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낭낙이와 순대이야기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고…. 언제나 함께인 사람과 반려동물. 종만 다를 뿐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이 됐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달라도 너무 다른 순박한 개 ‘낭낙이’와 애교쟁이 고양이 ‘순대’, 이 둘과 사는 주인공에게 직접 소소한 일상을 들어봤다. 이야기 속에 담긴 낭낙이와 순대의 행동을 통해 개와 고양이의 마음속을 알아보자.
순대(좌)
종류: 코리안 숏 헤어
나이: 두 살 반
특징: 주인과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한다. 주특기는 필살애교다.
낭낙이(우)
종류 : 블랙푸들
나이 : 열여섯 살
특징 : 나이가 많아
얌전하고 차분하지만 아버지를 보면 다시 강아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활발해진다.
순대 : 엄마는 언제 오지? 엄마가 없으니까 너무 심심해.
낭낙이 : ZZZ
순대 : 낭낙이는 도대체 언제 일어나는거야. 낭낙아, 좀 일어나봐~. 나랑 놀자, 노올자~. 응응? 낭낙이 : 어휴~. 왜 그러는 거야, 또. 순대 : 너는 어떻게 된 애가 하루 종일 잠만 자니? 낭낙이 : 너도 나이 들어 봐라. 숨만 쉬어도 피곤해.
순대 : 흥! 숨 쉴 기운은 없고 꼬리 칠 기운은 있나 보구나? 아저씨 계실 땐 완전 다른 개로 변하던데? 심지어 폴짝폴짝 뛰기도 하더라, 너? 관절염도 있으면서 말이야.
낭낙이 : 아저씨가 너랑 같니? 아저씨가 내게 어떤 존재냐면 말이야. 음…. 나의 전부라고 할 수 있어.
순대 : 어머, 얘 좀 봐. 정말 못 들어 주겠네.
낭낙이 : 그러는 너는? 스스로 네 모습을 못 보니 넌 네 행동은 모르겠구나? 너도 너희 엄마랑 있을 때는 장난 아니야. 하루 종일 졸졸 따라 다니고, 얼굴 들이밀고, ‘냐~냐~’ 콧소리까지, 아주 못 봐주겠어.
순대 : 난 엄마만 보면 너무 좋아서 어쩔수가 없어. 엄마랑 한시도 떨어지기 싫은 걸. 엄마 얘기하니까 또 엄마 보고 싶다. 엄마~.(딸깍)
낭낙이 : 어, 너희 엄마 오나 보다.(후다닥)
[낭낙이]
낭낙이는 올해 열여섯 살인 블랙 푸들입니다. 저와 반평생을 함께해 온 반려동물이죠. 녀석은 최근 남은 8개의 이빨 중 한 개가 빠졌고, 오른쪽 눈의 시력을 아주 잃었습니다. 아쉽고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동안 함께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력과 청력이 약해진 후에도 녀석은 아무 문제없이 돌아다닙니다. 밥도 똑같이 먹고 잠도 똑같이 자고, 가족도 알아봅니다. 부르면 바로 옆으로 오지는 않지만, ‘낭낙아’하고 부르는 기척은 아는 것 같아요. 쓰다듬으면 기세 좋게 꼬리를 흔들기도 하고요.
아버지를 기다리는 것이 낭낙이의 일과입니다. 자다가 아버지가 퇴근하시는 7시면 벌떡 일어나 현관 앞을 서성이죠. 칼같이 7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저는 가끔 낭낙이가 시계를 볼 줄 알거나 숫자를 읽을 줄 아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녀석은 그렇게 현관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다가, 아버지가 오시면 별안간 어디서 힘이 솟는지 대차게 집안을 뛰어다닙니다. 관절염온 지 벌써 다섯 해가 지나 평소엔 걷는 것도 힘들어하는 녀석인데 말이죠.
밤이 깊어지면 아버지 침대로 가 아버지와 같이 잡니다.
