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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시간 1000명에서 70억으로

시간 70억 인구가 걸어온 20만 년



지구 인구가 0에서 70억까지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20만 년이 채 안 된다. 지구 역사 46억 년, 생물 역사 40억 년에 비하면 그야말로 찰나다. 특히 최근 2000~3000년 사이에 수십 배로 급속히 늘었다. 그동안 어떤 극적인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20만 년 전 ~ 10만 년 전
1 탄생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 종이 탄생한 시기는 20만 년 전후다(네안데르탈인은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보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이 시기 최초의 화석은 흔히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라고 부르는 화석이다. 동아프리카 중부 아와시 지역의 허토 유적에서 발견됐다. 연대는 약 16만 년~15만 4000년 전이며 유럽의 크로마뇽인 등 후대 호모 사피엔스(약 3만 7000년 전)와는 골격 구조가 약간 다르다. 70억 인구는 모두 이달투에서 시작된 하나의 종이며, 지구상에 단일종으로는 가장 많은 대형 포유류다.



11만 년 전 ~ 6만 년 전
2 진출

동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는 얼마 뒤(약 6만 년 전)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을 시도한다. 전체 수만 명의 초기 현생인류 가운데 수백~2000명 정도의 극소수 인류가 진출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이용해 인류 발생을 역추적해 보면 ‘아프리카 이브’라고 부르는 단 한 명의 여성으로부터 전세계 유전자가 나왔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정말 한 명의 여성으로부터 인류가 태어났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적은 인류가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해 확산했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밖으로의 진출은 홍해 북쪽의 육지와 아라비아 반도 남쪽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이뤄졌다. 당시는 빙하기로 평균 해수면이 약 80m 낮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간격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다. 2011년 6월 ‘사이언스’에는 아라비아 반도의 아랍에미리트 사막에서 발견된 석기를 연구한 결과 5만 년 이른 약 11만 년 전에 이미 아라비아 반도로 진출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1만 1000년 전 ~
3 농업

현재 인류가 식량으로 이용하는 주요 작물 중 절반은 지금의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탄생했다. 따뜻하고 다습한 지중해성 기후라 식물이 자라기에 이상적이었다. 게다가 나일강과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 강을 포함하고 있었다. 모두 나중에 인류 문명의 발상지가 되는 비옥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야생 종자는 1kcal의 노동력으로 50배의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생산성이 높았다. 이런 뛰어난 생산력 덕분에 인류는 농사를 짓기도 전에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종자를 직접 키우는 법을 터득했다. 비슷한 시기 대형포유류 일부를 가축으로 길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개를 가축화했고, 양과 돼지, 염소, 소를 키웠다. 농업과 인구 증가 중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논란이 많다. 농토 근처에 마을과 도시가 생겼고 밀집도가 높아졌다.

6만 년 전 ~ 1500년 전
4 화산

아라비아 반도로 진출한 인류는 크게 두 방향으로 이동했다. 먼저 지금의 아랍에미리트 지역을 거쳐 이란으로 간 뒤 계속해서 동쪽 해안을 따라 인도 방향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경로는 아라비아 반도 북쪽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카스피해를 지나 유럽으로 향했다. 동쪽으로 향한 인류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를 거쳐 우리나라로 왔다. 이 인류가 나중에 알래스카를 통해 북아메리카로 건너가 아메리카 원주민이 됐다. 동남아시아에서 남쪽으로 향한 인류는 호주로 건너갔다. 일부 인류는 북쪽 내륙을 거쳐서 동쪽으로 갔다.

인류 탄생 직후 ~ 현재
5 전쟁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때는 군인과 민간인 1654만 명이 전쟁과 그로 인한 범죄, 기아로 사망했다. 대량살상기술이 발달하고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때는 최대 7850만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는 1939년 전세계 인구의 4%에 달한다. 현대적인 전쟁이 나오기 전에도 전쟁은 인구를 직접 제약했다. 영국 런던대 인류학과 제인 장 교수팀이 2007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13~14세기 몽골군의 침략 때인구가 원래의 거의 절반인 5500만 명으로 줄었다. 한편 전쟁 뒤에는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인구 증가 현상(베이비붐)도 따라온다. 미국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뒤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7700만 명의 인구가 늘었다. 또, 제국주의가 끝나는 등 세계적인 정체, 경제 체제 변화가 일어나 제3세계 국가의 인구 폭증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도시화가 심해지며 슬럼 등 현대도시의 문제도 태어났다.

1만 년 전 ~ 현재
6 전염병

1918~1919년 겨울에 유행한 ‘스페인 인플루엔자(당시 중립국이라 처음 보도한 곳이 스페인이었기에 붙은 이름일 뿐 발생지가 아니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병 사태’라고 규정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2002년 호주 건강관리안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최소 5000만 명에서 최대 1억 명이 이 병 하나로 사망했다. 당시 인구가 약 20억 명이었으므로 지구 인구가 최대 5% 준 셈이다(기존 연구 결과는 1%에 해당하는 2100만 명). 1348년부터 1420년 사이에 유럽에서 일어난 흑사병(페스트)은 유럽의 인구를 25~30%나 줄게 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이 시기 전세계 인구는 4억 4300만 명에서 3억 5000만 명으로 1억 명이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 인류가 이주하면 전염병도 따라온다. 딘 스노우 미국 뉴욕주립대 인류학과 교수가 1995년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634년 미국에 유행한 천연두 때문에 북아메리카 북동쪽에 살던 토착민 모호크 족의 인구는 7700명에서 1700명으로 80%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염병에 의한 인구 감소 가능성은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가축과 인구의 집중화가 심해진 현대에 더욱 커졌다.


[유럽의 전염병 모습을 묘사한 1411년 삽화.]

150년 전 ~ 현재
7 인류세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인구 역시 폭발적으로 늘자 20세기 중반 일부 국가는 산아제한 등으로 인구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큰 의미가 없었다. 여성의 지위가 올라가면서 자연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프리카를 제외하면 더 이상 예전 같은 폭발적인 인구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지구 인구가 100억을 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실정이다. 학자들 중에는 인류가 지구에 끼치는 지질학적, 기후학적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에 현대를 ‘인류세’라는 다른 지질시대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류세라는 말은 폴 크루첸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교수가 2002년 ‘네이처’ 기고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최근 정식으로 이 용어를 쓸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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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지구, 70억
Part 1. 70억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인구
Part 2. 시간 1000명에서 70억으로
Part 3. 공간 섬, 도시, 극한
Part 4. 미래 100억 지구의 적들
글 : 윤신영 ashilla@donga.com
이미지 출처 : 앨리스 로버츠, ‘인류의 위대한 여행’,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외

과학동아 2012년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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