로 바꿔준다면 9000원을 받고 5000×2=10000원을 내주는 꼴이므로 1000원 손해를 본다. 여기에 종업원의 임금과 사장의 노동력 등 간접비용을 생각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그럼에도 손님의 불평을 그대로 받아주는 사장이 많다. 왜 그럴까?

 

인심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이유는 ‘고객 생애 가치’라는 개념에 있다. 이는 고객이 자신의 생애동안 나에게 가져다줄 이익을 모두 예측해 합한 값으로, 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고객 생애 가치는 아래 공식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데 들어간 비용’은 각종 광고 비용과 이벤트 비용이다. 고기마니를 7000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소셜커머스★에 팔았다고 하자. 고기마니가 9000원이므로 쿠폰 발행 비용은 2000원이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데 든 노동 비용을 다 합했더니 3000원이었다면, 이것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데 들어간 비용이다.

 

소셜커머스★

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우리나라 사업자 중에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등이 있다.

 

 

이렇게 해서 새로 온 김손님이 요리가 맘에 들어 1년 동안 푸드트럭을 3번 더 찾아 매번 고기마니를 사먹었다고 하자. 고기마니는 이윤이 4000원이므로 김손님은 푸드트럭에 4000×4=16000원의 이익을 첫 해에 가져다 줬다. 같은 방법으로 N번째 해에 김손님이 가져다 줄 이익의 총합을 계산할 수 있다. 이때 물가가 매년 조금 씩 오르므로, 미래의 이익과 비용을 현재 가치로 표현하기 위해 약간 조정해줘야 한다.

 

만약 고객이 매년 같은 금액만큼 음식을 산다고 가정하면 고객 생애 가치는 아래와 같은 식으로 나타난다. 이 공식은 고객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값이 일정할 때 고객 유지 비율(r)이 높을수록 고객 생애 가치는 아래 그래프처럼 급격히 증가한다. 고객을 유지하는게 당장의 이익보다 중요한 것이다. 김손님의 요구대로 음식을 새로 줘 단골로 만드는 게 합리적인 이유다.

 

 

푸드트럭을 주제로 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실제 주인공인 로이 최가 취한 전략도 고객생애 가치와 관련이 있다. 로이 최는 SNS에 실시간으로 자신의 경로를 알려 단골 고객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단골 고객은 주기적으로 SNS를 보고 로이 최의 트럭을 따라다녔다.

 

우리나라 SNS에서도 푸드트럭을 홍보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경험으로 얻는 생존법칙도 수학으로 계산한다면 영리한 장사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푸드트럭 성공공식

Part 1. 핫스팟을 찾아라!

Part 2. 재료를 준비하라!

Part 3. 손님이 기다리게 하지마라

Part 4. 푸드트럭 장수의 비결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7년 12호 수학동아 정보

  • 다솔 기자(dasol@donga.com) 일러스트 뚜루비아
  • 도움

    서용원(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문일경(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베니 와이(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 수학과 박사과정생)
  • 참고자료

    백종원의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조지 데이와 크리스틴 무어먼의 ‘아웃사이드 인 전략’

🎓️ 진로 추천

  • 경영학
  • 경제학
  • 광고·홍보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