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R/ESA

2024년 9월 25일 유럽우주국(ESA)이 독일에 있는 달 모양 실험 시설에서 프랑스 의류 브랜드 ‘피에르 가르뎅’과 협업해 만든 우주비행사용 훈련복을 시연하고 있다.

프라다 외에도 우주복 산업에서 패션 브랜드나 패션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럽우주국(ESA)과 프랑스 의류 브랜드 ‘피에르 가르뎅’, 프랑스 우주청(CNES)과 스포츠 의류 브랜드 ‘데카트론’, 영국 민간 우주 기업 ‘버진 갤럭틱’과 의류 브랜드 ‘언더 아머’가 우주복에 최신 의류 제조 기술을 접목해 유연성, 통기성 등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물론 이들 우주복은 선외 우주복은 아니다.

선외 우주복 중에서 주목할 만한 건 최근 스페이스X의 민간 우주 유영 ‘폴라리스 던’에서 사용한 우주복이다. 스페이스X는 민간인 사상 최초로 우주 유영에 도전했고, 9월 12일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과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 세라 길리스가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당시 아이작먼이 착용한 선외 우주복은 SF 영화에 나올 법한 날씬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이스X는 선외 우주복의 기초가 된 초기 선내 우주복 디자인을 아이언맨, 배트맨 등 ‘수퍼 히어로’ 영화의 의상 디자이너였던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맡겼던 바 있다. 선내 우주복이 공개됐을 당시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우주복은 우주 비행사의 안전이 유일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었지만 민간 기업이 시도하는 우주 비행인 만큼 색다른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복은 AxEMU에 비해 매우 작고 가벼워 보인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 기자의 물음에 김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우주복은 선외에서 독립적으로 머물 수 없는 불완전한 우주복”이라고 말했다. “우주복은 생명 장치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슬림하고 단순한 구조를 가질 수 없어요. 스페이스X의 우주복은 뒤쪽으로 우주선 안에 있는 각종 생명 장치와 선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SpaceX

9월 12일 스페이스X는 민간인 사상 최초 우주 유영 미션인 ‘폴라리스 던’에서 자체 개발한 선외 우주복을 사용했다.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우주선 내 각종 생명 장치와 선으로 연결된 불완전한 선외 우주복이었다.

미래 우주복은 어떤 모습일까, 달 너머 화성까지

앞으로 우주복은 어떻게 진화할까. 헌트 부매니저는 “우주복의 미적 요소도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환경에서 우주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는 매우 많다. 우주에 대해 더 많이, 심도 있게 알기 위해서는 우주복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이유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과 함께, 달을 중간 거점으로 삼아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하는 ‘문투마스’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우주복도 화성 탐사라는 새로운 목적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화성은 달보다 더 험난한 환경이므로 그에 맞는 우주복이 필요합니다. 우주복은 달 너머 행성을 탐사할 수 있도록 계속 진화해야 해요. 우리는 탐험가가 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에 우주복을 계속 진화시킬 수 있는 미래가 밝다고 봅니다.” 헌트 부매니저는 말했다.

AxEMU는 현재 개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설계 검토 단계에 있다. 이후에는 우주복이 방사능, 온도 등 다양한 우주 환경에 적합한지, 우주복을 입고 목표로 하는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을지 NASA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AxEMU는 2026년 9월에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 계획에서 첫 선을 보인다. 자, 그럼 다 같이 AxEMU의 런웨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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