그리고 아침 해가 뜨면 일어나 비척비척 걸어 제 방으로 옵니다. 부모님이 출근 준비를 하실 동안 더 자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아오는 것이죠. 낭낙이는 저의 게으름이 만족스러운 모양입니다. 녀석은 하루에 16~17시간 정도를 잡니다. 나이가 들며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더니 지금은 하루 대부분을 잠으로 보냅니다. 어릴 땐 하루에 두어 시간은 놀아줘야 잠이 들 정도로 활발한 개였지만, 이제는 금방 지쳐버리기 때문에 산책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낭낙이는 ‘물어와’를 잘하는 개였습니다. 또 숨긴 물건도 잘 찾아서 도저히 못 찾을 것 같은 장소나 못 올라갈 것 같은 장소에 장난감을 숨겨놓으면 반나절이 걸리더라도 꼭 찾아서 제 앞에 가져다 놓곤 했죠. 저는 그게 재밌어서 또 숨겨놓고 낭낙이는 또 찾아다니고…. 반면 낭낙이는 양말을 잘 숨겼습니다. 식구들이 나가기 전에 양말을 신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녀석은 집안의 모든 양말을 침대 밑이나 소파 밑, 또는 정말 어이없는 장소에 숨겨놓습니다. 저는 결국 양말을 못 찾고 맨발로 밖에 나간 적도 있어요.
낭낙이와 함께한 이 소중한 일상이 앞으로는 더 소중해질 것 같습니다. 털이 점점 하얗게 변하고 있고, 감각도 점점 잃어가고 있거든요. 녀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제가 녀석을 사랑해줄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녀석이 더 이상 냄새를 맡을 수 없을 때까지 제 체취를 맡게 해주고 더 쓰다듬어줄 수 없을 때까지 안아줄 겁니다. 나중에 제가 후회하지 않도록, 녀석의 남은 날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순대]
순대는 회색 줄무늬를 가진 코리안 숏 헤어입니다. 흔히 말하는 ‘길고양이’죠. 원래는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의 귀여운 고양이가 됐습니다. 순대는 애교덩어리입니다. 고양이는 성격이 천차만별이라, 사람에게 친숙한 ‘아이’가 있는 반면 아주 적대적인 아이도 있어 많이 걱정을 했죠. 특히 순대는 한번 버려지고 크게 다쳐 보호소에 맡겨졌던 아이라 더 긴장됐어요. 하지만 순대는 처음 본 순간부터 애교 섞인 울음으로 다가와 몸을 비벼댔습니다. 저는 이 모습에 그만 홀랑 반하고 말았어요. 보통 고양이는 처음 보는 사람에겐 털을 세우고 경계하거나 ‘하악’대는 소리를 내기 마련인데, 녀석은 저를 빤히 보더니 이내 다가와 목울대를 골골 울리며 머리를 비볐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 있는 아이인데, 눈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순대의 애교는 2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사람에게 사춘기가 있듯 고양이에게도 6~12개월 사이에 성격이 변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순대는 눈에 띌 만한 변화도 없었고 일찍이 중성화를 해서 그런지 성격에 장애가 오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와중에도 마우스 옆에서 몸을 비비고 있어요. 순대는 몇 시간 이상 자신을 바라보거나 만져주지 않으면 이렇게 직접 와서 졸라대는 능동적인 고양이입니다. 제 무릎에 올라오거나 얼굴을 비벼주는걸 좋아하며 손 밑에 머리를 넣는 것을 좋아해요.
낭낙이가 ‘물어와’를 잘하는 것처럼 순대는 사냥의 귀재입니다. 특히나 벌레를 잡을 때 빛을 발하는데, 지난번에는 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날파리를 잡아서는 저에게 선물했어요. 고양이가 주는 선물은 거절하면 안되는 법이라(순대는 선물을 싫어하는 티를 내면 의기소침해집니다) 우선 고맙게 받은 후 얼른 버렸습니다. 둔탁해 보이는 조그맣고 말랑말랑한 발로 어떻게 그런 걸 잡아내는지 신기합니다.
순대는 레이저포인터와 벌레를 보면 ‘카각카각’ 하는 소리를 내요. 기분 좋을 때 내는 ‘골골골’ 소리처럼 목울대에서 나는 소리인데, 사냥할 때 흥분하면 납니다. 그런 소리를 ‘채터링’이라고 해요. 하루 종일 울어대는 순대에게 처음엔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거나 어딘가 아픈 게 아닐까 싶어 오래 고양이를 키운 지인들과 동물병원에 여쭤보니 ‘그저 순대가 수다쟁이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순대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감정을 가져다준 고양이예요. 저는 녀석이 실명을 하거나, 뒷다리를 못 쓰게 된다고 하더라도 전혀 상관없이 사랑해줄 자신이 있습니다. 절대 두 번 버려지게 놔두지 않을 거라고 순대와 약속했으니까요.
