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동물도 은행 냄새를 싫어한다는데, 은행나무는 어떻게 인간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로수가 됐을까? 게다가 똥냄새가 싫다면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만 심으면 될 텐데….
가을마다 진동하는 똥냄새, 해결 방법은 없는 거야?
가로수로 GOOD, 냄새는 BAD!
1980~1990년도에는 ‘플라타너스’로 불리는 버즘나무가 가로수로 인기를 끌었어요. 당시 서울시의 경우 전체 가로수 가운데 46%를 차지할 정도였지요.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속도가 빨라서 묘목으로 심어도 금방 자라 자연재해에 잘 버틴다는 장점 덕분이었지요. 하지만 너무 잘 자라는 탓에 고층 건물의 창이나 간판,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게 단점이었어요.
이후 2000년 초반부터는 버즘나무 대신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기 시작했어요. 은행나무는 잎과 줄기, 뿌리 어디에도 해충과 병이 거의 없는 나무로 손꼽혀요. 또한 공해에도 강하고, 가을이 되어 잎이 노랗게 물들면 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한동안 대표적인 가로수로 뽑히던 은행나무도 다시 그 수가 줄어들고 있어요. 10~11월이 되면 열매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에요. 은행나무의 악취에 대한 민원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은행 냄새를 줄이거나 이팝나무, 왕벚나무 같은 다른 나무로 바꿔 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답니다.
암수 구별하는 DNA 판별법
과학자들은 은행나무의 고약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암나무 꽃에 화학약품을 발라 수정을 막거나,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수확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아예 길거리의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문제는 은행나무가 어린 묘목일 때는 암수를 구별할 수 없다는 거예요.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은행나무의 꽃은 묘목을 심은 뒤 최소 20~30년이 지나야 피기 시작하거든요.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11년 은행나무의 DNA를 분석해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DNA에는 식물의 키와 잎 모양, 색깔 등을 정하는 유전 정보가 들어 있어요. 또 암나무에는 없고 수나무에만 있는 유전 정보가 있어서, 이를 비교해 암수를 구별할 수 있지요. 그럼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 묘목만 골라 가로수로 심을 수 있답니다.
DNA분석 기술이 개발된 이후 국립산림과학원에는 은행나무 성별을 분석해 달라는 의뢰가 꾸준히 늘고 있어요. 실제로 DNA분석 기술을 통해 최근까지 1000여 그루가 넘는 은행나무 암나무가 수나무로 교체되었답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