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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비밀번호를 4444로 하는 친구가 있어. 다들 그 친구를 신기하게 생각하더군. 1111, 3333은 괜찮은데 왜 4444라는 수는 이상하다는 거지?
 

4를 싫어하는 현실


✚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숫자를 물어 보면 1, 3, 7과 같이 여러 가지 숫자가 나오게 마련이야. 하지만 가장 싫어하는 숫자를 물어보면 다들 4라고 해.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 때문이지. 장례식장 전화번호도 4444, 0444처럼 4가 많이 들어 있어. 심지어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까지 있어. 싫어하는 것도 모자라 잔인하다는 말까지 하다니. 대체 4가 어떻기에 그러는 걸까?

우리는 그동안 알게모르게 4를 외면하고 있었어.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원래부터 4를 싫어했던 건 아니야. 기껏해야 100년도 채 되지 않은걸.

2005년 국가보훈처가 실시한 ‘일제잔재 뿌리뽑기 캠페인’에서는 4를 죽음과 연관시키는 건 일제 강점기 때 생겨났다고 지적했어. 일본어에서 4는 ‘시’로 읽히는데 죽을 사(死)의 발음과 같거든. 일본의 4에 대한 공포증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전해져 퍼지기 시작한 거지. 더군다나 6.25전쟁까지 연달아 겪으면서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쌓여갔어.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은 4까지 피해를 입게 됐단다.

사람들이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부르는 데도 4의 잘못은 없어. 영국의 시인 토머스 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1922년에 발표한 시 ‘황무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지. 이 시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말로 시작해. 시의 배경에는 35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전쟁의 암울함이 깔려 있어. 4월이면 생명의 봄비가 온 땅을 적시지만 황무지같이 생기가 사라진 인간 사회에는 아무 의미 없다는 거지. 오히려 또 한 번의 괴로운 재생만을 강요한다는 점에 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쓴 거야.
 

5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6.25전쟁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 줬다.


이러한 4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어른들의 입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어. 계속해서 4를 부정적인 수로 쓰는 언론 매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 분명한 건 4가 원래부터 나쁜 수로 쓰이진 않았다는 거야. 이제 4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아보기로 해.

4를 싫어하는 현실

1 열심히 공부하다가 문득 시계를 봤는데 4시 44분이라면? 왠지 기분이 좋지 않지. 게다가 44초였다면 더할 거야. 4시 44분 44초에 활동하는 컴퓨터 바이러스도 있다니 조심해.

2 많은 병원과 빌딩에서 4층을 F로 표시해. 심지어 3층 다음에 4층 없이 5층이라고 쓰는 건물도 있지.

3 올해 발사될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 내년엔 아리랑 3호가 발사될 예정이야. 2012년 발사예정인 아리랑호는 4호 대신 3A호라는 이름이 붙었어.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호도 3호 다음에 5호가 발사됐을 뿐 4호는 빠졌어.

4 군대에서도 4는 찾아보기 어려워. 4소대, 4중대라는 이름을 피해 화기소대, 화기중대라 부르지. 3군단 다음도 5군단이야. 숫자 4를 기피하는데다 1948년 국군 14연대 일부가 일으킨 여수·순천사건 때문에 4라는 숫자를 쓰지 않는다고 해.

북한군도 4를 싫어하나?

북한군은 4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4사단도 존재한다. 대신 18사단이 없다. 좋지 않은 말처럼 들릴 뿐 아니라 6.25전쟁에서 이긴적이 없다는 이유로 1952년 해체된 뒤로 아직까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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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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