[낭낙이 대 순대]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반겨 주는 건 역시 낭낙이입니다. 귀도 안 들리면서 어떻게 알았는지 잽싸게 현관 앞에 서있거든요.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녀석은 꼬리를 흔들며 제 주변을 빙글빙글 돕니다. 낭낙이와 함께 방안에 들어가면 이번엔 순대가 맞아줘요. ‘으앙냥냥’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다리에 볼을 비비고 낭낙이와 함께 또 제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요. 녀석들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집니다.
낭낙이는 턱을 긁어주는걸 좋아합니다. 턱을 쓸어주고 귀를 긁어주고 배를 만져주는걸 좋아해요. 녀석은 기분이 좋고 행복하면 몸을 뒤집어 배를 보입니다. 쓰다듬어달라는 신호죠. 한바탕 배를 쓰다듬어주고 턱을 긁어주면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면서 불편한 다리로 집 안 여기저기를 뛰어다닙니다. 순대는 볼을 만져주는걸 좋아해요. 볼에 손을 대고 비비적대면 눈을 스르르 감고 목을 골골 울립니다. 또 꼬리 앞쪽의 엉덩이를 팡팡 때려주는걸 좋아해요. 보통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그걸 ‘궁디팡팡’이라고 부릅니다. 외출하고 돌아온 후엔 순대 만져주랴, 낭낙이 쓰다듬어주랴 정신이 없습니다. 순대는 좁은 틈을 좋아합니다. 넓고 편한 자리가 있어도 어딘가의 틈이 보이면 그쪽으로 기어들어가서 몸을 오그리고 앉아있어요. 가끔 애가 안 보인다 싶으면 침대 아래 틈이나 구석, 혹은 택배상자 안에 들어가서 숨어 있죠. 고양이는 좁고 몸에 꼭 맞을수록 안락함을 느낀대요. 반면에 낭낙이는 좁은 공간을 엄청 싫어해요. 가족이 외출할 때 데려가면 항상 차에 갇혀 있던 게 싫었던 모양인지, 일정한 크기 이하의 장소에 있으면 불안해하며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크게 짖기도 합니다. 그래서 케이지도 사용할 수가 없어요. 보통 포대기에 싸서 아기처럼 안고 갑니다.
순대는 거의 모든 행동을 앞발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사냥할 때도, 물건을 옮길 때도, 말썽을 부릴 때도 앞발을 사용하죠. 솜방망이 같은 앞발을 손처럼 사용합니다. 녀석이 마음에 드는 물건은 모두 발톱으로 긁어 놔요. 발톱자국이 잔뜩 난 물건이나 상자를 보면 착잡해 지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곰 인형이 상처가 잔뜩 나서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말이죠. 하지만 낭낙이는 입을 손처럼 씁니다. 물어뜯거나, 핥아서 해결을 보죠. 순대의 발톱자국처럼 낭낙이의 물건들엔 잇자국이 남아있습니다. 낭낙이와 순대에게 곰 인형이 하나씩 있는데, 낭낙이의 곰 인형엔 침이 흥건하고 순대의 곰 인형엔 상처가 가득합니다. 사실 둘 다 제 인형이었는데 말이에요ㅠㅠ.
몸치장할 때 혀를 사용하는 건 같습니다. 순대의 ‘그루밍’처럼 낭낙이도 제 몸에 더러운 것이 묻거나 상처가 나면 핥곤 합니다. 둘의 차이는 치장의 빈도입니다. 낭낙이는 아주 가끔 하지만, 순대는 짬이 나면 몇 시간이고 제 몸을 핥아댑니다. 보고 있으면 둘 다 자신이 예쁘다고,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끔 ‘순대와 낭낙이 중에 누가 더 좋냐’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 이 질문은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고 묻는 것과 같죠. 참 소모적이고 쓸데없으면서도, 궁금하긴 하겠다 싶어요. 해줄 말은 하나죠. ‘둘 다!’
저는 태어나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쭉 반려동물들과 함께였습니다. 그 시간을 갖게 해주신 부모님께도, 주변환경에 정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녀석들을 가까이 하며 지낼 수 있다는 사실로도 매우 축복받은 생활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건 제 웹툰의 독자 분들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요. 사랑을 하며 사는데 그것이 축복이 아닐 수 있을까요? 사랑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 내 사랑을 받아줄 반려동물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며 자랑스럽습니다.
반려동물이 원하는 교육법은?
칭찬은 우리집 개도 춤추게 한다
쟁반이 툭, 화장품이 툭. 선반에 올려놓은 물건이 여기저기서 떨어진다. 방바닥엔 온통 휴지 조각이 널려 있고.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겪게 되는 문제들. 이들의 행동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동물행동전문가에게 반려동물의 교육법을 들어보자.
