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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쿡방 열풍, 어떻게 받아들일까



쓸쓸한 싱글족에게 맛있는 한 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25%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혼자 사는 셈이다. 쿡방은 이런 ‘나홀로 식사족’들에게 맛있는 한 끼라는 힐링을 선사했다. 쿡방 중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의 특징만 봐도 쿡방이 특히 1인 가구에 어필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집구석에 방치해둔 냉장고를 이용하고(JTBC ‘냉장고를 부탁해’) 만들기 쉬운 밥 반찬을 만들며(tvN ‘집밥 백선생’) TV가 없어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이기 때문이다.

쿡방은 이들의 식생활을 바꿔놓을 수 있다. 영양가 높은 식재료에 대한 정보와 음식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재밌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학술지 ‘영양 교육과 행동’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15분 정도 길이의 쿡방을 4편 정도 보면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식재료에 대한 지식과,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음식과 요리에 대한 지식이 곧바로 건강한 음식 섭취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쿡방 레시피, 컬로리는 생각 안 해

방송에 나오는 레시피가 항상 건강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지난 2월 학술지 ‘식욕’에는 요리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 것이 몸무게를 높일 수도 있다는 미국 코넬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평소에 직접 요리를 하는 20대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요리 프로그램 시청 여부와 몸무게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는 74.54kg으로, 즐겨 보지 않는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 69.41kg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방송에 나오는 음식이 실제로는 칼로리가 높더라도 시청자들에게는 일반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요리사들이 방송에 나와 만드는 음식들이라면 건강에 좋지 않은 레시피라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사일 경우 이런 경향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외식요리 전문가 백종원 씨가 음식에 설탕을 들이 붓고, 땅콩버터 범벅인 칼로리 폭탄 토스트를 만들어도 경각심 대신 한번쯤 따라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이유다.



단 것 먹으면 정말 기분 좋아질까

칼로리 폭탄 토스트가 비록 살이 찌고 건강에 해롭더라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면 한번쯤은 먹을 수 있다. 음식을 먹는 목적이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에 대해서도 조금 진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당 섭취는 뇌 속에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기분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자, 초콜릿, 설탕, 라면과 같은 식품은 혈당을 짧은 시간 동안 지나치게 올린다. 인슐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하게 유도해 뇌의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린다. 또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자극해서 오히려 짜증과 긴장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뇌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는 영양소는 단백질과 비타민이다. 단백질은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과 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의 주원료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혈액 안으로 흡수된 뒤 뇌 속에 들어가 신경전달물질로 바뀌는데, 비타민은 이 전환과정을 돕는다. 우울한 기분을 진정으로 떨치고 싶다면 달달한 간식, 기름진 요리보다 질 좋은 고기나 해산물, 과일이나 채소를 먹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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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대한민국을 지지고 볶는 탐식 열풍
Part 1. 탐식의 시작 : 처음 밝혀진 조선시대 미슐랭 가이드
Part 2. 탐식에 빠진 TV : 쿡방, 왜 재밌을까 촬영공식3
Epilogue. 쿡방 열풍,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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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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