이리저리 정신없이 뛰는 개들, 밥그릇을 보면 더욱 열광한다.
“앉아!”
이 말이 떨어지면 개들은 곧 흥분을 가라앉히고 엉덩이를 땅에 댄다. 그제서야 그릇을 앞에 놓을 수가 있다.
“칵칵칵.”
저마다 그릇에 머리를 하나씩 대고 밥을 먹는다. 아주 짧은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온다. 개들은 어떻게 ‘앉아’를 배운 걸까. TV에 나오는 동물 프로그램에서 개를 교육 하는 모습을 한두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선 개의 엉덩이를 누르며 “앉아” 라고 말한다. 이 행동을 반복하면 나중에는 개를 누르지 않아도 ‘앉아’라고 말하면 앉는다. 개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기억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개는 그저 엉덩이를 누르는 사람의 손을 피하기 위해 앉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누르는 불편한 힘이 싫어서다. 개를 훈련시킬 때 목줄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개와 산책을 할 때 개가 주인과 발걸음을 나란히 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가면 주인은 줄을 잡아끈다. 이때 개가 속도를 다시 줄이는 이유는 잡아 끈 목줄이 개의 숨통을 막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내 목을 잡아끌어 걸음을 멈추게 하면 어떤 기분일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이렇게 강압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동물도 칭찬을 좋아해 개와 고양이도 뇌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지능이나 논리력이 사람과 같지는 않지만 분명 느끼고 생각하고 배울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쏜다이크는 배고픈 고양이를 상자에 넣고 상자 앞에 먹이를 놓았다. 이 상자는 동물이 안에서 고리를 당기거나 페달을 밟는 것처럼 특정 행동을 하면 문이 열리게 설계돼 있다. 고양이는 처음에는 상자 안에서 긁거나 할퀴고 물어뜯는 등 여러 가지 행동을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페달을 밟거나 고리를 당겨 상자의 문을 연다.
그리고 배불리 먹이를 먹는다. 횟수를 거듭하면 고양이가 상자의 문을 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고양이가 문 앞에 놓인 먹이를 먹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실험으로 동물도 실수와 반복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후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벌허스 스키너는 동물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스스로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예를 들어 개가 주인 앞에 앉을 때 주인이 먹이를 주면 그 이후로 개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주인 앞에 가 앉는다. 즉 동물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조작적 조건화’다.
이때 개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먹이다. 먹이처럼 좋은 결과로 보상해 줘 특정 행동을 계속 하게 만드는 것을 ‘강화’라고 한다. 스키너는 가르치는 대상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자극을 주는 ‘강화’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싫어하는 자극을 주는 ‘처벌’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지속적인 효과가 적다.
‘딸깍’, 개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
이렇게 칭찬만으로 개를 훈련하는 방법이 ‘클리커 트레이닝’이다. 클리커 트레이닝은 개뿐 아니라 고양이, 토끼 같은 다른 동물에도 이용할 수 있다. 클리커 트레이닝에 따라 강아지에게 ‘앉아’를 가르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방 안에 개와 주인 이렇게 둘이 앉아 마주보기만 하면 일단 준비가 끝난다. 개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개가 앉는 순간 ‘클리커’의 버튼을 눌러 ‘딸깍(클릭)’ 소리를 낸다. 개에게 ‘그래,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거야!’라고 칭찬하는 소리다. 이어서 눈을 맞추고 쓰다듬어 주거나 먹이를 준다. 클리커를 사용하는 이유는 늘 같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목소리는 때에 따라 달라지고 다른 소음과 섞일 수 있지만, 클리커 소리는 변함이 없고 주위 소리와 확실히 구별된다. 개는 청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개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항상 같은 소리를 내야한다. ‘딸깍’, 이 소리로 개는 자신의 행동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해 개가 행동을 완전히 익히면 그 행동의 이름이 '앉아'라는 것을 가르친다. 개는 보상을 받기 위해 다음에도 그 행동을 하게 된다. 같은 ‘딸깍’ 소리라도 각 행동에 대해 정확한 이름을 가르쳐주면 다양한 명령도 가능하다. 개를 야단치거나 때리는 등 강제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개에게 전달할 수 있다.
클리커 트레이닝의 가장 큰 장점은 개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내가 원하는 것을 반려동물이 아는 소통의 순간. 그 짜릿함을 독자 여러분도 느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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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사는 법
PART 1. 낭낙이와 순대 이야기
PART 2. 우리가 닮은 이유
PART 3. 반려동물이 가져다 준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